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 만에 재회한 동창생들

입력 2003.08.15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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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복절인 오늘 충북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뜻깊은 동창회가 있었습니다.
고희를 앞둔 동창생들이 꼭 60년 만에 만난 사연을 홍수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1943년 천진난만한 초등학교 1학년 동기생들은 60년 뒤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합니다.
일제 강점기이던 당시 담임 선생님은 제자들이 바르게 자라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며 교정에 어린 청솔 한 그루를 심어주었습니다.
광복절 아침, 백발이 다 된 동창생들은 60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당시 청솔 앞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에게 꿈을 심어주었던 담임 선생님은 해방직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임현빈(68세/43년도 입학): 너희도 일년 내내 무병하게 잘 살아서 국가의 큰 인물이 되라는 뜻에서 (청솔을) 기념으로 심은 겁니다.
⊙기자: 제자들은 선생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교정에 기념비를 세우고 청솔 한 그루라는 글도 새겨 넣었습니다.
고희를 바라보는 동창생들은 빛바랜 앨범을 꺼내보고 함께 공부하던 책상에 앉아 옛 생각에 잠겼습니다.
같이 만나자던 100명 가운데 남은 사람은 이제 30명뿐.
동창생들의 기쁨은 곧 아쉬움으로 변했습니다.
⊙신인철(68세/43년도 입학): 세상을 달리한 우리 동창들... 이런 사람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 엄청난 기쁨을 복받침은 누구에게 얘기하기가 참 눈물이 맵습니다.
⊙기자: 60년이 지난 후 지켜진 이들의 약속, 세상 어느 것보다도 소중한 만남이 됐습니다.
KBS뉴스 홍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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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년 만에 재회한 동창생들
    • 입력 2003-08-15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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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복절인 오늘 충북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뜻깊은 동창회가 있었습니다. 고희를 앞둔 동창생들이 꼭 60년 만에 만난 사연을 홍수진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기자: 1943년 천진난만한 초등학교 1학년 동기생들은 60년 뒤 꼭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합니다. 일제 강점기이던 당시 담임 선생님은 제자들이 바르게 자라 다시 만나기를 기원하며 교정에 어린 청솔 한 그루를 심어주었습니다. 광복절 아침, 백발이 다 된 동창생들은 60년 전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 당시 청솔 앞에 모였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에게 꿈을 심어주었던 담임 선생님은 해방직후 연락이 끊겼습니다. ⊙임현빈(68세/43년도 입학): 너희도 일년 내내 무병하게 잘 살아서 국가의 큰 인물이 되라는 뜻에서 (청솔을) 기념으로 심은 겁니다. ⊙기자: 제자들은 선생님의 뜻을 기리기 위해 교정에 기념비를 세우고 청솔 한 그루라는 글도 새겨 넣었습니다. 고희를 바라보는 동창생들은 빛바랜 앨범을 꺼내보고 함께 공부하던 책상에 앉아 옛 생각에 잠겼습니다. 같이 만나자던 100명 가운데 남은 사람은 이제 30명뿐. 동창생들의 기쁨은 곧 아쉬움으로 변했습니다. ⊙신인철(68세/43년도 입학): 세상을 달리한 우리 동창들... 이런 사람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습니다. 이 엄청난 기쁨을 복받침은 누구에게 얘기하기가 참 눈물이 맵습니다. ⊙기자: 60년이 지난 후 지켜진 이들의 약속, 세상 어느 것보다도 소중한 만남이 됐습니다. KBS뉴스 홍수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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