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담병원 된 공공병원…취약계층 ‘의료공백’ 우려

입력 2020.12.15 (07:41) 수정 2020.12.15 (07:47)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정부는 공공병원들을 우선적으로 동원해 치료에 나서고 있는데요.

문제는 공공병원을 주로 이용해오던 취약계층 일반 환자들입니다.

응급환자 이송에도 어려움이 생기고 있습니다.

신선민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주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지정된 서울시 동부병원, 전담 병상 확보를 위해 입원 환자 150여 명이 퇴원 조치됐습니다.

중증환자 8명도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김석연/서울시 동부병원 원장 : "사실 노숙자인이나 의료급여 환자들이 다 퇴원하고 진료를 받을 데가 없습니다. 그런 분들의 진료를 어느 정도 저희가 포기하고 코로나(치료)에 뛰어든 거기 때문에…"]

코로나19 환자 병상 확보를 위해 이렇게 정부가 전담병원으로 지정한 공공병원은 전국에 43개, 병상 확보와 코로나 치료에 전념하면서 일반 진료는 거의 보지 못하는 상탭니다.

그러다보니 공공병원밖에 이용할 수 없는 취약계층 환자들의 피해가 큽니다.

서울의 경우 노숙인을 무료로 치료하는 공공병원 6곳 모두 코로나19 전담 병원이 되면서, 일부 노숙인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중간에 퇴원하는 일도 생겼습니다.

[김OO/노숙인 : "재활치료 때문에 지난달 20일쯤 입원을 했어요. 코로나 지정병원으로 바뀐다고 해서 24일쯤 퇴원한 걸로 기억하거든요. 병실 공사를 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막막한 상태죠."]

응급 환자 이송에도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공공병원들이 코로나 환자 외 일반 환자들을 받을 수 없는 형편이 되면서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서울 OO소방서 구급팀 관계자/음성변조 : "이송이 1시간도 안 걸리고 수월했었는데, 지금 공공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취약계층 이송할 수 있는 시간이 길게는 2~3시간씩 걸리고 있습니다."]

환자를 돌려보내야 하는 병원 측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집니다.

전담병원으로 지정됐지만, 추가 인력 지원도 없기 때문입니다.

[박신웅/서울시 동부병원 응급실장 : "환자가 갑자기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커버(담당)하는 한계가 있다 보니까 저희도 마냥 편하게만 수용할 수도 없는 부분이고…"]

의료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코로나 과부하로 다른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자원 배분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때라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 조영천/영상편집:신선미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코로나 전담병원 된 공공병원…취약계층 ‘의료공백’ 우려
    • 입력 2020-12-15 07:41:14
    • 수정2020-12-15 07:47:24
    뉴스광장
[앵커]

코로나19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리면서 정부는 공공병원들을 우선적으로 동원해 치료에 나서고 있는데요.

문제는 공공병원을 주로 이용해오던 취약계층 일반 환자들입니다.

응급환자 이송에도 어려움이 생기고 있습니다.

신선민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지난주 코로나19 전담 병원으로 지정된 서울시 동부병원, 전담 병상 확보를 위해 입원 환자 150여 명이 퇴원 조치됐습니다.

중증환자 8명도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김석연/서울시 동부병원 원장 : "사실 노숙자인이나 의료급여 환자들이 다 퇴원하고 진료를 받을 데가 없습니다. 그런 분들의 진료를 어느 정도 저희가 포기하고 코로나(치료)에 뛰어든 거기 때문에…"]

코로나19 환자 병상 확보를 위해 이렇게 정부가 전담병원으로 지정한 공공병원은 전국에 43개, 병상 확보와 코로나 치료에 전념하면서 일반 진료는 거의 보지 못하는 상탭니다.

그러다보니 공공병원밖에 이용할 수 없는 취약계층 환자들의 피해가 큽니다.

서울의 경우 노숙인을 무료로 치료하는 공공병원 6곳 모두 코로나19 전담 병원이 되면서, 일부 노숙인들이 치료를 받지 못하고 중간에 퇴원하는 일도 생겼습니다.

[김OO/노숙인 : "재활치료 때문에 지난달 20일쯤 입원을 했어요. 코로나 지정병원으로 바뀐다고 해서 24일쯤 퇴원한 걸로 기억하거든요. 병실 공사를 해야 한다는 것 때문에. 막막한 상태죠."]

응급 환자 이송에도 빨간 불이 켜졌습니다.

공공병원들이 코로나 환자 외 일반 환자들을 받을 수 없는 형편이 되면서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서울 OO소방서 구급팀 관계자/음성변조 : "이송이 1시간도 안 걸리고 수월했었는데, 지금 공공병원이 문을 닫으면서 취약계층 이송할 수 있는 시간이 길게는 2~3시간씩 걸리고 있습니다."]

환자를 돌려보내야 하는 병원 측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집니다.

전담병원으로 지정됐지만, 추가 인력 지원도 없기 때문입니다.

[박신웅/서울시 동부병원 응급실장 : "환자가 갑자기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커버(담당)하는 한계가 있다 보니까 저희도 마냥 편하게만 수용할 수도 없는 부분이고…"]

의료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코로나 과부하로 다른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자원 배분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할 때라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 조영천/영상편집:신선미
▶ ‘ 코로나19 현황과 대응’ 최신 기사 보기
http://news.kbs.co.kr/news/list.do?icd=19588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