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병의 원인을 입증하라고요?”…32년 지나도 ‘닮은 꼴’
입력 2020.07.03 (12:42)
수정 2020.07.03 (13:1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온도계 공장에서 일하던 17살 문송면 군이 수은 중독으로 숨진 지 어제로 꼭 32년이 됐는데요.
위험한 일터에서 일하다 병을 얻어도 직업병임을 스스로 입증해야만 하는건, 32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년 전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감기라고만 여겼는데 급성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겁니다.
[유정옥/故 임한결 씨 어머니 : "골수 검사를 해서 백혈병이라고 했는데 그냥 주저앉았죠. 너무 무서워서... 거짓말 같더라고요. 아이도 울고."]
반도체 공장에서 가스감지기를 관리하는 하청업체 입사 2년 반만이었습니다.
도무지 원인을 알 수 없던 상황, 반도체 공장에 벤젠같은 발암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공장과의 관련성을 부인한 회사, 역학 조사만 1년이 걸리는 등 지난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정옥/故 임한결 씨 어머니 : "일하다가 그런(숨진) 사람들 편에서 조금 정부에서 알아줘서 산재 (인정) 좀 받았으면 좋겠어요."]
메틸알코올에 중독돼 실명한 노동자들도 처음엔 왜 아픈지 몰랐습니다.
보호장갑도 없이 일하다 중독됐는데, 회사는 위험성을 감추고 합의를 종용했다는 조사결과까지 나온 상황, 집단 발병이 확인되고 여론이 확산된 뒤에야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조승규/노무사 : "입증되어 있고 알려진 거에 대해서만 산재로 인정을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독성이) 안 알려진 유해물질들에 노출된 피해자들의 경우에는 사실 배제될 수밖에 없거든요."]
최근 10년 동안 암에 걸린 반도체 노동자는 3천 4백여 명, 이 중 천 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그런데도 산재 인정 비율은 매우 낮아, 관련 단체가 희귀암에 걸린 160명에 대해 산재를 신청했지만 인정받은 건 67명 뿐이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온도계 공장에서 일하던 17살 문송면 군이 수은 중독으로 숨진 지 어제로 꼭 32년이 됐는데요.
위험한 일터에서 일하다 병을 얻어도 직업병임을 스스로 입증해야만 하는건, 32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년 전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감기라고만 여겼는데 급성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겁니다.
[유정옥/故 임한결 씨 어머니 : "골수 검사를 해서 백혈병이라고 했는데 그냥 주저앉았죠. 너무 무서워서... 거짓말 같더라고요. 아이도 울고."]
반도체 공장에서 가스감지기를 관리하는 하청업체 입사 2년 반만이었습니다.
도무지 원인을 알 수 없던 상황, 반도체 공장에 벤젠같은 발암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공장과의 관련성을 부인한 회사, 역학 조사만 1년이 걸리는 등 지난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정옥/故 임한결 씨 어머니 : "일하다가 그런(숨진) 사람들 편에서 조금 정부에서 알아줘서 산재 (인정) 좀 받았으면 좋겠어요."]
메틸알코올에 중독돼 실명한 노동자들도 처음엔 왜 아픈지 몰랐습니다.
보호장갑도 없이 일하다 중독됐는데, 회사는 위험성을 감추고 합의를 종용했다는 조사결과까지 나온 상황, 집단 발병이 확인되고 여론이 확산된 뒤에야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조승규/노무사 : "입증되어 있고 알려진 거에 대해서만 산재로 인정을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독성이) 안 알려진 유해물질들에 노출된 피해자들의 경우에는 사실 배제될 수밖에 없거든요."]
최근 10년 동안 암에 걸린 반도체 노동자는 3천 4백여 명, 이 중 천 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그런데도 산재 인정 비율은 매우 낮아, 관련 단체가 희귀암에 걸린 160명에 대해 산재를 신청했지만 인정받은 건 67명 뿐이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직업병의 원인을 입증하라고요?”…32년 지나도 ‘닮은 꼴’
-
- 입력 2020-07-03 12:50:10
- 수정2020-07-03 13:11:51

[앵커]
온도계 공장에서 일하던 17살 문송면 군이 수은 중독으로 숨진 지 어제로 꼭 32년이 됐는데요.
위험한 일터에서 일하다 병을 얻어도 직업병임을 스스로 입증해야만 하는건, 32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년 전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감기라고만 여겼는데 급성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겁니다.
[유정옥/故 임한결 씨 어머니 : "골수 검사를 해서 백혈병이라고 했는데 그냥 주저앉았죠. 너무 무서워서... 거짓말 같더라고요. 아이도 울고."]
반도체 공장에서 가스감지기를 관리하는 하청업체 입사 2년 반만이었습니다.
도무지 원인을 알 수 없던 상황, 반도체 공장에 벤젠같은 발암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공장과의 관련성을 부인한 회사, 역학 조사만 1년이 걸리는 등 지난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정옥/故 임한결 씨 어머니 : "일하다가 그런(숨진) 사람들 편에서 조금 정부에서 알아줘서 산재 (인정) 좀 받았으면 좋겠어요."]
메틸알코올에 중독돼 실명한 노동자들도 처음엔 왜 아픈지 몰랐습니다.
보호장갑도 없이 일하다 중독됐는데, 회사는 위험성을 감추고 합의를 종용했다는 조사결과까지 나온 상황, 집단 발병이 확인되고 여론이 확산된 뒤에야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조승규/노무사 : "입증되어 있고 알려진 거에 대해서만 산재로 인정을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독성이) 안 알려진 유해물질들에 노출된 피해자들의 경우에는 사실 배제될 수밖에 없거든요."]
최근 10년 동안 암에 걸린 반도체 노동자는 3천 4백여 명, 이 중 천 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그런데도 산재 인정 비율은 매우 낮아, 관련 단체가 희귀암에 걸린 160명에 대해 산재를 신청했지만 인정받은 건 67명 뿐이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온도계 공장에서 일하던 17살 문송면 군이 수은 중독으로 숨진 지 어제로 꼭 32년이 됐는데요.
위험한 일터에서 일하다 병을 얻어도 직업병임을 스스로 입증해야만 하는건, 32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지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년 전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감기라고만 여겼는데 급성골수성 백혈병 진단을 받은 겁니다.
[유정옥/故 임한결 씨 어머니 : "골수 검사를 해서 백혈병이라고 했는데 그냥 주저앉았죠. 너무 무서워서... 거짓말 같더라고요. 아이도 울고."]
반도체 공장에서 가스감지기를 관리하는 하청업체 입사 2년 반만이었습니다.
도무지 원인을 알 수 없던 상황, 반도체 공장에 벤젠같은 발암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공장과의 관련성을 부인한 회사, 역학 조사만 1년이 걸리는 등 지난한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정옥/故 임한결 씨 어머니 : "일하다가 그런(숨진) 사람들 편에서 조금 정부에서 알아줘서 산재 (인정) 좀 받았으면 좋겠어요."]
메틸알코올에 중독돼 실명한 노동자들도 처음엔 왜 아픈지 몰랐습니다.
보호장갑도 없이 일하다 중독됐는데, 회사는 위험성을 감추고 합의를 종용했다는 조사결과까지 나온 상황, 집단 발병이 확인되고 여론이 확산된 뒤에야 산재로 인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조승규/노무사 : "입증되어 있고 알려진 거에 대해서만 산재로 인정을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독성이) 안 알려진 유해물질들에 노출된 피해자들의 경우에는 사실 배제될 수밖에 없거든요."]
최근 10년 동안 암에 걸린 반도체 노동자는 3천 4백여 명, 이 중 천 백여 명이 숨졌습니다.
그런데도 산재 인정 비율은 매우 낮아, 관련 단체가 희귀암에 걸린 160명에 대해 산재를 신청했지만 인정받은 건 67명 뿐이었습니다.
KBS 뉴스 김지숙입니다.
-
-
김지숙 기자 jskim84@kbs.co.kr
김지숙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