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불법보조금’ 이동통신사가 주도…‘개통지연’ 까지 부른 소비자피해
입력 2020.09.01 (18:03)
수정 2020.09.01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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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성 최신 휴대전화 갤럭시 노트20.
출시되자마자 '할인 경쟁' 광고 여기저기서 보입니다.
광고처럼 '공짜폰' 정도까지 할인하려면, 불법 보조금을 동원해야합니다.
이동통신사들, 지난달 5백억 원 과징금 맞고 "재발 방지하겠다"고 했는데, 바뀐 건 없었습니다.
고질적을 반복되는 이통사 불법보조금 실태, 추적 취재해온 오승목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오 기자, 우선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불법보조금이 만들어지는 과정,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기자]
네, 우선 고객이 받을 수 있는 '공시지원금'.
이통사들이 모든 고객에게 주는 겁니다.
그런데 일부 고객에만 돌아가는 숨은 혜택이 또 있죠.
바로 이통사가 판매처에 뿌리는 판매장려금입니다.
그런데 이통사들이 특정 판매처에 보통의 판매장려금보다 높은 웃돈을 뿌리기도 하는데요.
이런 돈들이 특정 고객에게 흘러들어가게 되면, 공짜폰을 살 수 있는 겁니다.
이렇게 차별적으로 뿌려지는 과도한 판매장려금을 단말기유통법에서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기업이 고객에게 더 많은 돈을 주려는 건 어찌 보면 고마운 일인데, 왜 문제가 되는 걸까요?
[기자]
네, 먼저 화면에 문자부터 보실까요. SK텔레콤이 한 판매처에 보낸 문잡니다.
휴대전화 한 대 팔면 보통의 판매장려금에 더해서 웃돈 34만 원을 주고, '번호 이동' 즉, 다른 통신사 고객을 유치하면 39만 원, 그러니까 기기변경보다 5만 원을 더 쳐준다고 되어있는데요.
이렇게 판매처에 얼마의 돈을 뿌릴까, 이통사가 정해서 문자 등으로 고지하는 걸 업계에서는 '구두정책'이라 부릅니다.
문제는 이동통신사들이 이런 '구두정책'을, 하루에도 몇 번씩 바꾸며, 특정 대리점에는 큰 액수로 내려보낸단 겁니다.
마치 첩보 작전처럼 말이죠.
선택받은 판매처들은 고객에게 돈을 팍팍 쓰는 이른바, '공짜폰 성지'가 됩니다.
이통사 스스로 불평등한 가격을 조장하는 거라 고마운 일이 되기 어렵습니다.
[앵커]
이 구두정책, 시장 교란의 주범이라는 것이죠. 일선 판매처에선 얼마나 자주 벌어지고 있나요?
[기자]
네, 제가 직접 한 판매점에서 최신 5G폰 얼만지 물었습니다.
총 46만 3천 원을 할인받아 76만 5천500원이라고 했는데요.
1시간이 뒤쯤 다시 찾으니, 10만 원 더 떨어졌습니다.
그 사이 이통사에서 '구두 정책'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구두정책은 하루 평균 8번씩 바뀐다는 조사도 있는데, 그만큼 한 가게에서 똑같은 휴대전화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겁니다.
[앵커]
이통사들, 구두정책 문자를 직접 보냈다는 사실, 바로 인정하던가요?
[기자]
아닙니다.
처음에는 구두정책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끝까지 대리점 탓으로 돌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취재진은 구두 정책의 발신자, LG유플러스 직원의 명함을 확보했고요.
KT와 SK텔레콤 본사에 있는 구두정책을 보내는 팀의 이름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도 SK텔레콤의 해당 팀장 같은 경우는 거짓말을 하며 부인했는데요.
[SK텔레콤 전략○○팀장/음성변조 : "저희는 카톡으로 정책을 내지도 않고요. (시장과열 기준) 30만 원 이내에서 집행하고 있어요."]
취재팀이 확보한 SK텔레콤의 구두 정책 중에는 특수마케팅팀을 지칭하는 '특마'가 적혀있는 게 있는데요.
특수마케팅팀은 옛날 팀 이름. 취재진이 재차 확인요청 하니, 그제야 이동통신사들은 불법보조금의 실체를 인정했습니다.
[앵커]
이통사들, 이렇게 구두정책을 첩보작전 하듯 은밀하게 뿌리는 이유가 있을 것은데요.
[기자]
취재진이 두달여간 확보한 '구두정책'은 모두 40여 건입인데요.
이걸 근거로 이동통신 3사 본사에 이처럼 변덕스러운 영업 정책 왜 하는지 물었습니다.
일단 한번 들어보실까요.
[LG유플러스 관계자/음성변조 : "(경쟁사) 누군가가 이게 이제 먼저 (보조금을) 조금이라도 움직이게 되면, 저희 고객이 빠져나가는 게 보이니까(대응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까 고객이 경쟁사로 빠져나면, 공세적인 보조금으로 다시 뺏어오기 위해서라는 얘깁니다.
이동통신사들은 실시간으로 전국 유통망에서의 공시지원금과 판매장려금 집행 내역을 볼 수 있는데요.
이를 보고,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구두정책을 뿌리는 겁니다.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소비자들에게 차별적 혜택을 주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오승목 기자, 지난주부터 계속 연속 보도를 하고 있는데, 참여연대가 KBS 보도 내용을 근거로 방통위에 신고를 했죠.
[기자]
참여연대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 판매점 연합인 이동통신유통협회도 방송통신위원회에 재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취재진은 이동통신 3사에게도 구체적인 개선 계획을 요청했는데, 아직 납득할만한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앵커]
네, 오승목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박미주
삼성 최신 휴대전화 갤럭시 노트20.
출시되자마자 '할인 경쟁' 광고 여기저기서 보입니다.
광고처럼 '공짜폰' 정도까지 할인하려면, 불법 보조금을 동원해야합니다.
이동통신사들, 지난달 5백억 원 과징금 맞고 "재발 방지하겠다"고 했는데, 바뀐 건 없었습니다.
고질적을 반복되는 이통사 불법보조금 실태, 추적 취재해온 오승목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오 기자, 우선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불법보조금이 만들어지는 과정,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기자]
네, 우선 고객이 받을 수 있는 '공시지원금'.
이통사들이 모든 고객에게 주는 겁니다.
그런데 일부 고객에만 돌아가는 숨은 혜택이 또 있죠.
바로 이통사가 판매처에 뿌리는 판매장려금입니다.
그런데 이통사들이 특정 판매처에 보통의 판매장려금보다 높은 웃돈을 뿌리기도 하는데요.
이런 돈들이 특정 고객에게 흘러들어가게 되면, 공짜폰을 살 수 있는 겁니다.
이렇게 차별적으로 뿌려지는 과도한 판매장려금을 단말기유통법에서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기업이 고객에게 더 많은 돈을 주려는 건 어찌 보면 고마운 일인데, 왜 문제가 되는 걸까요?
[기자]
네, 먼저 화면에 문자부터 보실까요. SK텔레콤이 한 판매처에 보낸 문잡니다.
휴대전화 한 대 팔면 보통의 판매장려금에 더해서 웃돈 34만 원을 주고, '번호 이동' 즉, 다른 통신사 고객을 유치하면 39만 원, 그러니까 기기변경보다 5만 원을 더 쳐준다고 되어있는데요.
이렇게 판매처에 얼마의 돈을 뿌릴까, 이통사가 정해서 문자 등으로 고지하는 걸 업계에서는 '구두정책'이라 부릅니다.
문제는 이동통신사들이 이런 '구두정책'을, 하루에도 몇 번씩 바꾸며, 특정 대리점에는 큰 액수로 내려보낸단 겁니다.
마치 첩보 작전처럼 말이죠.
선택받은 판매처들은 고객에게 돈을 팍팍 쓰는 이른바, '공짜폰 성지'가 됩니다.
이통사 스스로 불평등한 가격을 조장하는 거라 고마운 일이 되기 어렵습니다.
[앵커]
이 구두정책, 시장 교란의 주범이라는 것이죠. 일선 판매처에선 얼마나 자주 벌어지고 있나요?
[기자]
네, 제가 직접 한 판매점에서 최신 5G폰 얼만지 물었습니다.
총 46만 3천 원을 할인받아 76만 5천500원이라고 했는데요.
1시간이 뒤쯤 다시 찾으니, 10만 원 더 떨어졌습니다.
그 사이 이통사에서 '구두 정책'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구두정책은 하루 평균 8번씩 바뀐다는 조사도 있는데, 그만큼 한 가게에서 똑같은 휴대전화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겁니다.
[앵커]
이통사들, 구두정책 문자를 직접 보냈다는 사실, 바로 인정하던가요?
[기자]
아닙니다.
처음에는 구두정책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끝까지 대리점 탓으로 돌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취재진은 구두 정책의 발신자, LG유플러스 직원의 명함을 확보했고요.
KT와 SK텔레콤 본사에 있는 구두정책을 보내는 팀의 이름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도 SK텔레콤의 해당 팀장 같은 경우는 거짓말을 하며 부인했는데요.
[SK텔레콤 전략○○팀장/음성변조 : "저희는 카톡으로 정책을 내지도 않고요. (시장과열 기준) 30만 원 이내에서 집행하고 있어요."]
취재팀이 확보한 SK텔레콤의 구두 정책 중에는 특수마케팅팀을 지칭하는 '특마'가 적혀있는 게 있는데요.
특수마케팅팀은 옛날 팀 이름. 취재진이 재차 확인요청 하니, 그제야 이동통신사들은 불법보조금의 실체를 인정했습니다.
[앵커]
이통사들, 이렇게 구두정책을 첩보작전 하듯 은밀하게 뿌리는 이유가 있을 것은데요.
[기자]
취재진이 두달여간 확보한 '구두정책'은 모두 40여 건입인데요.
이걸 근거로 이동통신 3사 본사에 이처럼 변덕스러운 영업 정책 왜 하는지 물었습니다.
일단 한번 들어보실까요.
[LG유플러스 관계자/음성변조 : "(경쟁사) 누군가가 이게 이제 먼저 (보조금을) 조금이라도 움직이게 되면, 저희 고객이 빠져나가는 게 보이니까(대응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까 고객이 경쟁사로 빠져나면, 공세적인 보조금으로 다시 뺏어오기 위해서라는 얘깁니다.
이동통신사들은 실시간으로 전국 유통망에서의 공시지원금과 판매장려금 집행 내역을 볼 수 있는데요.
이를 보고,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구두정책을 뿌리는 겁니다.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소비자들에게 차별적 혜택을 주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오승목 기자, 지난주부터 계속 연속 보도를 하고 있는데, 참여연대가 KBS 보도 내용을 근거로 방통위에 신고를 했죠.
[기자]
참여연대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 판매점 연합인 이동통신유통협회도 방송통신위원회에 재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취재진은 이동통신 3사에게도 구체적인 개선 계획을 요청했는데, 아직 납득할만한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앵커]
네, 오승목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박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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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09-01 18:07:49
- 수정2020-09-01 18:29:27
[앵커]
삼성 최신 휴대전화 갤럭시 노트20.
출시되자마자 '할인 경쟁' 광고 여기저기서 보입니다.
광고처럼 '공짜폰' 정도까지 할인하려면, 불법 보조금을 동원해야합니다.
이동통신사들, 지난달 5백억 원 과징금 맞고 "재발 방지하겠다"고 했는데, 바뀐 건 없었습니다.
고질적을 반복되는 이통사 불법보조금 실태, 추적 취재해온 오승목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오 기자, 우선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불법보조금이 만들어지는 과정,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기자]
네, 우선 고객이 받을 수 있는 '공시지원금'.
이통사들이 모든 고객에게 주는 겁니다.
그런데 일부 고객에만 돌아가는 숨은 혜택이 또 있죠.
바로 이통사가 판매처에 뿌리는 판매장려금입니다.
그런데 이통사들이 특정 판매처에 보통의 판매장려금보다 높은 웃돈을 뿌리기도 하는데요.
이런 돈들이 특정 고객에게 흘러들어가게 되면, 공짜폰을 살 수 있는 겁니다.
이렇게 차별적으로 뿌려지는 과도한 판매장려금을 단말기유통법에서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기업이 고객에게 더 많은 돈을 주려는 건 어찌 보면 고마운 일인데, 왜 문제가 되는 걸까요?
[기자]
네, 먼저 화면에 문자부터 보실까요. SK텔레콤이 한 판매처에 보낸 문잡니다.
휴대전화 한 대 팔면 보통의 판매장려금에 더해서 웃돈 34만 원을 주고, '번호 이동' 즉, 다른 통신사 고객을 유치하면 39만 원, 그러니까 기기변경보다 5만 원을 더 쳐준다고 되어있는데요.
이렇게 판매처에 얼마의 돈을 뿌릴까, 이통사가 정해서 문자 등으로 고지하는 걸 업계에서는 '구두정책'이라 부릅니다.
문제는 이동통신사들이 이런 '구두정책'을, 하루에도 몇 번씩 바꾸며, 특정 대리점에는 큰 액수로 내려보낸단 겁니다.
마치 첩보 작전처럼 말이죠.
선택받은 판매처들은 고객에게 돈을 팍팍 쓰는 이른바, '공짜폰 성지'가 됩니다.
이통사 스스로 불평등한 가격을 조장하는 거라 고마운 일이 되기 어렵습니다.
[앵커]
이 구두정책, 시장 교란의 주범이라는 것이죠. 일선 판매처에선 얼마나 자주 벌어지고 있나요?
[기자]
네, 제가 직접 한 판매점에서 최신 5G폰 얼만지 물었습니다.
총 46만 3천 원을 할인받아 76만 5천500원이라고 했는데요.
1시간이 뒤쯤 다시 찾으니, 10만 원 더 떨어졌습니다.
그 사이 이통사에서 '구두 정책'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구두정책은 하루 평균 8번씩 바뀐다는 조사도 있는데, 그만큼 한 가게에서 똑같은 휴대전화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겁니다.
[앵커]
이통사들, 구두정책 문자를 직접 보냈다는 사실, 바로 인정하던가요?
[기자]
아닙니다.
처음에는 구두정책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끝까지 대리점 탓으로 돌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취재진은 구두 정책의 발신자, LG유플러스 직원의 명함을 확보했고요.
KT와 SK텔레콤 본사에 있는 구두정책을 보내는 팀의 이름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도 SK텔레콤의 해당 팀장 같은 경우는 거짓말을 하며 부인했는데요.
[SK텔레콤 전략○○팀장/음성변조 : "저희는 카톡으로 정책을 내지도 않고요. (시장과열 기준) 30만 원 이내에서 집행하고 있어요."]
취재팀이 확보한 SK텔레콤의 구두 정책 중에는 특수마케팅팀을 지칭하는 '특마'가 적혀있는 게 있는데요.
특수마케팅팀은 옛날 팀 이름. 취재진이 재차 확인요청 하니, 그제야 이동통신사들은 불법보조금의 실체를 인정했습니다.
[앵커]
이통사들, 이렇게 구두정책을 첩보작전 하듯 은밀하게 뿌리는 이유가 있을 것은데요.
[기자]
취재진이 두달여간 확보한 '구두정책'은 모두 40여 건입인데요.
이걸 근거로 이동통신 3사 본사에 이처럼 변덕스러운 영업 정책 왜 하는지 물었습니다.
일단 한번 들어보실까요.
[LG유플러스 관계자/음성변조 : "(경쟁사) 누군가가 이게 이제 먼저 (보조금을) 조금이라도 움직이게 되면, 저희 고객이 빠져나가는 게 보이니까(대응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까 고객이 경쟁사로 빠져나면, 공세적인 보조금으로 다시 뺏어오기 위해서라는 얘깁니다.
이동통신사들은 실시간으로 전국 유통망에서의 공시지원금과 판매장려금 집행 내역을 볼 수 있는데요.
이를 보고,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구두정책을 뿌리는 겁니다.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소비자들에게 차별적 혜택을 주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오승목 기자, 지난주부터 계속 연속 보도를 하고 있는데, 참여연대가 KBS 보도 내용을 근거로 방통위에 신고를 했죠.
[기자]
참여연대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 판매점 연합인 이동통신유통협회도 방송통신위원회에 재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취재진은 이동통신 3사에게도 구체적인 개선 계획을 요청했는데, 아직 납득할만한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앵커]
네, 오승목 기자 잘 들었습니다.
영상편집:강정희/그래픽:박미주
삼성 최신 휴대전화 갤럭시 노트20.
출시되자마자 '할인 경쟁' 광고 여기저기서 보입니다.
광고처럼 '공짜폰' 정도까지 할인하려면, 불법 보조금을 동원해야합니다.
이동통신사들, 지난달 5백억 원 과징금 맞고 "재발 방지하겠다"고 했는데, 바뀐 건 없었습니다.
고질적을 반복되는 이통사 불법보조금 실태, 추적 취재해온 오승목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오 기자, 우선 시청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불법보조금이 만들어지는 과정,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기자]
네, 우선 고객이 받을 수 있는 '공시지원금'.
이통사들이 모든 고객에게 주는 겁니다.
그런데 일부 고객에만 돌아가는 숨은 혜택이 또 있죠.
바로 이통사가 판매처에 뿌리는 판매장려금입니다.
그런데 이통사들이 특정 판매처에 보통의 판매장려금보다 높은 웃돈을 뿌리기도 하는데요.
이런 돈들이 특정 고객에게 흘러들어가게 되면, 공짜폰을 살 수 있는 겁니다.
이렇게 차별적으로 뿌려지는 과도한 판매장려금을 단말기유통법에서는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기업이 고객에게 더 많은 돈을 주려는 건 어찌 보면 고마운 일인데, 왜 문제가 되는 걸까요?
[기자]
네, 먼저 화면에 문자부터 보실까요. SK텔레콤이 한 판매처에 보낸 문잡니다.
휴대전화 한 대 팔면 보통의 판매장려금에 더해서 웃돈 34만 원을 주고, '번호 이동' 즉, 다른 통신사 고객을 유치하면 39만 원, 그러니까 기기변경보다 5만 원을 더 쳐준다고 되어있는데요.
이렇게 판매처에 얼마의 돈을 뿌릴까, 이통사가 정해서 문자 등으로 고지하는 걸 업계에서는 '구두정책'이라 부릅니다.
문제는 이동통신사들이 이런 '구두정책'을, 하루에도 몇 번씩 바꾸며, 특정 대리점에는 큰 액수로 내려보낸단 겁니다.
마치 첩보 작전처럼 말이죠.
선택받은 판매처들은 고객에게 돈을 팍팍 쓰는 이른바, '공짜폰 성지'가 됩니다.
이통사 스스로 불평등한 가격을 조장하는 거라 고마운 일이 되기 어렵습니다.
[앵커]
이 구두정책, 시장 교란의 주범이라는 것이죠. 일선 판매처에선 얼마나 자주 벌어지고 있나요?
[기자]
네, 제가 직접 한 판매점에서 최신 5G폰 얼만지 물었습니다.
총 46만 3천 원을 할인받아 76만 5천500원이라고 했는데요.
1시간이 뒤쯤 다시 찾으니, 10만 원 더 떨어졌습니다.
그 사이 이통사에서 '구두 정책'을 바꿨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구두정책은 하루 평균 8번씩 바뀐다는 조사도 있는데, 그만큼 한 가게에서 똑같은 휴대전화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겁니다.
[앵커]
이통사들, 구두정책 문자를 직접 보냈다는 사실, 바로 인정하던가요?
[기자]
아닙니다.
처음에는 구두정책 자체를 부인했습니다.
끝까지 대리점 탓으로 돌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취재진은 구두 정책의 발신자, LG유플러스 직원의 명함을 확보했고요.
KT와 SK텔레콤 본사에 있는 구두정책을 보내는 팀의 이름도 확인했습니다.
그런데도 SK텔레콤의 해당 팀장 같은 경우는 거짓말을 하며 부인했는데요.
[SK텔레콤 전략○○팀장/음성변조 : "저희는 카톡으로 정책을 내지도 않고요. (시장과열 기준) 30만 원 이내에서 집행하고 있어요."]
취재팀이 확보한 SK텔레콤의 구두 정책 중에는 특수마케팅팀을 지칭하는 '특마'가 적혀있는 게 있는데요.
특수마케팅팀은 옛날 팀 이름. 취재진이 재차 확인요청 하니, 그제야 이동통신사들은 불법보조금의 실체를 인정했습니다.
[앵커]
이통사들, 이렇게 구두정책을 첩보작전 하듯 은밀하게 뿌리는 이유가 있을 것은데요.
[기자]
취재진이 두달여간 확보한 '구두정책'은 모두 40여 건입인데요.
이걸 근거로 이동통신 3사 본사에 이처럼 변덕스러운 영업 정책 왜 하는지 물었습니다.
일단 한번 들어보실까요.
[LG유플러스 관계자/음성변조 : "(경쟁사) 누군가가 이게 이제 먼저 (보조금을) 조금이라도 움직이게 되면, 저희 고객이 빠져나가는 게 보이니까(대응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까 고객이 경쟁사로 빠져나면, 공세적인 보조금으로 다시 뺏어오기 위해서라는 얘깁니다.
이동통신사들은 실시간으로 전국 유통망에서의 공시지원금과 판매장려금 집행 내역을 볼 수 있는데요.
이를 보고,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구두정책을 뿌리는 겁니다.
결국,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소비자들에게 차별적 혜택을 주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오승목 기자, 지난주부터 계속 연속 보도를 하고 있는데, 참여연대가 KBS 보도 내용을 근거로 방통위에 신고를 했죠.
[기자]
참여연대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사 판매점 연합인 이동통신유통협회도 방송통신위원회에 재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이와 별도로 취재진은 이동통신 3사에게도 구체적인 개선 계획을 요청했는데, 아직 납득할만한 답변을 받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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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오승목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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