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의료자원 코로나 집중…에이즈·결핵 환자 비상

입력 2020.04.23 (10:48) 수정 2020.04.2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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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다른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매년 수백만 명의 사망자를 내는 에이즈와 결핵 환자들이 비상입니다.

지구촌인 입니다.

[리포트]

아프리카 짐바브웨에 사는 다니소 피리 씨와 그의 남편은 에이즈 환자입니다.

매일 약을 먹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정부가 3주 동안 봉쇄 조처를 내리면서 약을 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다니소 피리/짐바브웨 에이즈 환자 : "저처럼 몇몇 환자들은 사는 곳에서 약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인데, 대중교통이 운행을 안 하니 약을 받으러 갈 방법이 없어요."]

부부는 자신들의 면역체계 붕괴를 걱정하고 있는데요.

전염성이 강하고 기저 질환환자에게 더 치명적인 코로나19 감염 위험까지 더해졌습니다.

[다니소 피리/짐바브웨 에이즈 환자 : "에이즈 환자들은 면역 체계가 약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될 위험이 매우 큽니다."]

몇 주 새 부쩍 오른 약값도 부담됩니다.

코로나19로 국경이 폐쇄돼 약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6배나 올랐습니다.

[후앙 장가로티/짐바브웨 에이즈 환자 남편 : "하라레의 경우, 2월엔 16센트였던 약값이 1달러가 됐습니다. 약값을 감당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며 의료자원이 코로나19 대응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일부 국가에선 코로나19 외 보건 의료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면서 다른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데요.

인도 뉴델리에선 코로나19 침상 확보를 위해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을 강제 퇴원 시켰습니다.

급성 감염으로 2주 동안 인공호흡기를 달고 생활하던 한 환자는 거리로 내몰린 바로 다음날 숨졌는데요.

어린 소년은 얼굴을 가린 채 차가운 바닥에 종이상자를 깔고 잠들었습니다.

구호단체가 나눠주는 식품과 약품에 의존하며 생활하고 있었는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병원에서 나온 지 나흘 만에 숨졌습니다.

[사라유 다스/환자 가족 : "어제는 조금 먹었는데 지난밤부턴 아무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교통 수단이 멈춰 서면서구호품이 중단된 것 같은데 큰일입니다."]

정부가 중증 환자들을 위해 병원 앞에 텐트를 치고 임시 병동을 마련했지만, 치료는커녕 방치된 채 환자들끼리 감염 위험만 높이고 있습니다.

[모하메드 샨-알람/인도 환자 : "미리 얘기해줬다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수도, 병원으로 갈 수도 없습니다."]

코로나19로 대부분 국가의 보건 의료 시스템은 이미 과부하가 걸렸습니다.

대응 인력도 부족하고 약품과 보호장구, 의료용품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건 선진국에서조차 치료가 필요한 다른 질병 환자들이 외면받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아난트 반/세계 보건 전문가 :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들이 최소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 모든 의료 자원이 코로나19에 집중돼 있는데, 다른 주요 의료 시스템도 유지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합니다.

특히 에이즈. 결핵 등 치사율이 높은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는 최대 110만 명, 결핵은 약 16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결핵을 비롯한 다른 전염병 질환의 퇴치를 목표해 왔지만, 코로나19로 수 십 년간의 노력이 위험에 처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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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의료자원 코로나 집중…에이즈·결핵 환자 비상
    • 입력 2020-04-23 10:50:31
    • 수정2020-04-23 11:14:32
    지구촌뉴스
[앵커]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다른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매년 수백만 명의 사망자를 내는 에이즈와 결핵 환자들이 비상입니다.

지구촌인 입니다.

[리포트]

아프리카 짐바브웨에 사는 다니소 피리 씨와 그의 남편은 에이즈 환자입니다.

매일 약을 먹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정부가 3주 동안 봉쇄 조처를 내리면서 약을 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다니소 피리/짐바브웨 에이즈 환자 : "저처럼 몇몇 환자들은 사는 곳에서 약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인데, 대중교통이 운행을 안 하니 약을 받으러 갈 방법이 없어요."]

부부는 자신들의 면역체계 붕괴를 걱정하고 있는데요.

전염성이 강하고 기저 질환환자에게 더 치명적인 코로나19 감염 위험까지 더해졌습니다.

[다니소 피리/짐바브웨 에이즈 환자 : "에이즈 환자들은 면역 체계가 약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될 위험이 매우 큽니다."]

몇 주 새 부쩍 오른 약값도 부담됩니다.

코로나19로 국경이 폐쇄돼 약품 공급이 차질을 빚으며 6배나 올랐습니다.

[후앙 장가로티/짐바브웨 에이즈 환자 남편 : "하라레의 경우, 2월엔 16센트였던 약값이 1달러가 됐습니다. 약값을 감당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전 세계가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며 의료자원이 코로나19 대응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일부 국가에선 코로나19 외 보건 의료 서비스가 일시 중단되면서 다른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는데요.

인도 뉴델리에선 코로나19 침상 확보를 위해 병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들을 강제 퇴원 시켰습니다.

급성 감염으로 2주 동안 인공호흡기를 달고 생활하던 한 환자는 거리로 내몰린 바로 다음날 숨졌는데요.

어린 소년은 얼굴을 가린 채 차가운 바닥에 종이상자를 깔고 잠들었습니다.

구호단체가 나눠주는 식품과 약품에 의존하며 생활하고 있었는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병원에서 나온 지 나흘 만에 숨졌습니다.

[사라유 다스/환자 가족 : "어제는 조금 먹었는데 지난밤부턴 아무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교통 수단이 멈춰 서면서구호품이 중단된 것 같은데 큰일입니다."]

정부가 중증 환자들을 위해 병원 앞에 텐트를 치고 임시 병동을 마련했지만, 치료는커녕 방치된 채 환자들끼리 감염 위험만 높이고 있습니다.

[모하메드 샨-알람/인도 환자 : "미리 얘기해줬다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집으로 돌아갈 수도, 병원으로 갈 수도 없습니다."]

코로나19로 대부분 국가의 보건 의료 시스템은 이미 과부하가 걸렸습니다.

대응 인력도 부족하고 약품과 보호장구, 의료용품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보건 선진국에서조차 치료가 필요한 다른 질병 환자들이 외면받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요.

[아난트 반/세계 보건 전문가 : "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들이 최소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 모든 의료 자원이 코로나19에 집중돼 있는데, 다른 주요 의료 시스템도 유지될 수 있도록 조정해야 합니다.

특히 에이즈. 결핵 등 치사율이 높은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18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에이즈로 인한 사망자는 최대 110만 명, 결핵은 약 160만 명으로 추정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결핵을 비롯한 다른 전염병 질환의 퇴치를 목표해 왔지만, 코로나19로 수 십 년간의 노력이 위험에 처하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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