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첸의 머나먼 평화

입력 2003.10.20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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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촌에서는 전쟁과 테러로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 하는 나라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 중에 한 곳인 체첸은 10년 동안 유혈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평화가 올 날은 아직도 멀어 보입니다.
체첸의 오늘을 조재익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동이 틀 무렵,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 러시아군 병력이 긴급 출동합니다.
금방이라도 총격전이 벌어질 듯 수색작전이 벌어졌지만 반군은 이미 자리를 뜬 뒤입니다.
벌써 10년 가까이 체첸은 이런 긴장 속에 살았습니다.
⊙디아나(체첸 농민): 군인들은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이거나 체포합니다.
우리 운명도 어찌될지 모릅니다.
⊙기자: 시장은 제법 활기있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팔 물건도 많지 않고 사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러시아 정부에서 주는 연금이라야 한 달에 370루불.
우리돈 1만 5000원 정도로 하루 빵 한 덩어리만으로 한 달을 연명할 수 있을 뿐입니다.
⊙체첸 반군 대원: 직업이 있고 집에 간다면 누가 전쟁을 좋아하겠습니까?
⊙기자: 재선에 성공한 카디로프 대통령은 이 모두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선언했고 푸틴 대통령도 적극적인 지원을 다짐했습니다.
그렇지만 체첸 대통령 선거는 벌써부터 크렘린의 각본대로 진행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그로즈니 시민: 일을 해도 5~6개월씩 월급을 못 받고 있습니다.
⊙기자: 전면전은 일단 멈췄지만 남편을 잃고 자식을 잃은 체첸 여성들은 폭탄벨트를 허리에 두르고 러시아의 심장부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복수를 벼르고 있습니다.
체첸 상황은 크렘린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10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내고도 체첸의 평화는 여전히 멀게만 보입니다.
모스크바에서 KBS뉴스 조재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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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첸의 머나먼 평화
    • 입력 2003-10-2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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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촌에서는 전쟁과 테러로 인간다운 삶을 살지 못 하는 나라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 중에 한 곳인 체첸은 10년 동안 유혈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평화가 올 날은 아직도 멀어 보입니다. 체첸의 오늘을 조재익 특파원이 전해드립니다. ⊙기자: 동이 틀 무렵, 체첸 수도 그로즈니에 러시아군 병력이 긴급 출동합니다. 금방이라도 총격전이 벌어질 듯 수색작전이 벌어졌지만 반군은 이미 자리를 뜬 뒤입니다. 벌써 10년 가까이 체첸은 이런 긴장 속에 살았습니다. ⊙디아나(체첸 농민): 군인들은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이거나 체포합니다. 우리 운명도 어찌될지 모릅니다. ⊙기자: 시장은 제법 활기있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팔 물건도 많지 않고 사는 사람도 많지 않습니다. 러시아 정부에서 주는 연금이라야 한 달에 370루불. 우리돈 1만 5000원 정도로 하루 빵 한 덩어리만으로 한 달을 연명할 수 있을 뿐입니다. ⊙체첸 반군 대원: 직업이 있고 집에 간다면 누가 전쟁을 좋아하겠습니까? ⊙기자: 재선에 성공한 카디로프 대통령은 이 모두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선언했고 푸틴 대통령도 적극적인 지원을 다짐했습니다. 그렇지만 체첸 대통령 선거는 벌써부터 크렘린의 각본대로 진행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평을 듣고 있습니다. ⊙그로즈니 시민: 일을 해도 5~6개월씩 월급을 못 받고 있습니다. ⊙기자: 전면전은 일단 멈췄지만 남편을 잃고 자식을 잃은 체첸 여성들은 폭탄벨트를 허리에 두르고 러시아의 심장부 모스크바 한복판에서 복수를 벼르고 있습니다. 체첸 상황은 크렘린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10만명 이상의 희생자를 내고도 체첸의 평화는 여전히 멀게만 보입니다. 모스크바에서 KBS뉴스 조재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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