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료원 ‘챔버’ 무용지물…생사 갈림길서 환자 헤매

입력 2020.09.29 (21:38) 수정 2020.09.29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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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저녁 제주 시내 한 주택에서 가스 중독 증상을 보인 일가족 3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는데요.

응급 상황인데도, 이들은 차로 1시간 넘게 걸린 서귀포의료원까지 가야 했습니다.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머니와 10대 자녀 2명이 제주 시내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된 당시, 집안에는 연기가 가득했습니다.

일가족 3명은 일산화탄소 중독 증상을 보여 고압산소치료기인 챔버가 있는 병원으로 빨리 옮겨야 했던 상황.

그나마 상태가 양호했던 아들이 1시간이 지나서야 서귀포의료원으로 옮겨졌고, 제주 시내 종합병원에서 치료받던 어머니와 딸은 응급치료를 받은 뒤 서귀포의료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사고 발생 3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문제는 가까운 제주의료원에 챔버 두 대가 있는데도 차로 1시간 거리인 서귀포의료원으로 이송됐다는 겁니다.

제주의료원 측은 24시간 챔버 운영이 가능하지만, 중환자실과 응급실이 없어 호흡이나 혈압 조절이 안 되는 응급 환자가 오면 사실상 받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5월에는 제주시 한림읍 파력발전소 공사현장에서 바닷속에 들어갔다 나와 의식을 잃었던 잠수부가, 지난해 7월에도 제주 시내 한 펜션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환자들이 가까운 제주의료원 대신 서귀포의료원으로 이송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제주의료원의 챔버 활용방안을 제주대병원과 검토했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제주의료원이 챔버 두 대를 구입하며 들어간 예산은 10억 원, 하지만 병원 간 긴밀한 협력체계 등 효율적인 운영 방안은 마련되지 못하며 응급환자들만 길에서 생사를 헤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박미나·조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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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의료원 ‘챔버’ 무용지물…생사 갈림길서 환자 헤매
    • 입력 2020-09-29 21:38:46
    • 수정2020-09-29 21:45:01
    뉴스9(제주)
[앵커]

어제 저녁 제주 시내 한 주택에서 가스 중독 증상을 보인 일가족 3명이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는데요.

응급 상황인데도, 이들은 차로 1시간 넘게 걸린 서귀포의료원까지 가야 했습니다.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머니와 10대 자녀 2명이 제주 시내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된 당시, 집안에는 연기가 가득했습니다.

일가족 3명은 일산화탄소 중독 증상을 보여 고압산소치료기인 챔버가 있는 병원으로 빨리 옮겨야 했던 상황.

그나마 상태가 양호했던 아들이 1시간이 지나서야 서귀포의료원으로 옮겨졌고, 제주 시내 종합병원에서 치료받던 어머니와 딸은 응급치료를 받은 뒤 서귀포의료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사고 발생 3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문제는 가까운 제주의료원에 챔버 두 대가 있는데도 차로 1시간 거리인 서귀포의료원으로 이송됐다는 겁니다.

제주의료원 측은 24시간 챔버 운영이 가능하지만, 중환자실과 응급실이 없어 호흡이나 혈압 조절이 안 되는 응급 환자가 오면 사실상 받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지난 5월에는 제주시 한림읍 파력발전소 공사현장에서 바닷속에 들어갔다 나와 의식을 잃었던 잠수부가, 지난해 7월에도 제주 시내 한 펜션에서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환자들이 가까운 제주의료원 대신 서귀포의료원으로 이송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제주의료원의 챔버 활용방안을 제주대병원과 검토했지만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제주의료원이 챔버 두 대를 구입하며 들어간 예산은 10억 원, 하지만 병원 간 긴밀한 협력체계 등 효율적인 운영 방안은 마련되지 못하며 응급환자들만 길에서 생사를 헤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그래픽:박미나·조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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