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에 되풀이되는 ‘마을 이동 제한’…대비는?

입력 2020.10.19 (19:15) 수정 2020.10.19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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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5년 전 메르스 사태 때 순창 장덕마을에 이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정읍 양지마을에도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졌었죠.

다행히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오늘 조치가 해제됐는데요.

이동제한 조치를 겪은 두 마을이 남긴 것은 무엇인지, 조선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5년 6월 6일, 순창군의 모습입니다.

마을은 통제됐고 사람들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습니다.

지금 이 시기 대한민국은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로 곤욕을 겪고 있는데요.

마을 주민들은 모두 격리조치 됐습니다.

격리된 주민은 백 2명.

난생처음 겪는 이동 제한에 크고 작은 잡음이 나왔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나가면 안 돼요? 가면 안 되느냐고. 내 맘대로 내가 가는데!"]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순창은 (감염병이) 무섭지가 않았어요. 단 한 번도. 무서움이 없었는데 이건 너무 무서워, 지금. 애들도 불편하고 어휴 진짜."]

주민들은 14일 만에 자유를 찾았지만 농작물은 수확기를 놓쳤고, 그나마 수확한 농작물은 판로가 막혔습니다.

당시 농산물 사주기 운동이 이뤄졌고, 정부는 긴급 생계비를 지급했습니다.

메르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사태가 열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은 이달 초 마을 주민들이 참석한 피로연이 열렸던 곳인데요,

이후 마을 주민들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2주 동안 마을 전체가 격리됐습니다.

마을 주민들에게 격리가 어떤 시간이었는지 들어봤습니다.

[김춘자/양지마을 주민 : "겨우 마당만 나왔다 조금 한 시간 있다 들어가고 도로 들어가고…. 방에서 그냥 큰 죄인이야."]

2주 동안 힘들었지만, 주민 마흔네 명은 모두를 위해 불편을 감수했습니다.

[조합옥/양지마을 주민 : "아무래도 이제 막 돌아다니던 사람들은 불편하겠죠, 아무래도. 그래도 뭐 어떡합니까. 참아야지."]

[김귀선/양지마을 주민 : "기분 좋아요. 약도 떨어지려고 했는데 지금 병원에 가야 하는데 어쩌나 했더니 해제돼서 이제 가야겠어요."]

우려했던 추가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최진석/양지마을 이장 : "마을 주민들이 나이가 많으시고 이러다 보니까 확진자가 진짜 많이 나올 줄 알고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건강하셔서…."]

생필품과 성금 등 온정의 손길이 잇따랐고, 지역 농협 등이 농작물 수확을 도왔습니다.

전북에서 두 차례 이뤄진 마을 이동제한.

방역 지원은 물론, 생업을 하지 못한 주민을 위한 경제적, 심리적 지원도 뒤따라야 합니다.

[허성욱/정읍시보건소장 : "생계의 위협을 느낀다면서 약주를 드시면서 안 좋은 생각을 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정신 건강 심리 상담을 해줘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마을 이동제한, 꼼꼼한 사후 조사와 보완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조선우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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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염병에 되풀이되는 ‘마을 이동 제한’…대비는?
    • 입력 2020-10-19 19:15:35
    • 수정2020-10-19 19:23:18
    뉴스7(전주)
[앵커]

5년 전 메르스 사태 때 순창 장덕마을에 이어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정읍 양지마을에도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졌었죠.

다행히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오늘 조치가 해제됐는데요.

이동제한 조치를 겪은 두 마을이 남긴 것은 무엇인지, 조선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2015년 6월 6일, 순창군의 모습입니다.

마을은 통제됐고 사람들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습니다.

지금 이 시기 대한민국은 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로 곤욕을 겪고 있는데요.

마을 주민들은 모두 격리조치 됐습니다.

격리된 주민은 백 2명.

난생처음 겪는 이동 제한에 크고 작은 잡음이 나왔습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나가면 안 돼요? 가면 안 되느냐고. 내 맘대로 내가 가는데!"]

[인근 마을 주민/음성변조 : "순창은 (감염병이) 무섭지가 않았어요. 단 한 번도. 무서움이 없었는데 이건 너무 무서워, 지금. 애들도 불편하고 어휴 진짜."]

주민들은 14일 만에 자유를 찾았지만 농작물은 수확기를 놓쳤고, 그나마 수확한 농작물은 판로가 막혔습니다.

당시 농산물 사주기 운동이 이뤄졌고, 정부는 긴급 생계비를 지급했습니다.

메르스보다 전파력이 강한 코로나19 사태가 열 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곳은 이달 초 마을 주민들이 참석한 피로연이 열렸던 곳인데요,

이후 마을 주민들의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2주 동안 마을 전체가 격리됐습니다.

마을 주민들에게 격리가 어떤 시간이었는지 들어봤습니다.

[김춘자/양지마을 주민 : "겨우 마당만 나왔다 조금 한 시간 있다 들어가고 도로 들어가고…. 방에서 그냥 큰 죄인이야."]

2주 동안 힘들었지만, 주민 마흔네 명은 모두를 위해 불편을 감수했습니다.

[조합옥/양지마을 주민 : "아무래도 이제 막 돌아다니던 사람들은 불편하겠죠, 아무래도. 그래도 뭐 어떡합니까. 참아야지."]

[김귀선/양지마을 주민 : "기분 좋아요. 약도 떨어지려고 했는데 지금 병원에 가야 하는데 어쩌나 했더니 해제돼서 이제 가야겠어요."]

우려했던 추가 확진자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최진석/양지마을 이장 : "마을 주민들이 나이가 많으시고 이러다 보니까 확진자가 진짜 많이 나올 줄 알고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건강하셔서…."]

생필품과 성금 등 온정의 손길이 잇따랐고, 지역 농협 등이 농작물 수확을 도왔습니다.

전북에서 두 차례 이뤄진 마을 이동제한.

방역 지원은 물론, 생업을 하지 못한 주민을 위한 경제적, 심리적 지원도 뒤따라야 합니다.

[허성욱/정읍시보건소장 : "생계의 위협을 느낀다면서 약주를 드시면서 안 좋은 생각을 하신 분도 있었습니다. 정신 건강 심리 상담을 해줘서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언제든 반복될 수 있는 마을 이동제한, 꼼꼼한 사후 조사와 보완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조선우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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