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항공사 생존 위기…대량 해고·국유화 움직임

입력 2020.05.14 (18:08) 수정 2020.05.1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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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산업 중 하나가 바로 항공업계인데요.

생존 위기에 직면한 세계 항공사들이 직원들을 대량 해고하고, 정부와 은행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급기야 회복이 불가능한 항공사를 국유화하는 방안까지 추진되고 있습니다.

베를린 연결합니다.

유광석 특파원!

항공사 국유화가 추진되는 나라, 어디인가요?

[기자]

네, 국유화를 통해 항공사를 구제하기로 한 나라는 이탈리아입니다.

이탈리아 산업부 장관은 국적 항공사 '알리탈리아'를 다음 달까지 완전 국유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1946년 국영회사로 출발한 알리탈리아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민영화됐지만, 이후 자금난에 시달렸고 2017년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엔 상황이 더욱 악화됐습니다.

하루 운항 항공편이 500편에서 10편으로 줄었고, 승객도 95% 감소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우선 5억 유로를 긴급 투입하고, 이후 30억 유로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국유화 움직임이 있는 게 이탈리아만은 아니죠?

[기자]

포르투갈 총리는 핵심 기업을 잃을 수 없다면서 항공사인 'TAP 포르투갈'의 국유화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포르투갈은 직원의 90%를 일시 해고하고, 북미와 남미를 오가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앵커]

이렇게 항공사 국유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항공산업은 국가의 기간산업이고, 이게 무너지면 일자리 수백만 개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유럽에서만 최대 67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럽 각국은 국유화까지는 아니더라고 막대한 구제 자금을 항공사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독일과 스위스,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4개 국가는 유럽 최대 항공사인 독일 루프트한자에 100억 유로, 약 13조3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루프트한자는 지난 1분기에 12억 유로 손실을 냈는데, 현재 항공기 95%가 멈춰선 상태여서 2분기엔 손실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독일 정부와 루프트한자 양측은 정부의 경영 개입을 반대했습니다.

[페터 알트마이어/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 : "국가는 경영에 개입하지 않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대기업의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정부가 막는 겁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정부도 에어프랑스-KLM 그룹에 110억 유로, 약 14조6천만 원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정부도 3국 연합 항공사인 스칸디나비아항공에 3천억 원을 투입했습니다.

유럽 각국 정부가 항공사에 투입하는 자금은 30조 원 이상인 것으로 집계됩니다.

[앵커]

그런데 자금 지원에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는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각국 정부의 자금 지원이 대형 항공사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일부 저가 항공사 사이에서 불공평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 최대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의 최고경영자는 직원의 15%인 3천 명 감원 계획을 밝히면서, 정부가 대형 항공사에게만 거액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마이클 오리어리/라이언에어 최고경영자 : "라이언에어 등의 항공사는 국가로부터 수백억 유로를 지원받는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 같은 회사와 경쟁하고 살아남기 위해 이렇게(직원 해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는 항공업계가 살아날 수 있을까요?

어떤 전망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각국이 거대한 금액을 쏟아붓고 있지만 항공산업 회복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근본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관광업과 항공수요가 살아나야 하는데, 전망은 그리 밝지가 않습니다.

유럽 각국이 속속 봉쇄 완화 조치를 내리고 있지만, 국경을 개방하고 여행객이 다시 오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입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승객이 80% 줄고, 300조 원 이상의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항공수요 회복까지는 빨라야 3년 이상이 걸릴 거란 예상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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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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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경제] 항공사 생존 위기…대량 해고·국유화 움직임
    • 입력 2020-05-14 18:09:58
    • 수정2020-05-14 18:2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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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산업 중 하나가 바로 항공업계인데요.

생존 위기에 직면한 세계 항공사들이 직원들을 대량 해고하고, 정부와 은행으로부터 긴급 자금을 지원받고 있습니다.

급기야 회복이 불가능한 항공사를 국유화하는 방안까지 추진되고 있습니다.

베를린 연결합니다.

유광석 특파원!

항공사 국유화가 추진되는 나라, 어디인가요?

[기자]

네, 국유화를 통해 항공사를 구제하기로 한 나라는 이탈리아입니다.

이탈리아 산업부 장관은 국적 항공사 '알리탈리아'를 다음 달까지 완전 국유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1946년 국영회사로 출발한 알리탈리아는 금융위기 때인 2008년 민영화됐지만, 이후 자금난에 시달렸고 2017년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엔 상황이 더욱 악화됐습니다.

하루 운항 항공편이 500편에서 10편으로 줄었고, 승객도 95% 감소했습니다.

이탈리아 정부는 우선 5억 유로를 긴급 투입하고, 이후 30억 유로를 추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국유화 움직임이 있는 게 이탈리아만은 아니죠?

[기자]

포르투갈 총리는 핵심 기업을 잃을 수 없다면서 항공사인 'TAP 포르투갈'의 국유화를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포르투갈은 직원의 90%를 일시 해고하고, 북미와 남미를 오가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앵커]

이렇게 항공사 국유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항공산업은 국가의 기간산업이고, 이게 무너지면 일자리 수백만 개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유럽에서만 최대 670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유럽 각국은 국유화까지는 아니더라고 막대한 구제 자금을 항공사에 지원하고 있습니다.

독일과 스위스, 오스트리아, 벨기에 등 4개 국가는 유럽 최대 항공사인 독일 루프트한자에 100억 유로, 약 13조3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루프트한자는 지난 1분기에 12억 유로 손실을 냈는데, 현재 항공기 95%가 멈춰선 상태여서 2분기엔 손실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독일 정부와 루프트한자 양측은 정부의 경영 개입을 반대했습니다.

[페터 알트마이어/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 : "국가는 경영에 개입하지 않을 겁니다. 중요한 것은 대기업의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을 정부가 막는 겁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정부도 에어프랑스-KLM 그룹에 110억 유로, 약 14조6천만 원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정부도 3국 연합 항공사인 스칸디나비아항공에 3천억 원을 투입했습니다.

유럽 각국 정부가 항공사에 투입하는 자금은 30조 원 이상인 것으로 집계됩니다.

[앵커]

그런데 자금 지원에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는데 이유가 뭔가요?

[기자]

각국 정부의 자금 지원이 대형 항공사 위주로 이뤄지다 보니 일부 저가 항공사 사이에서 불공평하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유럽 최대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의 최고경영자는 직원의 15%인 3천 명 감원 계획을 밝히면서, 정부가 대형 항공사에게만 거액의 보조금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마이클 오리어리/라이언에어 최고경영자 : "라이언에어 등의 항공사는 국가로부터 수백억 유로를 지원받는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 같은 회사와 경쟁하고 살아남기 위해 이렇게(직원 해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는 항공업계가 살아날 수 있을까요?

어떤 전망이 나오고 있나요?

[기자]

각국이 거대한 금액을 쏟아붓고 있지만 항공산업 회복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근본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관광업과 항공수요가 살아나야 하는데, 전망은 그리 밝지가 않습니다.

유럽 각국이 속속 봉쇄 완화 조치를 내리고 있지만, 국경을 개방하고 여행객이 다시 오가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입니다.

국제민간항공기구, ICAO는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승객이 80% 줄고, 300조 원 이상의 수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항공수요 회복까지는 빨라야 3년 이상이 걸릴 거란 예상도 나옵니다.

지금까지 베를린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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