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 활동 중 부상, 서러운 의인

입력 2003.10.20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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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에도 이제는 자원봉사 문화가 활성화되고 있습니다만 이들이 봉사활동중 다칠 경우에 보상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난해 태풍 루사 피해복구에 자원봉사자에 나섰다가 1년이 넘게 병원신세를 지고 있는 이 사람은 좋은 일 해 주고 자신은 오히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경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태풍 루사로 폐허가 됐던 강원 지방에는 전국에서 15만여 명이 자원봉사에 참여했습니다.
44살 신용섭 씨도 그들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신 씨는 자원봉사 활동중에 사고를 당했습니다.
⊙신용섭(자원 봉사 부상자): 차가 뒤로 밀려내려가는 거예요.
뒤에 있는 사람들을 그냥 치고 나가면 사람들이 엄청나게 죽어요.
⊙기자: 3.5m 높이 차량에서 뛰어내린 신 씨는 두 발꿈치가 완전히 부서졌습니다.
두 번의 수술을 받고 3000만원 가까이 되는 치료비가 들었지만 보상금은커녕 치료비도 못 받고 1년 넘게 병상에 누워 있습니다.
⊙신용섭(자원 봉사 부상자): 눈을 감고 죽는 게 낫다 싶어요, 저는...
진짜 하루도...
저는 병실에 입원해서 하루도 제가 제시간에 잔 적이 없어요.
⊙기자: 신 씨는 평생을 목발에 의지해야 하는 장애인이 됐습니다.
생활고에 부인마저 이혼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신용섭(자원 봉사 부상): 자식한테도 자랑스러운 거 아니에요.
아빠가 봉사를 하다 이렇게 다쳤는데 그렇잖아요.
자식한테 자랑스럽고 저는 후회스러운 거 없고...
⊙기자: 미국의 자원봉사자는 전체인구의 55%에 달하지만 국내는 불과 0.5% 수준.
제도적 배려가 없는 것이 자원봉사를 외면하는 이유일 수 있습니다.
KBS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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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원봉사 활동 중 부상, 서러운 의인
    • 입력 2003-10-2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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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에도 이제는 자원봉사 문화가 활성화되고 있습니다만 이들이 봉사활동중 다칠 경우에 보상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지난해 태풍 루사 피해복구에 자원봉사자에 나섰다가 1년이 넘게 병원신세를 지고 있는 이 사람은 좋은 일 해 주고 자신은 오히려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경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태풍 루사로 폐허가 됐던 강원 지방에는 전국에서 15만여 명이 자원봉사에 참여했습니다. 44살 신용섭 씨도 그들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신 씨는 자원봉사 활동중에 사고를 당했습니다. ⊙신용섭(자원 봉사 부상자): 차가 뒤로 밀려내려가는 거예요. 뒤에 있는 사람들을 그냥 치고 나가면 사람들이 엄청나게 죽어요. ⊙기자: 3.5m 높이 차량에서 뛰어내린 신 씨는 두 발꿈치가 완전히 부서졌습니다. 두 번의 수술을 받고 3000만원 가까이 되는 치료비가 들었지만 보상금은커녕 치료비도 못 받고 1년 넘게 병상에 누워 있습니다. ⊙신용섭(자원 봉사 부상자): 눈을 감고 죽는 게 낫다 싶어요, 저는... 진짜 하루도... 저는 병실에 입원해서 하루도 제가 제시간에 잔 적이 없어요. ⊙기자: 신 씨는 평생을 목발에 의지해야 하는 장애인이 됐습니다. 생활고에 부인마저 이혼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신용섭(자원 봉사 부상): 자식한테도 자랑스러운 거 아니에요. 아빠가 봉사를 하다 이렇게 다쳤는데 그렇잖아요. 자식한테 자랑스럽고 저는 후회스러운 거 없고... ⊙기자: 미국의 자원봉사자는 전체인구의 55%에 달하지만 국내는 불과 0.5% 수준. 제도적 배려가 없는 것이 자원봉사를 외면하는 이유일 수 있습니다. KBS뉴스 이경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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