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입니다”…감염병과 싸우는 또 다른 이들

입력 2020.10.01 (19:22) 수정 2020.10.01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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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와 싸워온 의료진에 우리는 '덕분에'란 말로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당신 덕분에', 이렇게 인사해야 할 사람들이 사실 더 있는데요.

오정현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또 여기서 주무셨어요."]

이른 아침, 아직 어둑한 사무실.

강영석 전라북도 보건의료과장이 불을 켜고 업무를 시작합니다.

밤도, 주말도 따로 없이 200일 넘게 이어진 비상근무.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접촉자가 생길 때마다, 수천 가지 경우의 수를 따지고 대책을 내놓는 게 그의 몫입니다.

[강영석/전라북도 보건의료과장 : "(어떠세요? 몸과 마음이.) 지칩니다. 지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 되겠죠. 하지만 감염병은 시작도 있고 끝도 있습니다. 우리 도민, 우리 동료들과 함께 끝나는 시간 앞당기겠습니다."]

시료를 담은 캡슐에 검체액을 짜 넣고, 조심스레 옮기다 김천현 연구관이 넋두리합니다.

["습관적으로 기계처럼 하는 것 같아."]

그동안 김 연구관의 손을 거친 코로나19 검체 시료는 4만 6천 개.

손톱만 한 캡슐 수백 개를 보다 보면 시야가 흐려지지만 다시금 신경을 곤두세웁니다.

[김천현/전북보건환경연구원 연구관 : "마음이 덜컥하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 이중에서 사망자가 있겠구나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럽고."]

대학병원 환경미화원 박춘례 여사.

음압 병동에서 나는 코로나19 폐기물을 치우는 게 그녀의 일입니다.

일주일에 들고, 옮기고, 쌓는 폐기물이 1톤.

이런 그녀가 폐기물을 치우다 다친 건, 몸이 아닌 마음입니다.

[박춘례/전북대병원 음압병동 미화원 : "제가 병을 옮기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제 마음에 상처가 너무 컸어요.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해요. 제가 안 하면."]

그래도 이들이 고독한 싸움을 이어올 수 있었던 건, 또 다른 누군가의 '덕분'입니다.

["응원에 힘 입고."]

["직원들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가족들, 가족들 덕분에 힘들어도 참고 일하고 있어요.."]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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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분입니다”…감염병과 싸우는 또 다른 이들
    • 입력 2020-10-01 19:22:04
    • 수정2020-10-01 19:56:30
    뉴스 7
[앵커]

코로나19와 싸워온 의료진에 우리는 '덕분에'란 말로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당신 덕분에', 이렇게 인사해야 할 사람들이 사실 더 있는데요.

오정현 기자가 이들을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또 여기서 주무셨어요."]

이른 아침, 아직 어둑한 사무실.

강영석 전라북도 보건의료과장이 불을 켜고 업무를 시작합니다.

밤도, 주말도 따로 없이 200일 넘게 이어진 비상근무.

확진자가 나올 때마다, 접촉자가 생길 때마다, 수천 가지 경우의 수를 따지고 대책을 내놓는 게 그의 몫입니다.

[강영석/전라북도 보건의료과장 : "(어떠세요? 몸과 마음이.) 지칩니다. 지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 되겠죠. 하지만 감염병은 시작도 있고 끝도 있습니다. 우리 도민, 우리 동료들과 함께 끝나는 시간 앞당기겠습니다."]

시료를 담은 캡슐에 검체액을 짜 넣고, 조심스레 옮기다 김천현 연구관이 넋두리합니다.

["습관적으로 기계처럼 하는 것 같아."]

그동안 김 연구관의 손을 거친 코로나19 검체 시료는 4만 6천 개.

손톱만 한 캡슐 수백 개를 보다 보면 시야가 흐려지지만 다시금 신경을 곤두세웁니다.

[김천현/전북보건환경연구원 연구관 : "마음이 덜컥하고 두렵고 떨리는 마음. 이중에서 사망자가 있겠구나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럽고."]

대학병원 환경미화원 박춘례 여사.

음압 병동에서 나는 코로나19 폐기물을 치우는 게 그녀의 일입니다.

일주일에 들고, 옮기고, 쌓는 폐기물이 1톤.

이런 그녀가 폐기물을 치우다 다친 건, 몸이 아닌 마음입니다.

[박춘례/전북대병원 음압병동 미화원 : "제가 병을 옮기는 사람은 아니잖아요. 제 마음에 상처가 너무 컸어요. 누군가는 이 일을 해야해요. 제가 안 하면."]

그래도 이들이 고독한 싸움을 이어올 수 있었던 건, 또 다른 누군가의 '덕분'입니다.

["응원에 힘 입고."]

["직원들 덕분에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가족들, 가족들 덕분에 힘들어도 참고 일하고 있어요.."]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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