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개지 무너지면 `하늘 탓`

입력 2003.06.26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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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밤부터는 또 장맛비가 내린다는 예보입니다마는 해마다 장마철이면 걱정되는 게 바로 보기만 해도 아찔한 절개지입니다.
우리 주변에 많이 방치돼 있는 이런 절개지는 무너져도 분명 하늘탓이 아닙니다.
현장추적, 박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원주택이 밀집한 곳입니다.
가파른 절개지나 비닐막 하나 없이 곳곳에 방치돼 있습니다.
도심 주택가 절개지도 위험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절개지가 주택과 거의 맞닿아 있고 수직에 가까운 바위가 위험스럽게 돌출되어 있습니다.
⊙조만식(인천시 청천동): 보는 사람까지 불안하다고 지나다니는 사람 그래요.
그러니까 밑에 사는 사람은 더 불안하죠.
⊙기자: 이 광산의 절개지는 사흘 전 적은 비에 무너져 내려 굴착기 기사가 흙에 깔려 숨졌습니다.
⊙광산업체 관계자: 그런 경우는 처음봤어요. 암벽으로 돼 있었기 때문에 토사가 유출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죠.
⊙기자: 도로변 절개지 공사현장입니다.
바위 사이사이에 점토가 많이 끼어 있어 산사태가 날 가능성이 높은 곳입니다.
이곳은 당초 이곳 20m 높이까지만 깎을 예정이었지만 공사진행중에 설계가 4차례나 변경되면서 당초 높이보다 20m 이상 높아졌습니다.
사전 지질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공사부터 시작한 뒤 안전에 문제가 생기자 절개지 경사를 몇 차례나 더 낮춘 것입니다.
⊙공사관계자: 지금 조사해 보니까 절리가 많고 암질이 안 좋아서... 당초 설계를 정확하게 했으면 시간을 이만큼 안 끌죠.
⊙기자: 절개지 붕괴 사고는 대부분 자연재해로 여겨져 설계 시공감리자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는 관행도 문제입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터널이나 교량이 무너지면 책임을 지는데 절개지는 무너져도 책임을 안 지게 돼 있어요.
그러니까 일부러 안 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기준이 없기 때문에.
⊙기자: 지난해 절개지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35명.
장마 속에 지금도 아찔한 절개지가 방치돼 있습니다.
KBS뉴스 박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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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절개지 무너지면 `하늘 탓`
    • 입력 2003-06-26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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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밤부터는 또 장맛비가 내린다는 예보입니다마는 해마다 장마철이면 걱정되는 게 바로 보기만 해도 아찔한 절개지입니다. 우리 주변에 많이 방치돼 있는 이런 절개지는 무너져도 분명 하늘탓이 아닙니다. 현장추적, 박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전원주택이 밀집한 곳입니다. 가파른 절개지나 비닐막 하나 없이 곳곳에 방치돼 있습니다. 도심 주택가 절개지도 위험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절개지가 주택과 거의 맞닿아 있고 수직에 가까운 바위가 위험스럽게 돌출되어 있습니다. ⊙조만식(인천시 청천동): 보는 사람까지 불안하다고 지나다니는 사람 그래요. 그러니까 밑에 사는 사람은 더 불안하죠. ⊙기자: 이 광산의 절개지는 사흘 전 적은 비에 무너져 내려 굴착기 기사가 흙에 깔려 숨졌습니다. ⊙광산업체 관계자: 그런 경우는 처음봤어요. 암벽으로 돼 있었기 때문에 토사가 유출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죠. ⊙기자: 도로변 절개지 공사현장입니다. 바위 사이사이에 점토가 많이 끼어 있어 산사태가 날 가능성이 높은 곳입니다. 이곳은 당초 이곳 20m 높이까지만 깎을 예정이었지만 공사진행중에 설계가 4차례나 변경되면서 당초 높이보다 20m 이상 높아졌습니다. 사전 지질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공사부터 시작한 뒤 안전에 문제가 생기자 절개지 경사를 몇 차례나 더 낮춘 것입니다. ⊙공사관계자: 지금 조사해 보니까 절리가 많고 암질이 안 좋아서... 당초 설계를 정확하게 했으면 시간을 이만큼 안 끌죠. ⊙기자: 절개지 붕괴 사고는 대부분 자연재해로 여겨져 설계 시공감리자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는 관행도 문제입니다. ⊙이수곤(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교수): 터널이나 교량이 무너지면 책임을 지는데 절개지는 무너져도 책임을 안 지게 돼 있어요. 그러니까 일부러 안 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기준이 없기 때문에. ⊙기자: 지난해 절개지 산사태로 인한 사망자는 모두 35명. 장마 속에 지금도 아찔한 절개지가 방치돼 있습니다. KBS뉴스 박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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