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美 멸종위기 북극곰 서식지에 석유개발 논란

입력 2020.08.24 (10:47) 수정 2020.08.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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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알래스카 야생보호구역은 경제적 효과와 환경 보호를 두고 오랫동안 논쟁이 되어온 곳입니다.

최근 이곳이 다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는데요.

바로 트럼프 행정부가 이 지역에 석유와 가스 개발을 허용키로 했기 때문입니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세계에서 북극곰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

수많은 야생 순록들의 서식지이기도 한 미국의 알래스캅니다.

수십 년 간 보존돼 온 최대 야생보호구역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곳에서 북극곰의 모습을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극곰이 사는 이 지역에 석유와 가스 개발을 허용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북극권국립야생보호구역 개발은 로널드 레이건도 하지 못한 큰일입니다. 모두가 개발을 원하고 있습니다."]

개발이 허용된 면적은 총 1,900만 에이커 규모입니다.

이 가운데 150만 에이커의 해안 평지 지대는 북미에서 가장 많은 원유가 매장된 곳으로 추정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말까지 공유지 경매가 이뤄지도록 서두르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알래스카 지역 정가는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부양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습니다.

[카라 모리아티/알래스카 석유·가스 연합 : "우리는 40년 넘게 기다려왔습니다. 이번 결정은 알래스카 지역 산업과 경제에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경매 무산을 위한 소송전도 불사하겠단 입장인데요.

이유는 북극곰 등 이미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들과 기후변화로부터 지구를 보호해야 한다는 겁니다.

[레나 모핏/미국 환경단체/시에라 클럽 : "지구 상에 얼마 남지 않은 훼손되지 않은 생태계의 개발은 기후 변화를 더 악화시킬 겁니다. 이곳엔 북극곰, 회색곰, 북극여우 그리고 200종 이상의 새가 살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이곳을 지키고 싶은 이유입니다."]

지난달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는 80년 뒤면 북극곰이 멸종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바다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는 것이 원인인데요.

얼음이 줄면 북극곰이 먹이를 사냥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연구 결과는 당장 20년 뒤면 많은 북극곰이 번식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암스트럽/국제 북극곰협회 : "문제는 먹을 수 있는 시간은 줄고, 얼음이 얼 때까지는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단 겁니다. 얼음이 없는 시간이 길어지면, 북극곰이 굶주리는 시간은 길어집니다."]

살아있는 북극곰의 수는 약 2만 6천여 마리.

30년 전(1987년)과 비교해도 약 30%나 감소한 상황인데요.

안타까운 것은 이들 중 상당수의 북극 곰은 이미 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입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 목표치에 맞춰 줄인다 해도 이미 진행된 지구 온난화로 인해 생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스티븐 암스트럽/국제 북극곰협회 :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섭씨 2도 이내가 되도록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나서자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의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석유와 석탄 등 화석 연료 소비를 줄이려는 시대입니다.

게다가 최근엔 오히려 코로나19로 석유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이기도 한데요.

이런 상황에서 과연 알래스카 석유 개발에 투자자가 나설지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개발 논리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라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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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美 멸종위기 북극곰 서식지에 석유개발 논란
    • 입력 2020-08-24 10:48:23
    • 수정2020-08-24 11:03:01
    지구촌뉴스
[앵커]

미국의 알래스카 야생보호구역은 경제적 효과와 환경 보호를 두고 오랫동안 논쟁이 되어온 곳입니다.

최근 이곳이 다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는데요.

바로 트럼프 행정부가 이 지역에 석유와 가스 개발을 허용키로 했기 때문입니다.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세계에서 북극곰을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곳.

수많은 야생 순록들의 서식지이기도 한 미국의 알래스캅니다.

수십 년 간 보존돼 온 최대 야생보호구역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곳에서 북극곰의 모습을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북극곰이 사는 이 지역에 석유와 가스 개발을 허용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 "북극권국립야생보호구역 개발은 로널드 레이건도 하지 못한 큰일입니다. 모두가 개발을 원하고 있습니다."]

개발이 허용된 면적은 총 1,900만 에이커 규모입니다.

이 가운데 150만 에이커의 해안 평지 지대는 북미에서 가장 많은 원유가 매장된 곳으로 추정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연말까지 공유지 경매가 이뤄지도록 서두르겠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대해 알래스카 지역 정가는 지역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부양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습니다.

[카라 모리아티/알래스카 석유·가스 연합 : "우리는 40년 넘게 기다려왔습니다. 이번 결정은 알래스카 지역 산업과 경제에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경매 무산을 위한 소송전도 불사하겠단 입장인데요.

이유는 북극곰 등 이미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물들과 기후변화로부터 지구를 보호해야 한다는 겁니다.

[레나 모핏/미국 환경단체/시에라 클럽 : "지구 상에 얼마 남지 않은 훼손되지 않은 생태계의 개발은 기후 변화를 더 악화시킬 겁니다. 이곳엔 북극곰, 회색곰, 북극여우 그리고 200종 이상의 새가 살고 있습니다. 대다수의 미국인들이 이곳을 지키고 싶은 이유입니다."]

지난달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변화'는 80년 뒤면 북극곰이 멸종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게재했습니다.

지구온난화로 바다 얼음이 빠르게 녹고 있는 것이 원인인데요.

얼음이 줄면 북극곰이 먹이를 사냥하는 데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연구 결과는 당장 20년 뒤면 많은 북극곰이 번식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암스트럽/국제 북극곰협회 : "문제는 먹을 수 있는 시간은 줄고, 얼음이 얼 때까지는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단 겁니다. 얼음이 없는 시간이 길어지면, 북극곰이 굶주리는 시간은 길어집니다."]

살아있는 북극곰의 수는 약 2만 6천여 마리.

30년 전(1987년)과 비교해도 약 30%나 감소한 상황인데요.

안타까운 것은 이들 중 상당수의 북극 곰은 이미 구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다는 것입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 목표치에 맞춰 줄인다 해도 이미 진행된 지구 온난화로 인해 생존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스티븐 암스트럽/국제 북극곰협회 :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을 섭씨 2도 이내가 되도록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나서자는 2015년 파리기후협정의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석유와 석탄 등 화석 연료 소비를 줄이려는 시대입니다.

게다가 최근엔 오히려 코로나19로 석유 공급 과잉이 우려되는 상황이기도 한데요.

이런 상황에서 과연 알래스카 석유 개발에 투자자가 나설지 의문이 제기되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개발 논리가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조치라는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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