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 배송 못 하면 불이익”…하루 420개 못 줄이는 이유는?
입력 2020.10.19 (19:23)
수정 2020.10.20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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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진택배에서 일하던 택배기사 김모 씨가 동료에게 문자까지 보내며 힘들다고 호소하다가 지난 12일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택배 현장에선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게 택배기사들의 증언입니다.
양예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숨진 김 씨가 배송을 맡았던 곳은 서울 성북로 일대, 동료에게 문자를 보낸 날, 이 곳에 배달해야했던 택배는 420개였습니다.
분류 작업만 7시간, 배달은 시간당 최대 40개로 잡아도 10시간 이상 걸리는 양입니다.
[故 김 씨 유가족/오늘 기자회견 : "(형과) 아침에 통하면 분류하고 있다. 바쁘다. 오후에 통하면 배송 중이다. 저녁에 통하면 아직 집에도 못 갔다."]
오전 7시에 출근한 김 씨가 무려 21시간을 일하고, 새벽 5시에 귀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윱니다.
[유성욱/전국택배노동조합 cj본부장 : "저희들이 걸음수로 측정해봤는데 cj기사 같은 경우 4백개 정도 배송하려면 5만보 정도 (걸어야한다) 한진은 cj기준보다 2배에서 3배정도 되는 (구역 넓어) 훨씬 더 많은 노동강도가 필요로 합니다."]
이런데도 하루 할당량을 줄이긴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택배사 대리점과 계약할 때, '건당'이 아닌, '구역당'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구역이 넓건 좁건 관계없이 시간이 아무리 걸리더라도, 당일물량은 당일 배송을 끝내야 합니다.
안 그러면 1년 뒤 계약을 갱신할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유성욱/전국택배노동조합 CJ본부장 : "업무 지표가 상당히 악화되고 그런 지표 악화되면/ 일년에 한번씩 계약을 하게 되는데 재계약을 거의 못하게 됩니다."]
불과 두달 전 택배없는 날까지 정하며 택배기사들의 과로를 줄이겠다고 공동선언까지 했던 정부와 택배사들.
잠한숨 못자고 새벽 4시 넘게까지 일하다 숨진 김 씨 앞에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촬영기자:조은경/영상편집:사명환
한진택배에서 일하던 택배기사 김모 씨가 동료에게 문자까지 보내며 힘들다고 호소하다가 지난 12일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택배 현장에선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게 택배기사들의 증언입니다.
양예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숨진 김 씨가 배송을 맡았던 곳은 서울 성북로 일대, 동료에게 문자를 보낸 날, 이 곳에 배달해야했던 택배는 420개였습니다.
분류 작업만 7시간, 배달은 시간당 최대 40개로 잡아도 10시간 이상 걸리는 양입니다.
[故 김 씨 유가족/오늘 기자회견 : "(형과) 아침에 통하면 분류하고 있다. 바쁘다. 오후에 통하면 배송 중이다. 저녁에 통하면 아직 집에도 못 갔다."]
오전 7시에 출근한 김 씨가 무려 21시간을 일하고, 새벽 5시에 귀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윱니다.
[유성욱/전국택배노동조합 cj본부장 : "저희들이 걸음수로 측정해봤는데 cj기사 같은 경우 4백개 정도 배송하려면 5만보 정도 (걸어야한다) 한진은 cj기준보다 2배에서 3배정도 되는 (구역 넓어) 훨씬 더 많은 노동강도가 필요로 합니다."]
이런데도 하루 할당량을 줄이긴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택배사 대리점과 계약할 때, '건당'이 아닌, '구역당'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구역이 넓건 좁건 관계없이 시간이 아무리 걸리더라도, 당일물량은 당일 배송을 끝내야 합니다.
안 그러면 1년 뒤 계약을 갱신할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유성욱/전국택배노동조합 CJ본부장 : "업무 지표가 상당히 악화되고 그런 지표 악화되면/ 일년에 한번씩 계약을 하게 되는데 재계약을 거의 못하게 됩니다."]
불과 두달 전 택배없는 날까지 정하며 택배기사들의 과로를 줄이겠다고 공동선언까지 했던 정부와 택배사들.
잠한숨 못자고 새벽 4시 넘게까지 일하다 숨진 김 씨 앞에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촬영기자:조은경/영상편집:사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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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0-10-20 08: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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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택배에서 일하던 택배기사 김모 씨가 동료에게 문자까지 보내며 힘들다고 호소하다가 지난 12일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택배 현장에선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게 택배기사들의 증언입니다.
양예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숨진 김 씨가 배송을 맡았던 곳은 서울 성북로 일대, 동료에게 문자를 보낸 날, 이 곳에 배달해야했던 택배는 420개였습니다.
분류 작업만 7시간, 배달은 시간당 최대 40개로 잡아도 10시간 이상 걸리는 양입니다.
[故 김 씨 유가족/오늘 기자회견 : "(형과) 아침에 통하면 분류하고 있다. 바쁘다. 오후에 통하면 배송 중이다. 저녁에 통하면 아직 집에도 못 갔다."]
오전 7시에 출근한 김 씨가 무려 21시간을 일하고, 새벽 5시에 귀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윱니다.
[유성욱/전국택배노동조합 cj본부장 : "저희들이 걸음수로 측정해봤는데 cj기사 같은 경우 4백개 정도 배송하려면 5만보 정도 (걸어야한다) 한진은 cj기준보다 2배에서 3배정도 되는 (구역 넓어) 훨씬 더 많은 노동강도가 필요로 합니다."]
이런데도 하루 할당량을 줄이긴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택배사 대리점과 계약할 때, '건당'이 아닌, '구역당'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구역이 넓건 좁건 관계없이 시간이 아무리 걸리더라도, 당일물량은 당일 배송을 끝내야 합니다.
안 그러면 1년 뒤 계약을 갱신할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유성욱/전국택배노동조합 CJ본부장 : "업무 지표가 상당히 악화되고 그런 지표 악화되면/ 일년에 한번씩 계약을 하게 되는데 재계약을 거의 못하게 됩니다."]
불과 두달 전 택배없는 날까지 정하며 택배기사들의 과로를 줄이겠다고 공동선언까지 했던 정부와 택배사들.
잠한숨 못자고 새벽 4시 넘게까지 일하다 숨진 김 씨 앞에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양예빈입니다.
촬영기자:조은경/영상편집:사명환
한진택배에서 일하던 택배기사 김모 씨가 동료에게 문자까지 보내며 힘들다고 호소하다가 지난 12일 숨진 채 발견됐다는 소식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택배 현장에선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는 게 택배기사들의 증언입니다.
양예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숨진 김 씨가 배송을 맡았던 곳은 서울 성북로 일대, 동료에게 문자를 보낸 날, 이 곳에 배달해야했던 택배는 420개였습니다.
분류 작업만 7시간, 배달은 시간당 최대 40개로 잡아도 10시간 이상 걸리는 양입니다.
[故 김 씨 유가족/오늘 기자회견 : "(형과) 아침에 통하면 분류하고 있다. 바쁘다. 오후에 통하면 배송 중이다. 저녁에 통하면 아직 집에도 못 갔다."]
오전 7시에 출근한 김 씨가 무려 21시간을 일하고, 새벽 5시에 귀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윱니다.
[유성욱/전국택배노동조합 cj본부장 : "저희들이 걸음수로 측정해봤는데 cj기사 같은 경우 4백개 정도 배송하려면 5만보 정도 (걸어야한다) 한진은 cj기준보다 2배에서 3배정도 되는 (구역 넓어) 훨씬 더 많은 노동강도가 필요로 합니다."]
이런데도 하루 할당량을 줄이긴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택배사 대리점과 계약할 때, '건당'이 아닌, '구역당'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구역이 넓건 좁건 관계없이 시간이 아무리 걸리더라도, 당일물량은 당일 배송을 끝내야 합니다.
안 그러면 1년 뒤 계약을 갱신할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겁니다.
[유성욱/전국택배노동조합 CJ본부장 : "업무 지표가 상당히 악화되고 그런 지표 악화되면/ 일년에 한번씩 계약을 하게 되는데 재계약을 거의 못하게 됩니다."]
불과 두달 전 택배없는 날까지 정하며 택배기사들의 과로를 줄이겠다고 공동선언까지 했던 정부와 택배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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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예빈 기자 yea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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