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방수에 ‘비싼 정원용 자재’…예산 낭비?

입력 2020.11.06 (21:40) 수정 2020.11.06 (21: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광주도시공사가 아파트 옥상 방수를 하면서 정원을 꾸밀 때 쓰는 이른바 방근 자재를 사용해 입방아에 올랐습니다.

일반 방수자재보다 곱절이나 많은 예산이 들어갔기 때문인데 정작 옥상에는 나무 한그루 심지 않았고 애초에 그럴 계획도 없었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최송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광주시 산하 공기업인 광주도시공사가 운영하는 공공 임대 아파트입니다.

입구에 쌓인 자재를 아파트 옥상으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방수는 물론 식물 뿌리가 콘크리트로 파고드는 걸 막아주는 이른바 '방근' 시트입니다.

건축물 바닥에 나무를 심어 옥상정원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합니다.

[옥상 보수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굳이 옥상 정원을 안하는데…. 방근이 필요할까요?"]

방근 시트의 제곱미터당 시중 단가는 7만원 정도, 보통 3만원 대에 거래되는 방수 자재인 우레탄보다 2배 이상 비쌉니다.

광주도시공사는 지난해와 올해 임대 아파트 옥상 3곳에 이같은 방근 공사를 했습니다.

옥상 공사에 들어간 돈은 약 12억 원.

하지만 나무를 심은 아파트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임대아파트 관리소장 : "(옥상정원 계획이 있어요?) 아니오. 여기는 영구임대 아파트잖아요. 그래서 여러가지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아예 고려를 하지 않고있어요."]

계약 심사를 맡았던 광주시 감사위원회도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재검토를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원 조성 계획이 없는데 굳이 비싼 방근용 시트를 선택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였습니다.

하지만 도시공사 측이 방근용 자재를 고집해 공사가 이뤄졌다고 광주시 계약 담당자는 밝혔습니다.

[문완규/광주시 도시공사 주거복지처장 : "30년된 아파트다보니 콘크리트가 좀 부실해지잖아요. 그러면서 이런식으로 다 떠버린다는거죠. 이러면서 계속 누수가 되는거에요. 이걸 어떻게 잡을거냐. 이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거죠."]

이 때문에 자재 납품 의혹부터 전형적인 예산낭비라는 지적까지 터져 나옵니다.

[이정환/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 "사실 영구임대 아파트는 거기에 필요한 여러가지 예산들이 많아요. 거기에 전환해서 썼으면 훨씬 더 주민들한테 유리했을 텐데 그런 아쉬움이 큰거죠."]

광주시의회도 다음주로 예정된 도시공사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문제를 따지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최송현입니다.

촬영기자:김강용/영상편집:이성훈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옥상방수에 ‘비싼 정원용 자재’…예산 낭비?
    • 입력 2020-11-06 21:40:00
    • 수정2020-11-06 21:51:10
    뉴스9(광주)
[앵커]

광주도시공사가 아파트 옥상 방수를 하면서 정원을 꾸밀 때 쓰는 이른바 방근 자재를 사용해 입방아에 올랐습니다.

일반 방수자재보다 곱절이나 많은 예산이 들어갔기 때문인데 정작 옥상에는 나무 한그루 심지 않았고 애초에 그럴 계획도 없었습니다.

어떻게 된 걸까요?

최송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광주시 산하 공기업인 광주도시공사가 운영하는 공공 임대 아파트입니다.

입구에 쌓인 자재를 아파트 옥상으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방수는 물론 식물 뿌리가 콘크리트로 파고드는 걸 막아주는 이른바 '방근' 시트입니다.

건축물 바닥에 나무를 심어 옥상정원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합니다.

[옥상 보수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굳이 옥상 정원을 안하는데…. 방근이 필요할까요?"]

방근 시트의 제곱미터당 시중 단가는 7만원 정도, 보통 3만원 대에 거래되는 방수 자재인 우레탄보다 2배 이상 비쌉니다.

광주도시공사는 지난해와 올해 임대 아파트 옥상 3곳에 이같은 방근 공사를 했습니다.

옥상 공사에 들어간 돈은 약 12억 원.

하지만 나무를 심은 아파트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임대아파트 관리소장 : "(옥상정원 계획이 있어요?) 아니오. 여기는 영구임대 아파트잖아요. 그래서 여러가지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아예 고려를 하지 않고있어요."]

계약 심사를 맡았던 광주시 감사위원회도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재검토를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정원 조성 계획이 없는데 굳이 비싼 방근용 시트를 선택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였습니다.

하지만 도시공사 측이 방근용 자재를 고집해 공사가 이뤄졌다고 광주시 계약 담당자는 밝혔습니다.

[문완규/광주시 도시공사 주거복지처장 : "30년된 아파트다보니 콘크리트가 좀 부실해지잖아요. 그러면서 이런식으로 다 떠버린다는거죠. 이러면서 계속 누수가 되는거에요. 이걸 어떻게 잡을거냐. 이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거죠."]

이 때문에 자재 납품 의혹부터 전형적인 예산낭비라는 지적까지 터져 나옵니다.

[이정환/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 : "사실 영구임대 아파트는 거기에 필요한 여러가지 예산들이 많아요. 거기에 전환해서 썼으면 훨씬 더 주민들한테 유리했을 텐데 그런 아쉬움이 큰거죠."]

광주시의회도 다음주로 예정된 도시공사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이 문제를 따지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최송현입니다.

촬영기자:김강용/영상편집:이성훈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광주-주요뉴스

더보기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