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정전협정일은 北 ‘전승절’…배경은?

입력 2020.07.25 (08:06) 수정 2020.07.25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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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로 6.25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7년이 됐습니다.

우리에겐 동족상잔의 비극이 멈춘 날이지만 북한은 이날을 전쟁에서 승리한 날이라며 역사적 의미와 내용 모두를 우리와는 다르게 전하고 있는데요,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번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정전협정 체결 67년을 맞아 북한의 역사왜곡 실태와 그 의도를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한 무리의 노인들이 차례로 버스에 오른다.

북한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이날만큼은 단체 외출에 나선 평양의 노인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우리의 휴양 시설에 해당하는 ‘피로 회복원’이다.

직원들의 극진한 대우를 받는 이들은 다름 아닌 6.25 전쟁 참전 노병들.

[박정화/날파람피로회복원 경리 : "우리 노병동지들, 온 나라가 존경하는 이런 훌륭한 노병동지들을 위해서 저희들도 그 무엇인가 할 수 있는 만큼 이바지하고 싶었습니다."]

7월27일, 정전 협정일을 앞두고 북한 당국이 참전 노병들에 대한 예우를 선전하고 나선 것이다. 정전 협정일 기념의식은 주민들의 일상생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6.25 전쟁 관련 전시물들이 곳곳에 설치된 북한의 지하철 역사.

그런데 북한 당국은 정전협정일을 휴전이 아닌 전쟁 승리의 날로 전하고 있다.

지하철역 이름도 ‘전승역’이다.

[원시학/88/6.25 전쟁 참전노병 :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싸웠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전승역에 와서 느낀 바는 경애하는 원수님을 높이 모시고 있기에 전승의 역사가 계속 흐르게 되리라는 것을 생각하니 노병으로서 가슴이 뿌듯합니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군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6.25 전쟁.

3년여간 계속된 전쟁으로 국토는 초토화됐고 수백만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마크 웨인 클라크/당시 유엔군 총사령관/1953년 7월 27일 : "우리는 총격을 멈췄습니다. 그것은 군인들과 가족들에게 엄청난 의미입니다. 한국은 전쟁의 상처를 치유해야 할 것입니다."]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 마침내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동족상잔의 비극도 멈춰 섰다.

그러나 이후 북한은 6.25전쟁이 미국과 남한에 의한 북침이며, 정전협정 또한 자신들이 승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일성/주석 : '이승만 괴뢰정부의 군대는 6월 25일에 38선 이북 전 지역에 걸쳐 전면적으로 진공을 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주장 전면에는 김일성 주석이 있었다.

6.25 정전 이후 김일성 주석은 자신이 6.25 전쟁의 승리를 이끌었다고 주민들에게 주입해 왔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의 집권 체제를 확고히 해나갔다.

[최경옥/동방초등학교 통일교육전담교육사 : '우리는 침략자가 아니다 우리는 평화만을 바라는 아주 정상적인 국가이고 그런 나라이다. 그래서 침략자는 오직 미국과 남조선 괴뢰도당이다. 미국과 남조선이다. 이렇게 그런 인식을 줌으로서 수령에 대한 충실성도 글을 통해서 교육을 하는 거죠. 6.25 전쟁은 지도자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김일성의 혁명역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교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김일성 주석의 업적을 유지, 계승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적대국에 대한 끊임없는 적의와 증오심을 주입해 왔다.

[김경혜/북한 유치원 교사 : "미국놈은 착한 짐승들을 잡아먹는 승냥이와 같이 우리 조선 사람들에게 온갖 못된 짓을 다 한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이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아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사상교육은 유아 시절부터 이루어진다.

북한의 역사 교육이 철저히 의도적이라는 사실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의 회고록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지난 2000년,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만난 올브라이트 전 장관.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우리는 어린이들을 바르게 교육시키지 않았다”면서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미국인’을 ‘미국놈’이라고 부르도록 교육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회고했다.

[강나라/2014년 탈북 : "1950년 6월 25일 우리나라가 정말 고요하게 아이들이 들판에서 뛰어놀고 어른들이 일을 하고 있을 때 미제 폭격기 2대가 앞에 쫙 앞장서서 우리의 하늘, 푸른 하늘을 까맣게 물들였다. 6월 25일날 전쟁을 먼저 일으켰다 이렇게 배우거든요. 저는 당연히 와 진짜 우리나라의 철천지원수는 미국이고 6월 25일은 정말 북침이구나 그렇게 배웠어요."]

침략국을 뒤바꾸는 것은 물론 패퇴한 전투도 승전이라 주장하고 있다.

전세를 단숨에 역전시킨 ‘인천상륙작전’연합군의 대승이 명백하지만 이마저도 북한에선 사실과 다르게 전달되고 있다.

[북한 기록영화 ‘조국해방전쟁 3부’ : "인천상륙전에서 맥아더 5성 장군은 1개 군단을 가지고 1개 중대 앞에 패전하는 장군으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1983년 제작된 북한 영화 ‘월미도’ 역시 북한군 해안포병 중대가 몇 문의 해안포와 수류탄으로 군함 수백 척과 5만 대군의 공격을 사흘 동안 저지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6.25 전쟁 관련 북한의 주장들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공개된 소련의 비밀문서 등을 통해 상당 부분 허구임이 드러났다.

대표적인 것이 북침설이다. 지난 1994년 러시아 측이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한 소련의 극비 문서.

김일성 주석이 소련과 중국에 수십 차례 요청한 끝에 남침을 승인받은 정황이 모두 기록되어 있었다.

[KBS뉴스9/1994년 7월 20일 : "중국의 협조까지 약속받은 김일성은 1950년 5월 29일, 소련의 평양주재 대사에게 6월 말까지 모든 전쟁 준비가 완료될 것임을 통보합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에도 북한당국은 6.25 전쟁과 소위‘전승절’을 이용해 계속 체제선전을 강화하고 있다.

해마다 7월 27일이 다가오면 전쟁 관련 기념관과 박물관 등에서 김일성 주석의 업적을 부각하고,

[리은주/조국해방 전쟁승리 기념관 강사 : "전쟁의 도화선에 불이 지펴진 1950년 6월 25일에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승냥이는 몽둥이로 다스리는 것처럼 우리 조선 사람을 몰라보고 덤벼드는 적들에게 조선 사람의 본때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힘주어 교시하셨습니다."]

[조선중앙TV/7월22일 : "위대한 조국해방 전쟁승리 67돌을 맞으며 제6차 전국노병대회가 수도 평양에서 진행되게 됩니다."]

각종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하며 전쟁 승리 분위기 띄우기에도 열을 올리는 모습.

이는 김일성 주석의 업적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 승계를 정당화 하고, 미국과 맞서기 위해 핵개발을 한다는 명분을 찾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최경옥/동방초등학교 통일교육전담교육사 : "그들의 침략 본성은 절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 때나 우리나라를 침략할 수 있다. 핵개발의 명분도 우리가 그냥 미국이나 남조선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자면 우리는 정상적인 국가이므로 침략을 하지 않지만 어느 때든지 다시 그들이 침략을 할 수 있다. 이런 명분으로 그런 교육을 하면서 핵도 만들어내는 거죠."]

7월27일, 정전협정일을 두고 북한의 젊은 세대들은 우리와는 전혀 다른 소감을 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 "정말 여기에 전승의 역사가 다 새겨져 있다고 봅니다. 전하의 영웅들이 지킨 이 땅을 한목숨 바쳐 지켜야겠다는 것을 더욱 가다듬게 됩니다."]

[조선중앙TV : "저도 학교를 졸업하면 포화 속의 예쁜이처럼 조국을 목숨 바쳐 지키는 오늘날의 예쁜이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시대와 세대가 변화함에 따라 이런 방식의 선전은 한계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젊은 세대 역시 전쟁에 대한 관념이 무뎌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강나라/2014년 탈북 : "관심이 없어요 일단 젊은 사람들은. 아예 전쟁이 북침이고 남침이고 이런 거를 생각하지 않아요. 학교에서 배워주는 거 외에. 학교에서 배워주면 그냥 그렇구나 그렇게 끝났구나 이렇게 끝나지 그게 어디가 어땠어 이런 거를 젊은 사람들이 따지려거나 생각하려고 하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저 같아도 그랬던 거 같아요."]

또 외부 문화에 민감해진 북한의 청년들이 장마당 등에서 접하는 정보를 통해 역사의 진실에 관한 의문을 지닐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남북통일을 위해 필요한 남북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이제부터라도 올바른 역사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경옥/동방초등학교 통일교육전담교육사 : "올바른 역사 교육은 무엇보다도 6.25에 대한 상흔을 치료하고 남북한 주민이 동질성을 회복하는 데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6.25 전쟁 발발 주체가 누구인지를 북한주민들이 똑바로 알아야, 남한 주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통일이 한 발자국 더 빨리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2년 여 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백두산 천지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

김 위원장은 당시 남북 관계의 새 역사를 쓰자는 말을 남겼다.

동족상잔의 역사를 제대로 알리는 것.

이 역시도 새로운 역사를 쓰는 한 발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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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7-25 08:17:43
    • 수정2020-07-25 08:24:25
    남북의 창
[앵커]

올해로 6.25전쟁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7년이 됐습니다.

우리에겐 동족상잔의 비극이 멈춘 날이지만 북한은 이날을 전쟁에서 승리한 날이라며 역사적 의미와 내용 모두를 우리와는 다르게 전하고 있는데요,

대체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번주 <클로즈업 북한>에서는 정전협정 체결 67년을 맞아 북한의 역사왜곡 실태와 그 의도를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한 무리의 노인들이 차례로 버스에 오른다.

북한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이날만큼은 단체 외출에 나선 평양의 노인들.

한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우리의 휴양 시설에 해당하는 ‘피로 회복원’이다.

직원들의 극진한 대우를 받는 이들은 다름 아닌 6.25 전쟁 참전 노병들.

[박정화/날파람피로회복원 경리 : "우리 노병동지들, 온 나라가 존경하는 이런 훌륭한 노병동지들을 위해서 저희들도 그 무엇인가 할 수 있는 만큼 이바지하고 싶었습니다."]

7월27일, 정전 협정일을 앞두고 북한 당국이 참전 노병들에 대한 예우를 선전하고 나선 것이다. 정전 협정일 기념의식은 주민들의 일상생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6.25 전쟁 관련 전시물들이 곳곳에 설치된 북한의 지하철 역사.

그런데 북한 당국은 정전협정일을 휴전이 아닌 전쟁 승리의 날로 전하고 있다.

지하철역 이름도 ‘전승역’이다.

[원시학/88/6.25 전쟁 참전노병 : "우리는 반드시 승리한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싸웠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전승역에 와서 느낀 바는 경애하는 원수님을 높이 모시고 있기에 전승의 역사가 계속 흐르게 되리라는 것을 생각하니 노병으로서 가슴이 뿌듯합니다."]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군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6.25 전쟁.

3년여간 계속된 전쟁으로 국토는 초토화됐고 수백만 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마크 웨인 클라크/당시 유엔군 총사령관/1953년 7월 27일 : "우리는 총격을 멈췄습니다. 그것은 군인들과 가족들에게 엄청난 의미입니다. 한국은 전쟁의 상처를 치유해야 할 것입니다."]

1953년 7월 27일 오전 10시 마침내 정전협정이 체결되면서 동족상잔의 비극도 멈춰 섰다.

그러나 이후 북한은 6.25전쟁이 미국과 남한에 의한 북침이며, 정전협정 또한 자신들이 승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일성/주석 : '이승만 괴뢰정부의 군대는 6월 25일에 38선 이북 전 지역에 걸쳐 전면적으로 진공을 개시하였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주장 전면에는 김일성 주석이 있었다.

6.25 정전 이후 김일성 주석은 자신이 6.25 전쟁의 승리를 이끌었다고 주민들에게 주입해 왔다.

그리고 이를 통해 자신의 집권 체제를 확고히 해나갔다.

[최경옥/동방초등학교 통일교육전담교육사 : '우리는 침략자가 아니다 우리는 평화만을 바라는 아주 정상적인 국가이고 그런 나라이다. 그래서 침략자는 오직 미국과 남조선 괴뢰도당이다. 미국과 남조선이다. 이렇게 그런 인식을 줌으로서 수령에 대한 충실성도 글을 통해서 교육을 하는 거죠. 6.25 전쟁은 지도자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김일성의 혁명역사에서 가장 핵심적인 교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김일성 주석의 업적을 유지, 계승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적대국에 대한 끊임없는 적의와 증오심을 주입해 왔다.

[김경혜/북한 유치원 교사 : "미국놈은 착한 짐승들을 잡아먹는 승냥이와 같이 우리 조선 사람들에게 온갖 못된 짓을 다 한 세상에서 제일 나쁜 놈이라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아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북한의 사상교육은 유아 시절부터 이루어진다.

북한의 역사 교육이 철저히 의도적이라는 사실은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의 회고록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지난 2000년,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직접 만난 올브라이트 전 장관.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당시 김정일 위원장이 “우리는 어린이들을 바르게 교육시키지 않았다”면서 “우리나라 어린이들은 ‘미국인’을 ‘미국놈’이라고 부르도록 교육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회고했다.

[강나라/2014년 탈북 : "1950년 6월 25일 우리나라가 정말 고요하게 아이들이 들판에서 뛰어놀고 어른들이 일을 하고 있을 때 미제 폭격기 2대가 앞에 쫙 앞장서서 우리의 하늘, 푸른 하늘을 까맣게 물들였다. 6월 25일날 전쟁을 먼저 일으켰다 이렇게 배우거든요. 저는 당연히 와 진짜 우리나라의 철천지원수는 미국이고 6월 25일은 정말 북침이구나 그렇게 배웠어요."]

침략국을 뒤바꾸는 것은 물론 패퇴한 전투도 승전이라 주장하고 있다.

전세를 단숨에 역전시킨 ‘인천상륙작전’연합군의 대승이 명백하지만 이마저도 북한에선 사실과 다르게 전달되고 있다.

[북한 기록영화 ‘조국해방전쟁 3부’ : "인천상륙전에서 맥아더 5성 장군은 1개 군단을 가지고 1개 중대 앞에 패전하는 장군으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1983년 제작된 북한 영화 ‘월미도’ 역시 북한군 해안포병 중대가 몇 문의 해안포와 수류탄으로 군함 수백 척과 5만 대군의 공격을 사흘 동안 저지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6.25 전쟁 관련 북한의 주장들은 1990년대 중반 이후 공개된 소련의 비밀문서 등을 통해 상당 부분 허구임이 드러났다.

대표적인 것이 북침설이다. 지난 1994년 러시아 측이 김영삼 당시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한 소련의 극비 문서.

김일성 주석이 소련과 중국에 수십 차례 요청한 끝에 남침을 승인받은 정황이 모두 기록되어 있었다.

[KBS뉴스9/1994년 7월 20일 : "중국의 협조까지 약속받은 김일성은 1950년 5월 29일, 소련의 평양주재 대사에게 6월 말까지 모든 전쟁 준비가 완료될 것임을 통보합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에도 북한당국은 6.25 전쟁과 소위‘전승절’을 이용해 계속 체제선전을 강화하고 있다.

해마다 7월 27일이 다가오면 전쟁 관련 기념관과 박물관 등에서 김일성 주석의 업적을 부각하고,

[리은주/조국해방 전쟁승리 기념관 강사 : "전쟁의 도화선에 불이 지펴진 1950년 6월 25일에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승냥이는 몽둥이로 다스리는 것처럼 우리 조선 사람을 몰라보고 덤벼드는 적들에게 조선 사람의 본때를 보여주어야 한다고 힘주어 교시하셨습니다."]

[조선중앙TV/7월22일 : "위대한 조국해방 전쟁승리 67돌을 맞으며 제6차 전국노병대회가 수도 평양에서 진행되게 됩니다."]

각종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하며 전쟁 승리 분위기 띄우기에도 열을 올리는 모습.

이는 김일성 주석의 업적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의 권력 승계를 정당화 하고, 미국과 맞서기 위해 핵개발을 한다는 명분을 찾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최경옥/동방초등학교 통일교육전담교육사 : "그들의 침략 본성은 절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 때나 우리나라를 침략할 수 있다. 핵개발의 명분도 우리가 그냥 미국이나 남조선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자면 우리는 정상적인 국가이므로 침략을 하지 않지만 어느 때든지 다시 그들이 침략을 할 수 있다. 이런 명분으로 그런 교육을 하면서 핵도 만들어내는 거죠."]

7월27일, 정전협정일을 두고 북한의 젊은 세대들은 우리와는 전혀 다른 소감을 전하고 있다.

[조선중앙TV : "정말 여기에 전승의 역사가 다 새겨져 있다고 봅니다. 전하의 영웅들이 지킨 이 땅을 한목숨 바쳐 지켜야겠다는 것을 더욱 가다듬게 됩니다."]

[조선중앙TV : "저도 학교를 졸업하면 포화 속의 예쁜이처럼 조국을 목숨 바쳐 지키는 오늘날의 예쁜이가 되겠습니다."]

그러나 시대와 세대가 변화함에 따라 이런 방식의 선전은 한계를 겪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젊은 세대 역시 전쟁에 대한 관념이 무뎌지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강나라/2014년 탈북 : "관심이 없어요 일단 젊은 사람들은. 아예 전쟁이 북침이고 남침이고 이런 거를 생각하지 않아요. 학교에서 배워주는 거 외에. 학교에서 배워주면 그냥 그렇구나 그렇게 끝났구나 이렇게 끝나지 그게 어디가 어땠어 이런 거를 젊은 사람들이 따지려거나 생각하려고 하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 저 같아도 그랬던 거 같아요."]

또 외부 문화에 민감해진 북한의 청년들이 장마당 등에서 접하는 정보를 통해 역사의 진실에 관한 의문을 지닐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남북통일을 위해 필요한 남북 동질성 회복 차원에서 이제부터라도 올바른 역사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경옥/동방초등학교 통일교육전담교육사 : "올바른 역사 교육은 무엇보다도 6.25에 대한 상흔을 치료하고 남북한 주민이 동질성을 회복하는 데서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6.25 전쟁 발발 주체가 누구인지를 북한주민들이 똑바로 알아야, 남한 주민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가져야 통일이 한 발자국 더 빨리 다가올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2년 여 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백두산 천지에 오른 김정은 위원장.

김 위원장은 당시 남북 관계의 새 역사를 쓰자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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