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재난 기록 문서 마구잡이 폐기

입력 2003.10.21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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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지하철 참사 그리고 태풍 매미.
일련의 대형사고들은 우리의 재난대비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이런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피해자료들을 다각적으로 분석해서 대비 시스템을 만들어놓는 것이 필요합니다만 정부는 이런 기록들을 소홀히 관리해서 대부분 폐기되고 있는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박중석 기자입니다.
⊙기자: 건국 이후 모든 정부기록물을 수집하는 정부 기록물 보존소입니다.
사상 최대 피해를 낸 지난 59년 태풍 사라 기록을 찾아봤습니다.
⊙기자: 태풍이나 재난사고 문서가 있나요?
⊙김재순(정부 기록물 보존소 학예연구관): 지금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삼풍백화점 붕괴와 성수대교 참사 등의 재난 관련 기록도 없습니다.
⊙김재순(정부 기록물 보존소 학예연구관): 전례가 있으면 그 공무원들이 담당 부서에서 참고해서 예방도 할 수 있을 텐데 그런 기록들이 폐기됐다고 하니까 아쉽습니다.
⊙기자: 최소한 재난분석 기록물과 복구계획서, 원인조사 보고서는 영구보관돼야 합니다.
하지만 주무부처는 관련 기록이 폐기된 사실도 모릅니다.
⊙행자부 공무원: 그런 것 지금 모르겠어요. 과거에 대형 사건, 사고가 났을 때 분석을 그때 했을까요?
⊙기자: 서울시 기록보존소에도 삼풍백화점 사고 기록물이 폐기됐습니다.
지난 2월 대구지하철 참사 때도 삼풍사고 서류를 찾았지만 헛수고였습니다.
⊙이선희(서울시 기록 보존소): 대구지하철 사고 때도, 대구에서도 한번 왔어요. 서류 있으면 참고하려고...
⊙기자: 재난관련 자료가 마구잡이로 폐기되는 것은 문서생산부처의 안이한 인식 때문입니다.
⊙행자부 공무원: (문서) 보존하고 그런 부분은 다소 생산 쪽보다는 소홀히 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
⊙기자: 다른 중앙부처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이 문서들은 문서폐기심의위원회의 심사도 거치지 않고 폐기 직전에 있습니다.
⊙기자: 폐기 심의 아직 안 한 거죠?
⊙보건복지부 공무원: 네.
⊙기자: 문서를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난방기구까지 함께 놓아둔 문서고도 있습니다.
⊙공무원: 자료 관리실이라는 걸 만들라고 하는데, 그게 지금 안 만들어져 있어요. 공간도 없고 인력도 부족하고...
⊙기자: 재난관련 기록은 국가적인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는 데 꼭 필요한 사료지만 많은 기록들이 이미 사라졌거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박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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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형 재난 기록 문서 마구잡이 폐기
    • 입력 2003-10-21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지하철 참사 그리고 태풍 매미. 일련의 대형사고들은 우리의 재난대비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여실히 드러냈습니다. 이런 재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피해자료들을 다각적으로 분석해서 대비 시스템을 만들어놓는 것이 필요합니다만 정부는 이런 기록들을 소홀히 관리해서 대부분 폐기되고 있는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박중석 기자입니다. ⊙기자: 건국 이후 모든 정부기록물을 수집하는 정부 기록물 보존소입니다. 사상 최대 피해를 낸 지난 59년 태풍 사라 기록을 찾아봤습니다. ⊙기자: 태풍이나 재난사고 문서가 있나요? ⊙김재순(정부 기록물 보존소 학예연구관): 지금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삼풍백화점 붕괴와 성수대교 참사 등의 재난 관련 기록도 없습니다. ⊙김재순(정부 기록물 보존소 학예연구관): 전례가 있으면 그 공무원들이 담당 부서에서 참고해서 예방도 할 수 있을 텐데 그런 기록들이 폐기됐다고 하니까 아쉽습니다. ⊙기자: 최소한 재난분석 기록물과 복구계획서, 원인조사 보고서는 영구보관돼야 합니다. 하지만 주무부처는 관련 기록이 폐기된 사실도 모릅니다. ⊙행자부 공무원: 그런 것 지금 모르겠어요. 과거에 대형 사건, 사고가 났을 때 분석을 그때 했을까요? ⊙기자: 서울시 기록보존소에도 삼풍백화점 사고 기록물이 폐기됐습니다. 지난 2월 대구지하철 참사 때도 삼풍사고 서류를 찾았지만 헛수고였습니다. ⊙이선희(서울시 기록 보존소): 대구지하철 사고 때도, 대구에서도 한번 왔어요. 서류 있으면 참고하려고... ⊙기자: 재난관련 자료가 마구잡이로 폐기되는 것은 문서생산부처의 안이한 인식 때문입니다. ⊙행자부 공무원: (문서) 보존하고 그런 부분은 다소 생산 쪽보다는 소홀히 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 ⊙기자: 다른 중앙부처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이 문서들은 문서폐기심의위원회의 심사도 거치지 않고 폐기 직전에 있습니다. ⊙기자: 폐기 심의 아직 안 한 거죠? ⊙보건복지부 공무원: 네. ⊙기자: 문서를 산더미처럼 쌓아두고 난방기구까지 함께 놓아둔 문서고도 있습니다. ⊙공무원: 자료 관리실이라는 걸 만들라고 하는데, 그게 지금 안 만들어져 있어요. 공간도 없고 인력도 부족하고... ⊙기자: 재난관련 기록은 국가적인 위기에 제대로 대처하는 데 꼭 필요한 사료지만 많은 기록들이 이미 사라졌거나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KBS뉴스 박중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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