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 7억 톤 〉 흡수 4천만 톤…갈 길 먼 ‘순 배출 0’

입력 2020.11.04 (06:42) 수정 2020.11.04 (07:0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얼마 전 우리 정부는 2050년에는 탄소 중립, 그러니까 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맞추겠다는 목표를 선언했습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꼭 지켜야할 목표입니다만, 현재 탄소 배출 실태를 보면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계 최고 철강 기업으로 꼽히는 포스코의 포항 제철소입니다.

지난해 포스코의 연간 탄소 배출량은 8천만 톤을 넘어 국내 기업들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감축 노력은 하고 있지만, 좀처럼 배출량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제철소에서 100여m 떨어진 영일만에 우뚝 솟은 철 구조물이 보입니다.

이산화탄소를 해저 지층에 주입해 저장하는 시설입니다.

["이 시설이 2017년 당시에 국내 최초로 이산화탄소를 땅속 저장에 성공한..."]

당시 이산화탄소 100톤을 해저 약 800m 땅속에 주입했습니다.

그런데 2017년 포항 지진 이후 이곳에서의 탄소 주입은 중단됐습니다.

탄소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단층을 자극해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정부는 2030년에는 이러한 저장 설비를 이용해 연간 400만 톤의 탄소를 저장할 계획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주민들의 안전성을 고려해 새로운 저장소부터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권이균/공주대 지질환경과학과 : "국내에서는 최소 60km 이상 떨어진 원 해역에서 저장소를 탐사하고 있고, 시추해서 저장소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현재로서 사실상 유일한 탄소 흡수원은 숲입니다.

만 천여 개의 중소 공장이 모인 시화 산업 단지 옆으로 주거지와의 사이에 길게 뻗은 숲이 보입니다.

공단 조성 당시 공단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을 막기 위해 길이 3.2km, 폭 250m로 만든 차단 숲입니다.

연간 200톤 정도의 탄소를 흡수하지만, 그 양은 20층짜리 아파트 한 동에서 나오는 배출량 수준에 불과합니다.

[박찬열/박사/국립산림과학원 도시숲연구센터 : "숲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면적을 늘릴 수도 있고, 있는 숲을 더 잘 가꾸어서 건강하고 힘 있게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그런 숲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2017년 기준 국내 탄소 배출량은 7억 천만 톤, 반면 흡수량은 4천만 톤에 불과합니다.

흡수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탄소 중립을 이루려면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사회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박미주 이희문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배출 7억 톤 〉 흡수 4천만 톤…갈 길 먼 ‘순 배출 0’
    • 입력 2020-11-04 06:42:54
    • 수정2020-11-04 07:00:12
    뉴스광장 1부
[앵커]

얼마 전 우리 정부는 2050년에는 탄소 중립, 그러니까 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을 같게 맞추겠다는 목표를 선언했습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꼭 지켜야할 목표입니다만, 현재 탄소 배출 실태를 보면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이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세계 최고 철강 기업으로 꼽히는 포스코의 포항 제철소입니다.

지난해 포스코의 연간 탄소 배출량은 8천만 톤을 넘어 국내 기업들 가운데 가장 많습니다.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감축 노력은 하고 있지만, 좀처럼 배출량은 줄지 않고 있습니다.

제철소에서 100여m 떨어진 영일만에 우뚝 솟은 철 구조물이 보입니다.

이산화탄소를 해저 지층에 주입해 저장하는 시설입니다.

["이 시설이 2017년 당시에 국내 최초로 이산화탄소를 땅속 저장에 성공한..."]

당시 이산화탄소 100톤을 해저 약 800m 땅속에 주입했습니다.

그런데 2017년 포항 지진 이후 이곳에서의 탄소 주입은 중단됐습니다.

탄소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단층을 자극해 지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정부는 2030년에는 이러한 저장 설비를 이용해 연간 400만 톤의 탄소를 저장할 계획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주민들의 안전성을 고려해 새로운 저장소부터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권이균/공주대 지질환경과학과 : "국내에서는 최소 60km 이상 떨어진 원 해역에서 저장소를 탐사하고 있고, 시추해서 저장소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현재로서 사실상 유일한 탄소 흡수원은 숲입니다.

만 천여 개의 중소 공장이 모인 시화 산업 단지 옆으로 주거지와의 사이에 길게 뻗은 숲이 보입니다.

공단 조성 당시 공단에서 나오는 오염 물질을 막기 위해 길이 3.2km, 폭 250m로 만든 차단 숲입니다.

연간 200톤 정도의 탄소를 흡수하지만, 그 양은 20층짜리 아파트 한 동에서 나오는 배출량 수준에 불과합니다.

[박찬열/박사/국립산림과학원 도시숲연구센터 : "숲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면적을 늘릴 수도 있고, 있는 숲을 더 잘 가꾸어서 건강하고 힘 있게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그런 숲을 만들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2017년 기준 국내 탄소 배출량은 7억 천만 톤, 반면 흡수량은 4천만 톤에 불과합니다.

흡수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탄소 중립을 이루려면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사회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촬영기자:심규일/영상편집:박주연/그래픽:박미주 이희문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