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경쟁을 넘어 인종차별에 맞선 선수들

입력 2020.12.11 (10:49) 수정 2020.12.1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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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럽 축구 챔피언스리그에서 심판의 인종차별 발언으로 경기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에 맞서 양 팀 선수들이 보여준 행동은 승패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는데요.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현지시간 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챔피언스리그 H조 최종전.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팀과 터키 바샥세히르 팀이 맞붙었는데요.

경기 시작 10여 분 만에 옐로카드가 두 장 나올 만큼 치열했던 경기.

문제의 사건은 전반 13분에 일어났습니다.

파리 생제르맹 수비수 프레스넬 킴펨베의 거친 태클에 바샥세히르의 프레드릭 굴브란드 선수가 넘어졌습니다.

선수가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자 반칙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졌는데요.

주심이 정확한 판정을 위해 벤치로 들어오던 때 바샥세히르 벤치에서 뜻밖의 항의가 시작됐습니다.

["왜 흑인이라고 합니까? 왜 흑인이라는 말을 썼느냐고요!"]

무관중 경기였던 탓에 대기심이 주심에게 '저기 '검은 사람'이 누군지 확인해 보라'고 무선마이크로 말한 것 바샥세히르의 벤치까지 들렸던 겁니다.

주심이 거칠게 항의하는 웨보 코치를 퇴장시키고 경기를 재개하려 하자, 이번엔 양측 선수들의 항의가 이어졌습니다.

[뎀바 바/바샥세히르 공격수 : "백인을 말할 때 '하얀 사람'이라고 말합니까? '이 사람'이라고 말하죠. 왜 흑인은 '검은 사람'이라고 말합니까?"]

결국, 10여 분 동안 혼란의 벌어진 뒤 두 팀 선수들이 모두 경기장에서 철수하면서 경기는 중단됐습니다.

몇 시간 뒤 바샥세히르 구단은 트위터 계정에 '인종 차별에 반대를 외치세요'라는 메시지를 내걸었습니다.

파리 생제르맹 구단 역시 트위터를 통해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 행위도 따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유럽축구연맹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는다고 항의했고 프랑스 체육 장관도 선수들의 결단력 있는 행동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록사나 머러치네아누/프랑스 체육 장관 : "프랑스에서 누군가를 피부색으로 지칭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다른 국가는 몰라도 여기에선 절대 안 됩니다. 선수들의 행동이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축구연맹은 공식 성명을 내고 심판의 인종차별 발언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약속했는데요,

중단된 경기는 다음날인 10일 논란이 된 대기심을 교체하고 다시 치러졌습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몸을 푸는 선수들이 눈에 띄었고 경기장 곳곳에도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양측 선수들은 한쪽 무릎을 꿇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세리머니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재경기는 5-1로 파리 생제르맹이 승리를 거뒀습니다.

양팀 감독들은 승패를 넘어 선수들이 상대 팀과 힘을 합쳐 보여준 용감한 행동이 자랑스럽다고 평가했습니다.

[토마스 투헬/파리 생제르맹 감독 : "축구와 스포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선수들이 자신감 있는 결정이었고, 이번 재경기는 그들이 경기와 스포츠를 사랑하고, 존중했기에 가능했습니다. 훌륭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줬습니다."]

생제르맹의 회장은 전날 경기에서 퇴장 당한 바샥세히르 팀 웨보 코치에게 등번호 9번과 이름이 새겨진 파리 생제르맹 유니폼을 선물해 훈훈함을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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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경쟁을 넘어 인종차별에 맞선 선수들
    • 입력 2020-12-11 10:49:03
    • 수정2020-12-11 11:02:57
    지구촌뉴스
[앵커]

유럽 축구 챔피언스리그에서 심판의 인종차별 발언으로 경기 중단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에 맞서 양 팀 선수들이 보여준 행동은 승패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는데요.

<지구촌인>에서 살펴보시죠.

[리포트]

현지시간 9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챔피언스리그 H조 최종전.

프랑스 파리 생제르맹 팀과 터키 바샥세히르 팀이 맞붙었는데요.

경기 시작 10여 분 만에 옐로카드가 두 장 나올 만큼 치열했던 경기.

문제의 사건은 전반 13분에 일어났습니다.

파리 생제르맹 수비수 프레스넬 킴펨베의 거친 태클에 바샥세히르의 프레드릭 굴브란드 선수가 넘어졌습니다.

선수가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자 반칙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졌는데요.

주심이 정확한 판정을 위해 벤치로 들어오던 때 바샥세히르 벤치에서 뜻밖의 항의가 시작됐습니다.

["왜 흑인이라고 합니까? 왜 흑인이라는 말을 썼느냐고요!"]

무관중 경기였던 탓에 대기심이 주심에게 '저기 '검은 사람'이 누군지 확인해 보라'고 무선마이크로 말한 것 바샥세히르의 벤치까지 들렸던 겁니다.

주심이 거칠게 항의하는 웨보 코치를 퇴장시키고 경기를 재개하려 하자, 이번엔 양측 선수들의 항의가 이어졌습니다.

[뎀바 바/바샥세히르 공격수 : "백인을 말할 때 '하얀 사람'이라고 말합니까? '이 사람'이라고 말하죠. 왜 흑인은 '검은 사람'이라고 말합니까?"]

결국, 10여 분 동안 혼란의 벌어진 뒤 두 팀 선수들이 모두 경기장에서 철수하면서 경기는 중단됐습니다.

몇 시간 뒤 바샥세히르 구단은 트위터 계정에 '인종 차별에 반대를 외치세요'라는 메시지를 내걸었습니다.

파리 생제르맹 구단 역시 트위터를 통해 어떤 형태의 인종차별 행위도 따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유럽축구연맹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는다고 항의했고 프랑스 체육 장관도 선수들의 결단력 있는 행동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록사나 머러치네아누/프랑스 체육 장관 : "프랑스에서 누군가를 피부색으로 지칭하는 일은 있을 수 없습니다. 다른 국가는 몰라도 여기에선 절대 안 됩니다. 선수들의 행동이 옳았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축구연맹은 공식 성명을 내고 심판의 인종차별 발언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약속했는데요,

중단된 경기는 다음날인 10일 논란이 된 대기심을 교체하고 다시 치러졌습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몸을 푸는 선수들이 눈에 띄었고 경기장 곳곳에도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양측 선수들은 한쪽 무릎을 꿇고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세리머니로 경기를 시작했습니다.

재경기는 5-1로 파리 생제르맹이 승리를 거뒀습니다.

양팀 감독들은 승패를 넘어 선수들이 상대 팀과 힘을 합쳐 보여준 용감한 행동이 자랑스럽다고 평가했습니다.

[토마스 투헬/파리 생제르맹 감독 : "축구와 스포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선수들이 자신감 있는 결정이었고, 이번 재경기는 그들이 경기와 스포츠를 사랑하고, 존중했기에 가능했습니다. 훌륭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줬습니다."]

생제르맹의 회장은 전날 경기에서 퇴장 당한 바샥세히르 팀 웨보 코치에게 등번호 9번과 이름이 새겨진 파리 생제르맹 유니폼을 선물해 훈훈함을 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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