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권하는’ 디지털 옥외광고…규제도 심의도 없다

입력 2020.10.02 (19:12) 수정 2020.10.0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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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술 광고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TV에서는 밤 10시 이후에야 허용되고 있죠.

그런데 이런 제한이 없어 하루 종일 술 광고가 나오는 곳이 있다고 하는데요.

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병 안에서 회오리를 치며 움직이는 맥주와 두 남성 옆으로 등장하는 양주.

평일 낮 시간대인데도 유명 배우들이 등장하는 술 광고가 디지털 광고판에서 나옵니다.

코엑스 일대에는 이런 대형 광고판 18대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2016년 국내 최초로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이 되면서 크기나 종류 제한 없이 잇따라 설치된 겁니다.

인근에 있는 중학교입니다.

여기서 100m만 걸어가면, 이렇게 주류광고가 나오는 광고판이 나옵니다.

많게는 10분에 한 번꼴로 술 광고가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광고판 운영사 관계자 : "(술을) 음용하는 장면이 있거나 음주를 권하는 소재인 경우는 오히려 피하고 있고, 도수가 높긴 하지만 위스키 광고 같은 경우에는 이미지나 브랜딩 광고 위주로 하고 있어서..."]

통상 술 광고는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시간과 장소에 엄격한 제한이 있습니다.

TV의 경우 청소년들이 활동하는 시간대에 술 광고가 금지됩니다.

지하철 역사 안과 '15세 이상 관람가' 이하인 영화 상영관에서도 술 광고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옥외광고물에 대한 규제는 상대적으로 허술합니다.

그나마 사진 등이 부착되는 옥외광고판은 광고 내용이 바뀔 때마다 자치단체의 심의를 받지만, 동영상을 송출하는 디지털 광고판의 경우에는 광고업체 자체 기준에만 맡겨둔 상황입니다.

[김광기/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 : "주류광고는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 적극적으로 활용하죠. (기술이) 발전해서 나가면 뒤에서 법이 쫓아가는 형태로 되어 있고요."]

세계보건기구는 음주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한 정책으로 주류광고 규제 강화를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 유용규 황종원/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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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술 권하는’ 디지털 옥외광고…규제도 심의도 없다
    • 입력 2020-10-02 19:12:15
    • 수정2020-10-02 19:24:44
    뉴스 7
[앵커]

술 광고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TV에서는 밤 10시 이후에야 허용되고 있죠.

그런데 이런 제한이 없어 하루 종일 술 광고가 나오는 곳이 있다고 하는데요.

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병 안에서 회오리를 치며 움직이는 맥주와 두 남성 옆으로 등장하는 양주.

평일 낮 시간대인데도 유명 배우들이 등장하는 술 광고가 디지털 광고판에서 나옵니다.

코엑스 일대에는 이런 대형 광고판 18대가 운영되고 있습니다.

2016년 국내 최초로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이 되면서 크기나 종류 제한 없이 잇따라 설치된 겁니다.

인근에 있는 중학교입니다.

여기서 100m만 걸어가면, 이렇게 주류광고가 나오는 광고판이 나옵니다.

많게는 10분에 한 번꼴로 술 광고가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광고판 운영사 관계자 : "(술을) 음용하는 장면이 있거나 음주를 권하는 소재인 경우는 오히려 피하고 있고, 도수가 높긴 하지만 위스키 광고 같은 경우에는 이미지나 브랜딩 광고 위주로 하고 있어서..."]

통상 술 광고는 청소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 시간과 장소에 엄격한 제한이 있습니다.

TV의 경우 청소년들이 활동하는 시간대에 술 광고가 금지됩니다.

지하철 역사 안과 '15세 이상 관람가' 이하인 영화 상영관에서도 술 광고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옥외광고물에 대한 규제는 상대적으로 허술합니다.

그나마 사진 등이 부착되는 옥외광고판은 광고 내용이 바뀔 때마다 자치단체의 심의를 받지만, 동영상을 송출하는 디지털 광고판의 경우에는 광고업체 자체 기준에만 맡겨둔 상황입니다.

[김광기/인제대 보건대학원 교수 : "주류광고는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 적극적으로 활용하죠. (기술이) 발전해서 나가면 뒤에서 법이 쫓아가는 형태로 되어 있고요."]

세계보건기구는 음주에 따른 폐해를 막기 위한 정책으로 주류광고 규제 강화를 강력하게 권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 유용규 황종원/영상편집:이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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