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헬기로 뿌린 ASF 소독제…가습기 살균제 성분 들어있었다

입력 2020.11.06 (07:37) 수정 2020.11.06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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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시중에 판매되는 일부 손 소독제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사용됐다는 사실, 전해드렸는데요.

지난해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퍼지던 시기, 정부가 실시한 항공방제 약품에도 같은 성분이 들어있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 정부는 야생 멧돼지가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바이러스를 옮기는 걸 막기 위해 드론과 항공기로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에 대대적인 방역을 실시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늘에서 뿌려진 소독제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염화벤잘코늄'과 '디데실디메틸암모늄'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염화벤잘코늄'은 일부 손 소독제 제품에 사용돼 논란이 된 성분입니다.

폐와 눈, 피부가 손상될 뿐 아니라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실제로 피해가 나타났다고 주장합니다.

[이경구/경기도 파주시 파주어촌계장 : "실뱀장어하고 황복 같은 경우는 환경에 너무 예민하다 보니까 돼지 열병 방제하기 이전보다 어획량이 반 이상 줄었다고 봐야죠."]

올해 1월, 환경부의 임진강 수질 검사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박은정/경희대 부설 동서의학연구소 교수 : "다 축적이 되어서 분해가 되지 않아요. 분해되지 않는 물질들이 다시 생태계를 통해서 우리한테 노출될 수 있다는 그런 위험요소가 있는 거죠."]

농림부는 문제가 된 소독제를 사람이 접근하지 않는 지역에만 뿌렸고,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뿌려진 양만 2천 리터가 넘는 데다, 넓은 지역에 흩뿌려지는 방역 특성상 농림부 주장이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종윤/더불어민주당 의원 : "인체나 환경에 어떤 유해성이 나타났는지,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을 하고 난 다음에 주무 부처나 지자체에서 정확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환경단체는 임진강 일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영향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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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드론·헬기로 뿌린 ASF 소독제…가습기 살균제 성분 들어있었다
    • 입력 2020-11-06 07:37:58
    • 수정2020-11-06 07:4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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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달 시중에 판매되는 일부 손 소독제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사용됐다는 사실, 전해드렸는데요.

지난해 아프리카 돼지 열병이 퍼지던 시기, 정부가 실시한 항공방제 약품에도 같은 성분이 들어있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이유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말, 정부는 야생 멧돼지가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바이러스를 옮기는 걸 막기 위해 드론과 항공기로 경기도와 강원도 일대에 대대적인 방역을 실시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늘에서 뿌려진 소독제에 가습기 살균제 성분인 '염화벤잘코늄'과 '디데실디메틸암모늄'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염화벤잘코늄'은 일부 손 소독제 제품에 사용돼 논란이 된 성분입니다.

폐와 눈, 피부가 손상될 뿐 아니라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지역 주민들은 실제로 피해가 나타났다고 주장합니다.

[이경구/경기도 파주시 파주어촌계장 : "실뱀장어하고 황복 같은 경우는 환경에 너무 예민하다 보니까 돼지 열병 방제하기 이전보다 어획량이 반 이상 줄었다고 봐야죠."]

올해 1월, 환경부의 임진강 수질 검사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박은정/경희대 부설 동서의학연구소 교수 : "다 축적이 되어서 분해가 되지 않아요. 분해되지 않는 물질들이 다시 생태계를 통해서 우리한테 노출될 수 있다는 그런 위험요소가 있는 거죠."]

농림부는 문제가 된 소독제를 사람이 접근하지 않는 지역에만 뿌렸고,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뿌려진 양만 2천 리터가 넘는 데다, 넓은 지역에 흩뿌려지는 방역 특성상 농림부 주장이 무의미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종윤/더불어민주당 의원 : "인체나 환경에 어떤 유해성이 나타났는지, 피해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을 하고 난 다음에 주무 부처나 지자체에서 정확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환경단체는 임진강 일대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영향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이유민입니다.

촬영기자:황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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