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英 코로나발 대입 공정성 논란…다른 나라는?

입력 2020.08.19 (10:48) 수정 2020.08.19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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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로 많은 나라에서 대학 입학시험이 취소되거나 연기됐습니다.

영국은 시험 대신 알고리즘에 의한 평가 방식을 도입했는데, 지난주 성적이 발표되고 공정성 논란이 불거져 결국 철회했습니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지난 주말 영국 수험생 수백 명이 의회 광장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수능에 해당하는 A 레벨 시험 성적의 공정성에 항의하기 위해섭니다.

[커티스 파르핏-포드/영국 수험생 : "결국 알고리즘에 의한 성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그것을 만든 교육 당국뿐입니다. 옳지 않으며 불공정한 결과입니다."]

영국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5월에서 6월 사이 치러지던 대학 입학시험을 취소했습니다.

대신 알고리즘에 의한 점수 산출 방식을 도입했는데요.

교사들이 평소 학생의 실력을 바탕으로 예상 획득 점수를 제출하면, 교육 당국이 재학 중인 학교의 학업 성취도 등을 반영해 보정하는 방식입니다.

시험을 치를 수 없으니 평소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데이터를 사용해 예상 성적을 산출하겠단 겁니다.

하지만 새 평가 방식이 발표되고, 학생들은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쑤언 응우옌/수험생 : "공정한 방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잘 듣고 과제를 잘하는 것과 시험을 잘 보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난 13일, 성적표를 받아든 학생들의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전체의 약 40%에 해당하는 28만 명의 학생들이 예상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겁니다.

특히, A 레벨 성적에 따른 조건부 합격을 받아놓은 학생들은 예상보다 낮게 나온 성적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영국 수험생 : "A*, A*, A*, A가 나올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봉쇄령 이전에 치른 가장 최근의 모의고사에서 A*, A, B, B가 나왔거든요. 하지만 알고리즘에 의한 성적은 A, B, D, E가 나왔습니다."]

학교 전체 학업 성취도를 반영하다 보니 결함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일각에선 사립학교 학생들이 빈곤 지역 공립학교보다 성적 산출 방식에 있어 더 유리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결국, 차별 논란으로까지 번지며 일부 학생들은 당국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입니다.

[졸욘 망햄/변호사 : "기회를 박탈당한 학생들에겐 '유리 천장'을, 유리한 위치의 학생들에겐 '유리 바닥'을 더욱 두껍게 하는 겁니다. 이상적인 사회와 정반대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 당국은 A레벨 점수를 철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국과 교사가 산출한 성적 중 더 높은 수치를 대학에 제공하기로 한 겁니다

[개빈 윌리엄슨/영국 교육부 장관 : "많은 학생에게 염려를 끼쳐 매우 죄송합니다. 산출 방식에 불공정했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바로 잡는 것이 옳습니다."]

코로나19로 영국뿐 아니라 많은 나라의 대입 시험에 전례 없던 이변이 벌어졌습니다.

중국과 스페인은 6월 예정이었던 시험을 미뤄 지난달에 치렀는데요.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은 봄에 예정됐던 대입 시험을 취소하고, 연기하거나 수행평가와 온라인 시험 등 다른 평가 방법을 도입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대학 입시가 혼란을 빚자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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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英 코로나발 대입 공정성 논란…다른 나라는?
    • 입력 2020-08-19 10:54:52
    • 수정2020-08-19 11:43:16
    지구촌뉴스
[앵커]

코로나19로 많은 나라에서 대학 입학시험이 취소되거나 연기됐습니다.

영국은 시험 대신 알고리즘에 의한 평가 방식을 도입했는데, 지난주 성적이 발표되고 공정성 논란이 불거져 결국 철회했습니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지난 주말 영국 수험생 수백 명이 의회 광장으로 몰려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수능에 해당하는 A 레벨 시험 성적의 공정성에 항의하기 위해섭니다.

[커티스 파르핏-포드/영국 수험생 : "결국 알고리즘에 의한 성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그것을 만든 교육 당국뿐입니다. 옳지 않으며 불공정한 결과입니다."]

영국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5월에서 6월 사이 치러지던 대학 입학시험을 취소했습니다.

대신 알고리즘에 의한 점수 산출 방식을 도입했는데요.

교사들이 평소 학생의 실력을 바탕으로 예상 획득 점수를 제출하면, 교육 당국이 재학 중인 학교의 학업 성취도 등을 반영해 보정하는 방식입니다.

시험을 치를 수 없으니 평소 실력을 평가할 수 있는 데이터를 사용해 예상 성적을 산출하겠단 겁니다.

하지만 새 평가 방식이 발표되고, 학생들은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쑤언 응우옌/수험생 : "공정한 방식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잘 듣고 과제를 잘하는 것과 시험을 잘 보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난 13일, 성적표를 받아든 학생들의 우려는 현실이 됐습니다.

전체의 약 40%에 해당하는 28만 명의 학생들이 예상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겁니다.

특히, A 레벨 성적에 따른 조건부 합격을 받아놓은 학생들은 예상보다 낮게 나온 성적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영국 수험생 : "A*, A*, A*, A가 나올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봉쇄령 이전에 치른 가장 최근의 모의고사에서 A*, A, B, B가 나왔거든요. 하지만 알고리즘에 의한 성적은 A, B, D, E가 나왔습니다."]

학교 전체 학업 성취도를 반영하다 보니 결함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일각에선 사립학교 학생들이 빈곤 지역 공립학교보다 성적 산출 방식에 있어 더 유리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결국, 차별 논란으로까지 번지며 일부 학생들은 당국을 대상으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입니다.

[졸욘 망햄/변호사 : "기회를 박탈당한 학생들에겐 '유리 천장'을, 유리한 위치의 학생들에겐 '유리 바닥'을 더욱 두껍게 하는 겁니다. 이상적인 사회와 정반대입니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 당국은 A레벨 점수를 철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당국과 교사가 산출한 성적 중 더 높은 수치를 대학에 제공하기로 한 겁니다

[개빈 윌리엄슨/영국 교육부 장관 : "많은 학생에게 염려를 끼쳐 매우 죄송합니다. 산출 방식에 불공정했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바로 잡는 것이 옳습니다."]

코로나19로 영국뿐 아니라 많은 나라의 대입 시험에 전례 없던 이변이 벌어졌습니다.

중국과 스페인은 6월 예정이었던 시험을 미뤄 지난달에 치렀는데요.

미국과 프랑스, 독일 등은 봄에 예정됐던 대입 시험을 취소하고, 연기하거나 수행평가와 온라인 시험 등 다른 평가 방법을 도입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대학 입시가 혼란을 빚자 코로나 시대를 살아가는 고충을 토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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