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기 매수자 1300명 무더기 적발

⊙앵커: 투기지역에서 땅을 사면서 이중 계약서를 쓴 1300여 명의 매수자가 탈세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게 됐습니다.
검찰이 매수자까지 처벌하기로 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철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2년 전 축구센터가 들어선다는 소문이 돌았던 경기도 용인의 야산입니다.
한 부동산 개발회사는 이 땅을 평당 3만원에 산 뒤 한 달도 안 돼 투자자들에게 4배 이상 값을 올려 팔았습니다.
⊙부동산 업자: (2년 전) 팔리기는 25만원에서 30만원 정도였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는 한 5만원이면 살 수 있었어요.
⊙기자: 그러나 신고된 가격은 실거래가의 10분의 1 수준.
개발 회사와 매수인들이 짜고 이중계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입니다.
⊙땅 구매자: 5천만 원 주고 땅 사면 (계약서엔) 5백만 원 정도로 썼어요. 그래야 이전비가 적다고 했어요.
⊙기자: 이렇게 이중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가 검찰에 적발된 투기 매수자는 1300여 명에 달합니다.
이들 가운데에는 4살배기 어린이 등 20대 이하도 65명이나 됩니다.
검찰은 이들 전원에 대해 탈루 세금 추징과는 별도로 탈세액의 5배까지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양재택(서울지검 형사4부장): 이중 계약서를 작성하는 행위는 반드시 탈세범죄로 처벌된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서 법을 지키는 것이 국민의 의무이자 또 실제로 이익이 된다는 것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자: 이번에 적발된 지역은 경기도 용인과 강원도 양양 등 부동산 상승이 예상되는 전국 8곳입니다.
검찰은 이들 부동산 투자 회사들이 건당 수천만원을 주고 부동산 개발 정보를 공무원 등에게 산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철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