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24 인사이드] 코로나19로 야생동물 도심에 출몰…아프리카선 밀렵 증가

입력 2020.04.30 (20:39) 수정 2020.04.30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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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달라진 야생동물의 세계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코로나19로 야생동물의 세계가 달라졌다는 것은 결국 사람들의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생겨진 변화를 말하겠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국 마다 봉쇄령 등으로 사람들의 이동이 극히 제한됐었죠.

그러면서 텅빈 도심에 사람들 대신 야생 동물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화면을 보실까요?

지난달 30일 영국 북웨일즈 란두드노 시내 모습인데요.

야생 염소떼가 보입니다.

유명 휴양지이지만 최근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자 야생 염소들이 인근 산에서 내려온 겁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근처에서는 코요테가 돌아다니는 모습이 목격됐고,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야생 퓨마 한 마리가 사람 없는 보도를 어슬링거리다 담을 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처럼 최근 세계 곳곳에서 야생동물들이 인적 드문 도시와 마을을 활보하는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앵커]

산업화로 인한 개발과 인간의 무분별한 포획으로 사라져가던 야생동물들이 도심까지 출몰하고 있다니 좀 역설적이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동 금지령으로 자연 파괴를 줄인 것이 동물들의 삶이나 생물 다양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스튜어트 핌/미 듀크대 보존학 교수 : "인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여러 가지 면에서 독특한 통찰력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야생동물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하늘길이 다 막힌 상황이잖아요.

비행기 운항이 크게 줄고 소음 공해가 감소하면서 조류들이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히솔라코지/알바니아 블로러 플라밍고 보호지역 책임자 : "사람들의 활동이 멈추면서 이 지역이 조용해졌고 수질도 좋아졌습니다. 덕분에 플라밍고가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앵커]

2~3달 정도되는 짧은 기간의 이동 제한에 이 같은 변화가 생겼다면 비단 야생동물만의 얘기는 아니겠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공장이 문을 닫고 교통량이 줄어들면서 우선 대기오염이 크게 개선됐고요.

대기질 개선으로 인해 일부 전문가들은 공원의 꽃과 초목이 늘어나 삶의 주기가 짧은 곤충들이 가장 큰 이득을 봤을 거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인류가 괴롭히기만 했던 자연에 강제적인 휴지기가 주어진 셈이죠.

[앵커]

이렇게 코로나19로 긍정적인 변화도 있지만 반대로 위기를 맞고 있는 야생동물도 있다고 들었어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일부 동남아 국가들과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야생동물 밀렵이 급증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캄보디아 야생동물보전협회는 최근 캄보디아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조류인 자이언트아이비스 개체 수가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자이언트아이비스는 현재 300마리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 가운데 3마리가 최근 독살돼 죽은 채로 발견됐습니다.

야생동물보전협회는 독살된 자이언트아이비스들이 현지에서 식용으로 소비되거나 시장에서 밀매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밀렵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농촌 지역의 경제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임팔라 같은 야생동물을 밀렵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합니다.

[앵커]

특히 야생동물의 보고인 아프리카의 경우는 야생동물 관광이 끊기면서 밀렵이 더 성행한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무슨말인가요?

[답변]

네, 조금 아이러니한 이야기인데요.

야생동물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탄자니아,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이야깁니다.

원래 야생동물 관광산업은 무분별한 사냥과 인증 사진 찍기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때때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죠.

그러나 야생동물 관광으로 수익을 올리면 수익의 일부는 동물 보호 활동 기금으로 쓰이는데요.

그동안 이 기금으로 국립공원이나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행해지는 밀렵 단속 등을 펼쳐 나름 성과를 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이런 관광수입이 전혀 없으니까 단속반을 유지할 수 업게됐고 그 결과 야생동물 밀렵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아프리카의 많은 동물 보호 단체와 야생동물 관관업체들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뿔소 보호단체인 '우간다 코뿔소 기금'은 직원 3분의 1을 해고했고 남아공의 한 사파리 캠프는 폐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게르트 크루거/남아공 사파리 캠프사장 : "앞으로 3개월 안에 정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경영진 의사 결정에 따라 문을 닫아야 할 것 같습니다."]

비판은 따랐지만 합법적인 사냥으로 기금을 조성했을 때보다 지금 밀렵이 훨씬 더 성행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일부 지역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생태계의 봄날이 왔나 싶었지만 이로 인해 아프리카의 야생동물은 어느때보다 밀렵으로 인한 위협이 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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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24 인사이드] 코로나19로 야생동물 도심에 출몰…아프리카선 밀렵 증가
    • 입력 2020-04-30 20:34:18
    • 수정2020-04-30 20:54:51
    글로벌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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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연 캐스터, 오늘은 어떤 소식 준비하셨나요?

[답변]

네, 오늘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달라진 야생동물의 세계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코로나19로 야생동물의 세계가 달라졌다는 것은 결국 사람들의 움직임이 줄어들면서 생겨진 변화를 말하겠군요?

[답변]

그렇습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각국 마다 봉쇄령 등으로 사람들의 이동이 극히 제한됐었죠.

그러면서 텅빈 도심에 사람들 대신 야생 동물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화면을 보실까요?

지난달 30일 영국 북웨일즈 란두드노 시내 모습인데요.

야생 염소떼가 보입니다.

유명 휴양지이지만 최근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자 야생 염소들이 인근 산에서 내려온 겁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금문교 근처에서는 코요테가 돌아다니는 모습이 목격됐고,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야생 퓨마 한 마리가 사람 없는 보도를 어슬링거리다 담을 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이처럼 최근 세계 곳곳에서 야생동물들이 인적 드문 도시와 마을을 활보하는 사례가 계속 보고되고 있습니다.

[앵커]

산업화로 인한 개발과 인간의 무분별한 포획으로 사라져가던 야생동물들이 도심까지 출몰하고 있다니 좀 역설적이네요.

[답변]

그렇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동 금지령으로 자연 파괴를 줄인 것이 동물들의 삶이나 생물 다양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스튜어트 핌/미 듀크대 보존학 교수 : "인간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여러 가지 면에서 독특한 통찰력을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야생동물들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영향으로 하늘길이 다 막힌 상황이잖아요.

비행기 운항이 크게 줄고 소음 공해가 감소하면서 조류들이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히솔라코지/알바니아 블로러 플라밍고 보호지역 책임자 : "사람들의 활동이 멈추면서 이 지역이 조용해졌고 수질도 좋아졌습니다. 덕분에 플라밍고가 이곳에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앵커]

2~3달 정도되는 짧은 기간의 이동 제한에 이 같은 변화가 생겼다면 비단 야생동물만의 얘기는 아니겠어요?

[답변]

그렇습니다.

공장이 문을 닫고 교통량이 줄어들면서 우선 대기오염이 크게 개선됐고요.

대기질 개선으로 인해 일부 전문가들은 공원의 꽃과 초목이 늘어나 삶의 주기가 짧은 곤충들이 가장 큰 이득을 봤을 거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인류가 괴롭히기만 했던 자연에 강제적인 휴지기가 주어진 셈이죠.

[앵커]

이렇게 코로나19로 긍정적인 변화도 있지만 반대로 위기를 맞고 있는 야생동물도 있다고 들었어요.

[답변]

네, 그렇습니다.

일부 동남아 국가들과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야생동물 밀렵이 급증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캄보디아 야생동물보전협회는 최근 캄보디아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멸종 위기에 처한 조류인 자이언트아이비스 개체 수가 줄어들었다고 밝혔습니다.

자이언트아이비스는 현재 300마리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 가운데 3마리가 최근 독살돼 죽은 채로 발견됐습니다.

야생동물보전협회는 독살된 자이언트아이비스들이 현지에서 식용으로 소비되거나 시장에서 밀매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밀렵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농촌 지역의 경제 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임팔라 같은 야생동물을 밀렵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합니다.

[앵커]

특히 야생동물의 보고인 아프리카의 경우는 야생동물 관광이 끊기면서 밀렵이 더 성행한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무슨말인가요?

[답변]

네, 조금 아이러니한 이야기인데요.

야생동물 관광산업 의존도가 높은 탄자니아,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의 이야깁니다.

원래 야생동물 관광산업은 무분별한 사냥과 인증 사진 찍기를 부추긴다는 이유로 때때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죠.

그러나 야생동물 관광으로 수익을 올리면 수익의 일부는 동물 보호 활동 기금으로 쓰이는데요.

그동안 이 기금으로 국립공원이나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행해지는 밀렵 단속 등을 펼쳐 나름 성과를 얻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로 이런 관광수입이 전혀 없으니까 단속반을 유지할 수 업게됐고 그 결과 야생동물 밀렵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아프리카의 많은 동물 보호 단체와 야생동물 관관업체들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뿔소 보호단체인 '우간다 코뿔소 기금'은 직원 3분의 1을 해고했고 남아공의 한 사파리 캠프는 폐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게르트 크루거/남아공 사파리 캠프사장 : "앞으로 3개월 안에 정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면 경영진 의사 결정에 따라 문을 닫아야 할 것 같습니다."]

비판은 따랐지만 합법적인 사냥으로 기금을 조성했을 때보다 지금 밀렵이 훨씬 더 성행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일부 지역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생태계의 봄날이 왔나 싶었지만 이로 인해 아프리카의 야생동물은 어느때보다 밀렵으로 인한 위협이 커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앵커]

네, 최규연 캐스터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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