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음식찌꺼기 부대찌개 재료로 유통

입력 2003.10.30 (21:00) 수정 2018.08.29 (15: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사람이 먹는 음식을 어떻게 이렇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불량 저질식품을 만들어 판 업자들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습니다.
미군이 먹다 버린 음식찌꺼기를 모아서 부대찌개를 만드는가 하면 인체에 해로운 공업용 황산알루미늄으로 도라지를 씻기도 했습니다.
이경진, 이윤희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주방 냉장고에 부대찌개 재료로 쓰이는 햄과 소시지 등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일부는 미군이 먹다 남긴 것입니다.
식당주인은 먹다 남은 고기를 한 달에 40여 킬로그램씩 공급받아 부대찌개를 끓여 팔아왔습니다.
근처 미군부대 식당에서 1kg에 3000원씩, 헐값에 샀습니다.
⊙김 모 씨(피의자): 사람이 조금 남는 건 버리려고 하니까 버리는 건 개 준다고 해서 조금씩 싸 갖고 나왔어요.
⊙기자: 지난 3년 동안 이렇게 판 부대찌개 원료가 1톤이 넘습니다.
⊙강 모 씨(식당 종업원): 요만큼이에요. 고기 많지도 않아요. 요만큼 넣은 거예요.
⊙기자: 이 식당에서 압수한 햄과 고기 등 6종류에 대해 검사를 의뢰한 결과 5종류에서 대장균군 양성반응으로 식품부적합 판정이 나왔습니다.
⊙최병현(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대장균군은 위상 상태의 척도를 나타내는 지표 미생물로써 그 식품 내에 대장균군이 검출되면 위생상태가 불결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기자: 전통비법이라는 부대찌개를 맛보려던 손님들은 쓰레기찌개를 먹은 셈입니다.
KBS뉴스 이경진입니다.
⊙기자: 반찬용 도라지를 만드는 부산의 한 식품가공업체입니다.
나물 저장통에서 도라지를 씻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 과정에서 폐수처리에 쓰이는 공업용 약품인 황산알루미늄이 사용됐습니다.
⊙판매업자: (황산알루미늄을) 써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던데요.
전부 다 쓰는 것 같던데, 우리 업소 말고도......
⊙기자: 공업용 황산알루미늄을 도라지 세척에 쓸 경우 맛깔스러운 빛깔과 광택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점 때문에 일부 가공업자들이 몰래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약품처리된 도라지 500여 톤, 시가 10억 원어치가 백화점과 할인마트 등으로 팔려나갔습니다.
황산알루미늄을 섭취할 경우 출혈성 위장염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양지영(부경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 소화기관에 손상을 주기도 하고 심하면 신장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부 폐기종이라든지 그런 데도 영향을 준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기자: 부산지방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3월부터 공업용 약품으로 도라지를 세척해 시중에 내다 판 업체 네 곳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식약청은 또 도라지 외에 다른 나물류에도 공업용 약품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단속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KBS뉴스 이윤희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미군 음식찌꺼기 부대찌개 재료로 유통
    • 입력 2003-10-30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사람이 먹는 음식을 어떻게 이렇게 만드는지 모르겠습니다. 최근 불량 저질식품을 만들어 판 업자들이 잇따라 적발되고 있습니다. 미군이 먹다 버린 음식찌꺼기를 모아서 부대찌개를 만드는가 하면 인체에 해로운 공업용 황산알루미늄으로 도라지를 씻기도 했습니다. 이경진, 이윤희 두 기자가 차례로 보도합니다. ⊙기자: 주방 냉장고에 부대찌개 재료로 쓰이는 햄과 소시지 등이 가득합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일부는 미군이 먹다 남긴 것입니다. 식당주인은 먹다 남은 고기를 한 달에 40여 킬로그램씩 공급받아 부대찌개를 끓여 팔아왔습니다. 근처 미군부대 식당에서 1kg에 3000원씩, 헐값에 샀습니다. ⊙김 모 씨(피의자): 사람이 조금 남는 건 버리려고 하니까 버리는 건 개 준다고 해서 조금씩 싸 갖고 나왔어요. ⊙기자: 지난 3년 동안 이렇게 판 부대찌개 원료가 1톤이 넘습니다. ⊙강 모 씨(식당 종업원): 요만큼이에요. 고기 많지도 않아요. 요만큼 넣은 거예요. ⊙기자: 이 식당에서 압수한 햄과 고기 등 6종류에 대해 검사를 의뢰한 결과 5종류에서 대장균군 양성반응으로 식품부적합 판정이 나왔습니다. ⊙최병현(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대장균군은 위상 상태의 척도를 나타내는 지표 미생물로써 그 식품 내에 대장균군이 검출되면 위생상태가 불결하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기자: 전통비법이라는 부대찌개를 맛보려던 손님들은 쓰레기찌개를 먹은 셈입니다. KBS뉴스 이경진입니다. ⊙기자: 반찬용 도라지를 만드는 부산의 한 식품가공업체입니다. 나물 저장통에서 도라지를 씻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 과정에서 폐수처리에 쓰이는 공업용 약품인 황산알루미늄이 사용됐습니다. ⊙판매업자: (황산알루미늄을) 써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 같던데요. 전부 다 쓰는 것 같던데, 우리 업소 말고도...... ⊙기자: 공업용 황산알루미늄을 도라지 세척에 쓸 경우 맛깔스러운 빛깔과 광택을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점 때문에 일부 가공업자들이 몰래 사용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약품처리된 도라지 500여 톤, 시가 10억 원어치가 백화점과 할인마트 등으로 팔려나갔습니다. 황산알루미늄을 섭취할 경우 출혈성 위장염 등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양지영(부경대학교 식품공학과 교수): 소화기관에 손상을 주기도 하고 심하면 신장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일부 폐기종이라든지 그런 데도 영향을 준다고 보고되어 있습니다. ⊙기자: 부산지방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해 3월부터 공업용 약품으로 도라지를 세척해 시중에 내다 판 업체 네 곳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식약청은 또 도라지 외에 다른 나물류에도 공업용 약품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단속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KBS뉴스 이윤희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2024 파리 올림픽 배너 이미지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