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이어 숙명여고 쌍둥이도 유죄…“공교육 신뢰 무너뜨려”

입력 2020.08.12 (21:38) 수정 2020.08.1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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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빼돌린 답안을 보고 시험을 치른 혐의로 기소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에게 법원이 오늘(12일)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간접증거만으로도 자매가 아버지로부터 정답을 미리 넘겨받아 시험을 본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노란 포스트잇에 빼곡하게 적힌 정답들.

서술형 문제 답안이 그대로 저장된 휴대전화 메모장.

남다른 열정과 노력으로 1년 만에 전교 1등으로 올라섰다는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의 주장은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쌍둥이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학교 교무부장이던 아버지에게 여러 차례 정기고사 답안을 넘겨받아 시험을 치른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 겁니다.

직접 증거는 없었지만, 이미 대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된 아버지 사건의 간접 증거들이 그대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재판부는 주변 10여 개 학교의 성적 급상승 사례까지 살펴본 결과, 쌍둥이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전국 모의고사 성적과 학원 성적도 전교 1등인 내신 성적과는 차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정 전 정답'을 6차례나 써내는 등 정답이 미리 유출된 정황이 뚜렷하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으로 공정한 경쟁 기회가 박탈되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는데도, 쌍둥이가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고 꾸짖었습니다.

다만 이들이 미성년자이고 퇴학 처분을 받은 점, 아버지가 복역 중인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쌍둥이 측 변호인은 아버지에 대한 대법원 판결 뒤에 숨은 도피성 판결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자매의 뜻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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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 이어 숙명여고 쌍둥이도 유죄…“공교육 신뢰 무너뜨려”
    • 입력 2020-08-12 21:55:31
    • 수정2020-08-12 21: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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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교무부장인 아버지가 빼돌린 답안을 보고 시험을 치른 혐의로 기소된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에게 법원이 오늘(12일)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간접증거만으로도 자매가 아버지로부터 정답을 미리 넘겨받아 시험을 본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습니다.

최유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노란 포스트잇에 빼곡하게 적힌 정답들.

서술형 문제 답안이 그대로 저장된 휴대전화 메모장.

남다른 열정과 노력으로 1년 만에 전교 1등으로 올라섰다는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의 주장은 결국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쌍둥이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학교 교무부장이던 아버지에게 여러 차례 정기고사 답안을 넘겨받아 시험을 치른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된 겁니다.

직접 증거는 없었지만, 이미 대법원에서 유죄로 인정된 아버지 사건의 간접 증거들이 그대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재판부는 주변 10여 개 학교의 성적 급상승 사례까지 살펴본 결과, 쌍둥이 사례는 '매우 이례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전국 모의고사 성적과 학원 성적도 전교 1등인 내신 성적과는 차이가 너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정 전 정답'을 6차례나 써내는 등 정답이 미리 유출된 정황이 뚜렷하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으로 공정한 경쟁 기회가 박탈되고 공교육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는데도, 쌍둥이가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다고 꾸짖었습니다.

다만 이들이 미성년자이고 퇴학 처분을 받은 점, 아버지가 복역 중인 점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쌍둥이 측 변호인은 아버지에 대한 대법원 판결 뒤에 숨은 도피성 판결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항소 여부에 대해서는 자매의 뜻에 따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최유경입니다.

촬영기자:윤성욱/영상편집:서삼현/그래픽:한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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