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하천 교량 잇단 붕괴…“기둥 간격 너무 좁아”

입력 2020.09.10 (19:28) 수정 2020.09.10 (19:4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최근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소하천에 세워진 교량이 무너지는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대부분이 교량을 지지하는 교각, 다리 기둥의 간격이 너무 촘촘한 게 문제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폭우 속에 길이 150m 교량의 가운데 부분이 조금씩 주저 않습니다.

급기야 상판까지 무너져 내립니다.

15m 간격으로 세워진 다리 기둥 9개 가운데 1개가 물살에 쓰러진 겁니다.

또다른 교량은 심하게 뒤틀렸습니다.

기둥 11개 가운데 3개가 기울어진 겁니다.

기둥 사이의 간격은 10m.

폭우에 상류에서 떠내려온 아름드리 나무같은 부유물이 기둥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최형석/마을 주민 : "아주 이런 나무, 통나무가 걸려 가지고 다리가 아주 위험했어요."]

이처럼 최근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강원도에서는 교량 5개가 무너지거나 뒤틀렸습니다.

지은 지 30년이 넘은 것들입니다.

이들 교량의 기둥 사이 간격은 평균 13m.

2000년대 이후 지어진 다리는 기둥 사이가 보통 32m씩 떨어져 있는 것에 비하면, 절반도 안됩니다.

교각이 많아 간격이 좁으면 물의 흐름이 빨라져 교각 밑부분이 깎여 나가는 세굴 현상이 심화됩니다.

또, 통나무와 콘크리트 관로 등 대형 부유물이 더 자주 부딪히면서 충격이 쌓입니다.

그런데도, 지방자치단체 등 교량 관리기관은 상판과 물 위로 드러난 기둥의 상태만으로 주로 안전등급을 결정합니다.

특히, 길이 100m 이하의 작은 교량의 경우, 물 속 기둥 아랫부분의 상태는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입니다.

[홍성욱/한림성심대 토목학과 교수 : "등급이 B등급이라고 하더라도 각 구조 구조 별로 등급은 달라질 수 있고요. 하부 구조 같은 경우는 더 떨어지는, 특히 세굴에 대해서는 집중 관찰이 필요합니다."]

전국의 교량은 3만5천여 개.

이 가운데 다리 기둥 사이 거리가 15m 이하인 교량은 전체의 32%인 만 천여 개에 이릅니다.

KBS 뉴스 김영준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소하천 교량 잇단 붕괴…“기둥 간격 너무 좁아”
    • 입력 2020-09-10 19:27:59
    • 수정2020-09-10 19:45:28
    뉴스 7
[앵커]

최근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소하천에 세워진 교량이 무너지는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대부분이 교량을 지지하는 교각, 다리 기둥의 간격이 너무 촘촘한 게 문제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폭우 속에 길이 150m 교량의 가운데 부분이 조금씩 주저 않습니다.

급기야 상판까지 무너져 내립니다.

15m 간격으로 세워진 다리 기둥 9개 가운데 1개가 물살에 쓰러진 겁니다.

또다른 교량은 심하게 뒤틀렸습니다.

기둥 11개 가운데 3개가 기울어진 겁니다.

기둥 사이의 간격은 10m.

폭우에 상류에서 떠내려온 아름드리 나무같은 부유물이 기둥에 큰 충격을 줬습니다.

[최형석/마을 주민 : "아주 이런 나무, 통나무가 걸려 가지고 다리가 아주 위험했어요."]

이처럼 최근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강원도에서는 교량 5개가 무너지거나 뒤틀렸습니다.

지은 지 30년이 넘은 것들입니다.

이들 교량의 기둥 사이 간격은 평균 13m.

2000년대 이후 지어진 다리는 기둥 사이가 보통 32m씩 떨어져 있는 것에 비하면, 절반도 안됩니다.

교각이 많아 간격이 좁으면 물의 흐름이 빨라져 교각 밑부분이 깎여 나가는 세굴 현상이 심화됩니다.

또, 통나무와 콘크리트 관로 등 대형 부유물이 더 자주 부딪히면서 충격이 쌓입니다.

그런데도, 지방자치단체 등 교량 관리기관은 상판과 물 위로 드러난 기둥의 상태만으로 주로 안전등급을 결정합니다.

특히, 길이 100m 이하의 작은 교량의 경우, 물 속 기둥 아랫부분의 상태는 필수가 아닌 선택 사항입니다.

[홍성욱/한림성심대 토목학과 교수 : "등급이 B등급이라고 하더라도 각 구조 구조 별로 등급은 달라질 수 있고요. 하부 구조 같은 경우는 더 떨어지는, 특히 세굴에 대해서는 집중 관찰이 필요합니다."]

전국의 교량은 3만5천여 개.

이 가운데 다리 기둥 사이 거리가 15m 이하인 교량은 전체의 32%인 만 천여 개에 이릅니다.

KBS 뉴스 김영준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