[지구촌 IN] “바이러스 최전선 내몰린 유통 노동자”

입력 2020.04.01 (10:49) 수정 2020.04.01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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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가운데, 온라인 주문이 급증하며 배달 기사 등 유통 노동자들이 감염 위험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최전선에 서 있지만 의료진과 달리 별다른 보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전 세계가 '집에 머물라'는 권고를 따르고 있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음식, 생필품, 의약품 등을 배달하는 노동자들, 문을 닫지 않은 슈퍼마켓 근로자들과 대중교통 운전사들입니다.

의사나 간호사는 아니지만 이들 역시 바이러스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토니 마젤라/배달 노동자 : "저는 뉴욕에서 일합니다. 보다시피 저는 반드시 일해야만 해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토니 씨는 뉴욕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슈퍼마켓에 식료품을, 병원에 의약품을 배달하고 있는데, 최근에 일도 늘고 걱정도 늘었습니다.

[토니 마젤라/배달 노동자 : "어떤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데, 여전히 일할 수 있는 '특권'이랄까요."]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이탈리아 유통 센터에서의 배달 노동자들도 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포기는 없다."]

이들은 돈을 벌어야만 해서, 또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일을 멈출 수 없습니다.

몇몇은 이 위기를 받치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일터에 나갑니다.

[존 도지에/배달 노동자 : "펜데믹 속에서 배달 수요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매일 위험에 노출되고 있지만, 감사합니다. 세계를 구하는 슈퍼영웅이 된 것 같거든요."]

유통 회사들은 CDC와 WHO의 규정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와 위생 지침은 지키고 있지만, 충분한 방역 조치가 어려워 노동자들은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 물류 운송업체 UPS 배달 노동자 몇몇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미국 뉴욕시 아마존 물류창고 직원 1명도 지난주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제럴드 브라이슨/아마존 직원 : "회사가 기준을 잘 지켰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전국 봉쇄령 속에서도 생필품 보급을 위해 문을 닫지 않은 슈퍼마켓.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감염 최전선에 놓여있습니다.

얼마 전 이탈리아 한 슈퍼마켓 직원도 코로나19 증상을 호소하다 나흘 만에 숨졌는데요.

뉴욕에서는 약 2백여 곳의 슈퍼마켓 직원들이 보호받지 못한 채 감염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제니퍼 카마초/슈퍼마켓 직원 : "바이러스에 감염될까 두려워요. 하지만 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보호 조치를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대면 접촉이 많아 마스크 착용이 필수지만 병원에서도 부족현상이 벌어져 슈퍼마켓 직원이 마스크를 구하긴 더 어려워졌습니다.

궁여지책으로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 나눠쓰고 있는데요.

[제니퍼 카마초/슈퍼마켓 직원 : "모든 예방 조처를 하고, 자신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해야 합니다."]

유통업체 노동자들은 안전을 우려하며 지난 월요일부터 파업에 들어가는 분위깁니다.

아마존 물류 창고와 미국 신선식품 구매대행 배달 업체 '인스타카트' 직원들이 파업에 돌입했고, 프랑스 대형 마트 체인 직원들도 파업에 들어갔는데요.

[제라드 카스바리안/슈퍼마켓 직원 : "마스크, 장갑, 손 소독제 등 보호 장비가 부족합니다. 우리는 모든게 부족합니다. 총도 보호구도 없이 최전선에 내몰린 기분입니다."]

이번 사태는 유통 노동자들의 일이 이웃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면서도, 그들이 자신의 선택과 상관없이 위험에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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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4-01 10:52:18
    • 수정2020-04-01 11:09:19
    지구촌뉴스
[앵커]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가운데, 온라인 주문이 급증하며 배달 기사 등 유통 노동자들이 감염 위험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바이러스 최전선에 서 있지만 의료진과 달리 별다른 보호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는데요.

지구촌 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전 세계가 '집에 머물라'는 권고를 따르고 있지만 그럴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음식, 생필품, 의약품 등을 배달하는 노동자들, 문을 닫지 않은 슈퍼마켓 근로자들과 대중교통 운전사들입니다.

의사나 간호사는 아니지만 이들 역시 바이러스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토니 마젤라/배달 노동자 : "저는 뉴욕에서 일합니다. 보다시피 저는 반드시 일해야만 해서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토니 씨는 뉴욕에서 배달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정기적으로 슈퍼마켓에 식료품을, 병원에 의약품을 배달하고 있는데, 최근에 일도 늘고 걱정도 늘었습니다.

[토니 마젤라/배달 노동자 : "어떤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데, 여전히 일할 수 있는 '특권'이랄까요."]

코로나19가 창궐하고 있는 이탈리아 유통 센터에서의 배달 노동자들도 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포기는 없다."]

이들은 돈을 벌어야만 해서, 또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일을 멈출 수 없습니다.

몇몇은 이 위기를 받치고 있다는 사명감으로 일터에 나갑니다.

[존 도지에/배달 노동자 : "펜데믹 속에서 배달 수요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매일 위험에 노출되고 있지만, 감사합니다. 세계를 구하는 슈퍼영웅이 된 것 같거든요."]

유통 회사들은 CDC와 WHO의 규정에 따라 사회적 거리 두기와 위생 지침은 지키고 있지만, 충분한 방역 조치가 어려워 노동자들은 감염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 전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적 물류 운송업체 UPS 배달 노동자 몇몇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미국 뉴욕시 아마존 물류창고 직원 1명도 지난주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제럴드 브라이슨/아마존 직원 : "회사가 기준을 잘 지켰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전국 봉쇄령 속에서도 생필품 보급을 위해 문을 닫지 않은 슈퍼마켓.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감염 최전선에 놓여있습니다.

얼마 전 이탈리아 한 슈퍼마켓 직원도 코로나19 증상을 호소하다 나흘 만에 숨졌는데요.

뉴욕에서는 약 2백여 곳의 슈퍼마켓 직원들이 보호받지 못한 채 감염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제니퍼 카마초/슈퍼마켓 직원 : "바이러스에 감염될까 두려워요. 하지만 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보호 조치를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대면 접촉이 많아 마스크 착용이 필수지만 병원에서도 부족현상이 벌어져 슈퍼마켓 직원이 마스크를 구하긴 더 어려워졌습니다.

궁여지책으로 직접 마스크를 만들어 나눠쓰고 있는데요.

[제니퍼 카마초/슈퍼마켓 직원 : "모든 예방 조처를 하고, 자신을 감염으로부터 보호해야 합니다."]

유통업체 노동자들은 안전을 우려하며 지난 월요일부터 파업에 들어가는 분위깁니다.

아마존 물류 창고와 미국 신선식품 구매대행 배달 업체 '인스타카트' 직원들이 파업에 돌입했고, 프랑스 대형 마트 체인 직원들도 파업에 들어갔는데요.

[제라드 카스바리안/슈퍼마켓 직원 : "마스크, 장갑, 손 소독제 등 보호 장비가 부족합니다. 우리는 모든게 부족합니다. 총도 보호구도 없이 최전선에 내몰린 기분입니다."]

이번 사태는 유통 노동자들의 일이 이웃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보여주면서도, 그들이 자신의 선택과 상관없이 위험에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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