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회식에 목맨 일본 정부?…‘전용 마스크’까지 등장

입력 2020.11.30 (18:10) 수정 2020.11.30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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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일본 정부는 '마스크 쓰고 회식해도 된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연말연시 모임과 약속을 자제해달라는 다른 나라들과는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글로벌ET> 은준수 기자와 얘기 이어가 보겠습니다.

일본도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중증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코로나19 중증환자가 29일을 기준으로 460명을 넘었습니다.

불과 2주 만에 두 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도 계속 2천 명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 도쿄도에서는 일요일(29일) 하루 4백 명대 감염환자가 새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였고, 집과 직장 등 일상생활 속 감염 또한 잇따랐습니다.

전문가들은 모든 연령층으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며, 사실상 3차 유행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 내 코로나 상황은 분명히 악화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데, 앞서 본 영상처럼 또 회식은 하라는 거잖아요?

[기자]

네, 방역 대책에 고심 중이라는 일본 정부는 마스크를 쓰고 회식해달라고 제안했습니다.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제안인데, 스가 총리가 전면에 나섰습니다.

[스가/일본 총리 : "여러분에게 '조용한 마스크 회식'을 하라고 요청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이 마스크 회식, 어떻게 하는 걸까요.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선보인 방법을 보면요.

음식을 먹을 때 마스크 한쪽만 내리고, 다 먹은 뒤에는 다시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가나가와현 지사까지 나서 '새로운 회식 매너다'. 이렇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쿠로이와 유우지/일본 가나가와현 지사/지난 8월 : "이것으로 충분히 즐겁습니다. 이렇게 하면 감염 위험을 훨씬 낮출 수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일본에선 '식사용 마스크'까지 등장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일본의 한 미술대학 학장은 손에 드는 마스크를 소개했습니다.

냅킨을 커튼처럼 내린 상태에서 식사하는 방법을 시연한 외식업체도 있었습니다.

[앵커]

음식 먹을 때 빼고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려라, 사실 이건 당연한 얘기 아닌가요?

정말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일단 실효성엔 물음표가 달렸습니다.

일본 보건 전문가들은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면 오히려 마스크 안쪽이 더 오염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국립감염증 연구소가 조사한 '술자리' 집단 감염 사례도 있습니다.

한 식당에 7명이 모여 회식했습니다.

이 가운데 한 명이 코로나19 감염자였는데, 술자리 이후 4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기존 확진자와 대각선으로 멀리 떨어져 있던 2명만 빗겨갔습니다.

[다구치 마스미/의사 : "(코로나19) 감염 원인이 밝혀진 사람들 대부분이 회식입니다. 정말 놀랄 정도로 감염 원인이 회식인 분들이 많습니다."]

연구소는 환기가 잘 이뤄지지 않은 실내에서 오랜 시간 앉아 있는 만큼 감염 우려가 커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마스크 회식에 대한 일본 내 여론은 어떤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이해한다'는 반응도 있지만, '마스크 회식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 이런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최근 일본 기업 8천여 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90% 가까이가 송년회와 신년회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상황이 이런데도 일본 정부는 모임이나 약속을 미뤄달라, 자제해달라, 아직도 이런 요청을 하지 않고 있다고요?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네, 방역보다 경제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경기 부양책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일본 경제, 3분기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막대한 돈 풀기가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 사람에 10만엔, 우리 돈 100만 원가량을 재난지원금으로 줬고, 여행비와 숙박비, 외식비도 지원했습니다.

실제로 올 3분기 일본인들이 국내 여행에서 쓴 돈은 2조 9천억 엔 우리 돈 31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하긴 했지만, 전 분기인 83% 감소와 비교하면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여행, 외식 지원책은 감염 상황이 심각한 일부 지역만 일시적으로 중단했고, 도쿄를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선 계속 시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제대로 된' 마스크 쓰기도 중요하겠지만 일본인들이 느끼는 위기감에 대해서 일본 정부도 좀 더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은준수 기자,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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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1-30 18:10:35
    • 수정2020-11-30 18:29:33
    통합뉴스룸ET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일본 정부는 '마스크 쓰고 회식해도 된다'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연말연시 모임과 약속을 자제해달라는 다른 나라들과는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글로벌ET> 은준수 기자와 얘기 이어가 보겠습니다.

일본도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심상치 않습니다.

중증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코로나19 중증환자가 29일을 기준으로 460명을 넘었습니다.

불과 2주 만에 두 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하루 신규 확진자도 계속 2천 명대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 도쿄도에서는 일요일(29일) 하루 4백 명대 감염환자가 새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였고, 집과 직장 등 일상생활 속 감염 또한 잇따랐습니다.

전문가들은 모든 연령층으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며, 사실상 3차 유행에 접어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일본 내 코로나 상황은 분명히 악화하고 있는 걸로 보이는데, 앞서 본 영상처럼 또 회식은 하라는 거잖아요?

[기자]

네, 방역 대책에 고심 중이라는 일본 정부는 마스크를 쓰고 회식해달라고 제안했습니다.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제안인데, 스가 총리가 전면에 나섰습니다.

[스가/일본 총리 : "여러분에게 '조용한 마스크 회식'을 하라고 요청하고 싶습니다."]

그러면 이 마스크 회식, 어떻게 하는 걸까요.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선보인 방법을 보면요.

음식을 먹을 때 마스크 한쪽만 내리고, 다 먹은 뒤에는 다시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가나가와현 지사까지 나서 '새로운 회식 매너다'. 이렇게 강조하고 있습니다.

[쿠로이와 유우지/일본 가나가와현 지사/지난 8월 : "이것으로 충분히 즐겁습니다. 이렇게 하면 감염 위험을 훨씬 낮출 수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일본에선 '식사용 마스크'까지 등장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일본의 한 미술대학 학장은 손에 드는 마스크를 소개했습니다.

냅킨을 커튼처럼 내린 상태에서 식사하는 방법을 시연한 외식업체도 있었습니다.

[앵커]

음식 먹을 때 빼고 마스크로 코와 입을 가려라, 사실 이건 당연한 얘기 아닌가요?

정말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겁니까?

[기자]

네, 일단 실효성엔 물음표가 달렸습니다.

일본 보건 전문가들은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면 오히려 마스크 안쪽이 더 오염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국립감염증 연구소가 조사한 '술자리' 집단 감염 사례도 있습니다.

한 식당에 7명이 모여 회식했습니다.

이 가운데 한 명이 코로나19 감염자였는데, 술자리 이후 4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기존 확진자와 대각선으로 멀리 떨어져 있던 2명만 빗겨갔습니다.

[다구치 마스미/의사 : "(코로나19) 감염 원인이 밝혀진 사람들 대부분이 회식입니다. 정말 놀랄 정도로 감염 원인이 회식인 분들이 많습니다."]

연구소는 환기가 잘 이뤄지지 않은 실내에서 오랜 시간 앉아 있는 만큼 감염 우려가 커진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마스크 회식에 대한 일본 내 여론은 어떤지도 궁금한데요?

[기자]

'이해한다'는 반응도 있지만, '마스크 회식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 이런 의견이 대부분입니다.

최근 일본 기업 8천여 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90% 가까이가 송년회와 신년회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상황이 이런데도 일본 정부는 모임이나 약속을 미뤄달라, 자제해달라, 아직도 이런 요청을 하지 않고 있다고요?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네, 방역보다 경제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경기 부양책을 포기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일본 경제, 3분기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막대한 돈 풀기가 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한 사람에 10만엔, 우리 돈 100만 원가량을 재난지원금으로 줬고, 여행비와 숙박비, 외식비도 지원했습니다.

실제로 올 3분기 일본인들이 국내 여행에서 쓴 돈은 2조 9천억 엔 우리 돈 31조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감소하긴 했지만, 전 분기인 83% 감소와 비교하면 확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 여행, 외식 지원책은 감염 상황이 심각한 일부 지역만 일시적으로 중단했고, 도쿄를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선 계속 시행하고 있습니다.

[앵커]

'제대로 된' 마스크 쓰기도 중요하겠지만 일본인들이 느끼는 위기감에 대해서 일본 정부도 좀 더 고민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은준수 기자, 오늘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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