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코로나19에 팬데믹 속 ‘등교 딜레마’

입력 2020.09.24 (10:49) 수정 2020.09.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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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가 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학교만이라도 정상화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감염 우려로 학부모들은 여전히 등교가 불안한데요.

등교 문제를 둘러싼 딜레마, 해법은 없을지 <지구촌인>에서 함께 고민해 보시죠.

[리포트]

팬데믹으로 달라진 일상은 아이들에게 심각한 불안과 스트레스로 다가왔습니다.

영국 어린이와 청소년 3명 중 1명은 봉쇄령 이후 슬픔과 두려움, 외로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중국에선 학교가 문을 닫은 봉쇄령 동안 자해를 시도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상상해 봤다는 아이들이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제시 턴크/우울증 경험한 영국 학생 :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사실에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우울과 스트레스는 대인관계와 일상생활의 제약, 학업과 진로에 대한 불안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합니다.

때문에 코로나19 보다 오랜 휴교가 학생들의 건강을 더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나딘 도리스/영국 정신건강 장관 : "젊은이들의 삶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친구들과 지내고, 학교에 다니는 일상이 깨졌습니다. 바깥세상에 대한 공포가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등교를 재개할 때 교육이나 정신 건강상의 이점이 감염 피해보다 훨씬 크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19에 따른 휴교는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9월 개학을 앞두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한 등교를 촉구했습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 : "모든 학생은 학교로 돌아가야 합니다.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의 건강과 복지에 대한 위험이 코로나19보다 큽니다."]

하지만 감염 우려로 등교가 불안한 교사와 학부모들의 반대가 거셉니다.

이번 달부터 전체 학년의 모든 학생에 대한 등교를 정상화한 영국은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해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안전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등교와 출석을 강제해서는 안된다는 건데요.

등교를 거부하는 학부모들은 보호자가 자녀의 등교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부모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주부터 전국적인 개학에 들어간 스페인의 일부 학부모들도 등교를 거부하고, 자녀를 안전하게 보호할 권리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조수 고메즈/스페인 학부모 : "우리가 교육 당국에 요구하는 것은 매우 간단합니다. 가장 안전한 조치 속에서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교사와 학부모들의 우려에도 보건 당국과 정부가 등교를 강행하는 또 다른 이유는 심화하고 있는 교육의 격차 때문입니다.

학교 수업이 원격으로 대체되며 필요한 기자재와 통신비를 댈 경제력이 없는 빈곤층 아이들은 이미 학업을 포기하고 있는데요.

코로나19의 기세는 여전한데 등교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딜레마 속 찬반 논쟁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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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9-24 10:49:17
    • 수정2020-09-24 11:0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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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가 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학교만이라도 정상화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감염 우려로 학부모들은 여전히 등교가 불안한데요.

등교 문제를 둘러싼 딜레마, 해법은 없을지 <지구촌인>에서 함께 고민해 보시죠.

[리포트]

팬데믹으로 달라진 일상은 아이들에게 심각한 불안과 스트레스로 다가왔습니다.

영국 어린이와 청소년 3명 중 1명은 봉쇄령 이후 슬픔과 두려움, 외로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중국에선 학교가 문을 닫은 봉쇄령 동안 자해를 시도하거나, 극단적 선택을 상상해 봤다는 아이들이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30% 이상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제시 턴크/우울증 경험한 영국 학생 :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사실에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우울과 스트레스는 대인관계와 일상생활의 제약, 학업과 진로에 대한 불안 등이 원인이라고 분석합니다.

때문에 코로나19 보다 오랜 휴교가 학생들의 건강을 더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는데요.

[나딘 도리스/영국 정신건강 장관 : "젊은이들의 삶이 180도 달라졌습니다. 친구들과 지내고, 학교에 다니는 일상이 깨졌습니다. 바깥세상에 대한 공포가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이해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도 등교를 재개할 때 교육이나 정신 건강상의 이점이 감염 피해보다 훨씬 크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19에 따른 휴교는 마지막 수단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9월 개학을 앞두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지키기 위한 등교를 촉구했습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 : "모든 학생은 학교로 돌아가야 합니다. 학교에 가지 않는 아이들의 건강과 복지에 대한 위험이 코로나19보다 큽니다."]

하지만 감염 우려로 등교가 불안한 교사와 학부모들의 반대가 거셉니다.

이번 달부터 전체 학년의 모든 학생에 대한 등교를 정상화한 영국은 최근 확진자 수가 급증해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안전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등교와 출석을 강제해서는 안된다는 건데요.

등교를 거부하는 학부모들은 보호자가 자녀의 등교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부모의 권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난주부터 전국적인 개학에 들어간 스페인의 일부 학부모들도 등교를 거부하고, 자녀를 안전하게 보호할 권리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조수 고메즈/스페인 학부모 : "우리가 교육 당국에 요구하는 것은 매우 간단합니다. 가장 안전한 조치 속에서 교실에서 수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교사와 학부모들의 우려에도 보건 당국과 정부가 등교를 강행하는 또 다른 이유는 심화하고 있는 교육의 격차 때문입니다.

학교 수업이 원격으로 대체되며 필요한 기자재와 통신비를 댈 경제력이 없는 빈곤층 아이들은 이미 학업을 포기하고 있는데요.

코로나19의 기세는 여전한데 등교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딜레마 속 찬반 논쟁은 여전히 뜨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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