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모리셔스에 ‘기름 유출’…머리카락 기부 나선 주민들

입력 2020.08.14 (10:48) 수정 2020.08.1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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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천국의 섬 모리셔스에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해 비상사태까지 선포됐습니다.

주민들까지 적극적으로 나서 방제작업에 나서고 있는데요.

최근엔 머리카락을 기부 중이라고 합니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에메랄드 빛 바다 위 검은 막이 생겨났습니다.

파도와 함께 밀려온 기름이 만들어낸 끝이 보이지 않는 검은 띠.

금빛 모래를 자랑하던 해변도 섬 안쪽의 맹그로브숲과 강까지도 집어삼켰습니다.

[람천/봉사자 : "우려했던 대로 기름이 유출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죠. 재앙입니다."]

동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가 대규모 기름 유출로 위기를 맞았습니다.

석탄을 운반하던 일본 화물선이 좌초되면서 기름 천 톤가량이 새어나온 겁니다.

[나가시키/일본 해운 대표이사 : "모리셔스 주민들과 모든 관계자에게 엄청난 불편과 걱정을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모리셔스 정부는 환경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한때 식민 지배를 받았던 프랑스에까지 도움을 요청했는데요.

자국의 방제 기술이 부족해 손을 못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닐 도와카싱/전 모리셔스 정부 장관 : "(좌초 직후부터) 기름 유출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이는 정부의 중대한 과실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높은 풍랑 때문에 배에 생긴 균열이 커지면서 선 내 남은 기름이 새어나올 우려까지 커지고 있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주민들이 직접 나섰습니다.

군 병력과 국제기구 봉사자들과 함께 기름 제거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는 건데요.

[지베쉬 아우그누/봉사자 : "여러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 수 없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흡착포가 없어 손으로 페트병으로 연신 기름을 퍼내 봅니다.

드럼통마다 기름이 가득 차도록 퍼내고 거둬내도 기름 막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한편에선 사탕수수를 엮어 오일 펜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넣고 꿰매 완성된 자루를 바다로 내보내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올리비어 란게빈/봉사자 : "걱정되고 복잡한 감정이 든다면 최고의 방법은 나와서 힘을 보태는 겁니다."]

도심에선 시민들이 머리카락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물속의 기름을 흡착하는 데 머리카락이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모발기부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 건데요.

나일론 스타킹에 잘라낸 머리카락을 채워 오일 펜스로 만듭니다.

[셀린 라토우/봉사자 : "기름 제거에 사용될 500킬로그램의 머리카락을 기부받았습니다."]

머리카락을 기부하는 손님에겐 무료로 머리를 손질해주는 미용실까지 등장했는데요.

점점 머리카락을 기부하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로만 아차이버/미용사 : "환경을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 학생들까지도 찾아와 머리카락을 기부했습니다."]

해안까지 밀려온 기름은 이미 해양 생물들을 덮쳤습니다.

추가 기름 유출 우려로 수천 종의 생물이 멸종할 거란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사고를 낸 일본은 급히 전문가팀을 파견했지만, 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작은 섬나라 모리셔스에 닥친 재앙. 다시 천국의 섬을 되찾을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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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모리셔스에 ‘기름 유출’…머리카락 기부 나선 주민들
    • 입력 2020-08-14 10:53:26
    • 수정2020-08-14 11:05:03
    지구촌뉴스
[앵커]

천국의 섬 모리셔스에 최악의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해 비상사태까지 선포됐습니다.

주민들까지 적극적으로 나서 방제작업에 나서고 있는데요.

최근엔 머리카락을 기부 중이라고 합니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에메랄드 빛 바다 위 검은 막이 생겨났습니다.

파도와 함께 밀려온 기름이 만들어낸 끝이 보이지 않는 검은 띠.

금빛 모래를 자랑하던 해변도 섬 안쪽의 맹그로브숲과 강까지도 집어삼켰습니다.

[람천/봉사자 : "우려했던 대로 기름이 유출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이죠. 재앙입니다."]

동아프리카 섬나라 모리셔스가 대규모 기름 유출로 위기를 맞았습니다.

석탄을 운반하던 일본 화물선이 좌초되면서 기름 천 톤가량이 새어나온 겁니다.

[나가시키/일본 해운 대표이사 : "모리셔스 주민들과 모든 관계자에게 엄청난 불편과 걱정을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모리셔스 정부는 환경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한때 식민 지배를 받았던 프랑스에까지 도움을 요청했는데요.

자국의 방제 기술이 부족해 손을 못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닐 도와카싱/전 모리셔스 정부 장관 : "(좌초 직후부터) 기름 유출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이는 정부의 중대한 과실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높은 풍랑 때문에 배에 생긴 균열이 커지면서 선 내 남은 기름이 새어나올 우려까지 커지고 있습니다.

다급한 마음에 주민들이 직접 나섰습니다.

군 병력과 국제기구 봉사자들과 함께 기름 제거 작업에 힘을 보태고 있는 건데요.

[지베쉬 아우그누/봉사자 : "여러 예측이 나오고 있지만 어떤 일이 발생할지 알 수 없습니다. 최선을 다하고 있고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흡착포가 없어 손으로 페트병으로 연신 기름을 퍼내 봅니다.

드럼통마다 기름이 가득 차도록 퍼내고 거둬내도 기름 막은 사라질 기미를 보이지 않습니다.

한편에선 사탕수수를 엮어 오일 펜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넣고 꿰매 완성된 자루를 바다로 내보내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올리비어 란게빈/봉사자 : "걱정되고 복잡한 감정이 든다면 최고의 방법은 나와서 힘을 보태는 겁니다."]

도심에선 시민들이 머리카락을 기부하고 있습니다.

물속의 기름을 흡착하는 데 머리카락이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모발기부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는 건데요.

나일론 스타킹에 잘라낸 머리카락을 채워 오일 펜스로 만듭니다.

[셀린 라토우/봉사자 : "기름 제거에 사용될 500킬로그램의 머리카락을 기부받았습니다."]

머리카락을 기부하는 손님에겐 무료로 머리를 손질해주는 미용실까지 등장했는데요.

점점 머리카락을 기부하는 사람도 늘고 있습니다.

[로만 아차이버/미용사 : "환경을 걱정하는 많은 사람들, 학생들까지도 찾아와 머리카락을 기부했습니다."]

해안까지 밀려온 기름은 이미 해양 생물들을 덮쳤습니다.

추가 기름 유출 우려로 수천 종의 생물이 멸종할 거란 위기설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사고를 낸 일본은 급히 전문가팀을 파견했지만, 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작은 섬나라 모리셔스에 닥친 재앙. 다시 천국의 섬을 되찾을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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