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에 기자가 출하해봤더니…경매가의 비밀
입력 2020.12.18 (21:48)
수정 2020.12.18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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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급작스런 한파로 최근 일주일새 배춧값이 20%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농산물 가격이 이렇게 오르면 농민들의 수익도 같이 오를까요??
KBS 기자가 직접 채소를 출하해 도매시장 경매에 내놨는데요.
낙찰가, 과연 소비자들이 산 가격의 어느 정도였을까요??
김효신 기잡니다.
[리포트]
강원도 고랭지에서 배추 뽑는 날, 기자도 농민들을 거들어 함께 배추를 손질하고 출하에 참여했습니다.
["(이거 하나 떼야죠?) 안 떼도 돼요."]
배추와 함께 감자도 준비합니다.
오늘 저희가 출하할 감자는 1800킬로그램 분량입니다.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한 밭에서 난 감자를 선별기를 통해서 크기를 고른 뒤, 도매시장에 직접 출하해 볼 예정입니다.
배추를 크기에 따라 분류해 상자에 담아 트럭에 싣는 데만 반나절…
트럭을 타고 150Km 달려가 서울 가락시장에 도착했습니다.
저녁 8시 시작된 감자경매.
경매사는 상인들에게 높은 가격을 써내라고 끊임없이 독려합니다.
["돈 주고 사시라니까! 돈 주고 사라는데 끝까지 안 쓰시네!! 아, 깐족거리네 또. 욕 나올 뻔 했네."]
드디어 기자가 출하한 감자 차례.
손에 땀나는 긴장 속에서 순서를 기다렸지만 경매는 순식간에 끝나버렸습니다.
가격은 어떨까?
도매법인 3곳에 같은날 나눠 출하했지만 감자 한 상자 낙찰가가 7천원부터 3만원대까지 4.5배나 차이가 납니다.
배추 가격 차이 역시 2배 가까이 벌어집니다.
품질은 비슷한데도 도매법인마다, 경매사마다 가격이 제멋대로인 것입니다.
[가락시장 출하 농민/음성변조 : "그냥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하는 거예요. 어떨 때는 진짜 솔직한 얘기로 5톤 한 차 보내면 운반비를 보태서 보내줄 때도 있어요. 많아요. 그게."]
그럼, 취재팀은 얼마나 수익을 얻었을까?
기자가 출하한 배추 400여 상자의 경매 가격은 약 276만 원.
여기서 운반비와 도매법인 수수료, 하차비 등으로 나간 돈은 66만 원.
1차 유통비용만 23%나 됩니다.
종자값부터 인건비 등 영농비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밑지는 장사를 한 겁니다.
기자가 감자를 싸게 판 이 날에도, 소비자들은 비싸게 사먹었습니다.
취재진에 경매에서 받은 감자의 평균가격은 상자당 2만원 대.
같은 날 소비자 가격은 그 두 배가 넘었습니다.
[소비자 : "요즘에는 안 싸요. (왜 그럴까요?) 마트나 별 차이 없어요. 중간상인들이 이렇게 해서 비싸진 건가? 왜 이렇게 비싸냐? 사실은 그렇게 싸지도 않다니까요."]
농민도 소비자도 겉도는 농산물 유통구조, 그들이 보다 더 가격 결정의 힘을 갖도록 바꿔야 할 땝니다.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영상편집:이성훈
▼농산물 경매, 투명하고 공정할까…1초 낙찰에 1:1 경매도▼
[앵커]
같은 상품인데도 천차만별인 낙찰가 외에도 이상한 점은 또 있습니다.
심지어 1초 만에 끝나고, 또 중도매인 1명만이 참여하는 등 경매로 보기 어려운 거래가 적지 않았는데요.
합리적 가격 결정을 가로막는 경매제도의 실태, 윤주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취재팀이 도매시장에서 직접 출하한 감자의 경매 순서를 기다립니다.
드이어 경매가 시작됩니다.
불과 6초 만에 끝나버립니다.
농민들이 정성 들여 재배하고 수확한 농산물 가격이 단 몇 초 만에 결정된 겁니다.
실제로 지난 9월 서울 가락시장에서 경매된 과일과 채소 13가지 품목, 22만 9천여 건 가운데 30%가량이 3초 만에 끝났습니다.
심지어 1초 만에 경매가 끝난 건수도 8천 건이 넘었습니다.
1초 경매는 경매사가 호가를 부르자마자 낙찰 버튼을 눌러야 가능한 일입니다.
[김학종/농민 : "사전에 '야, 이거 너 얼마에 찍으면 바로 너한테 줄게'해서 충분히 담합이 가능하다. 경매사하고 중도매인하고..."]
또 중도매인 1명만 참여한 1:1 경매, 그러니까 경매로 보기 어려운 거래도 지난해 가락시장에서만 24만 건이나 됐습니다.
[이현구/한국농산물중도매인협회장 : "당사자 중도매인하고 사전 얘기가 됐죠. 사전 얘기가 됐겠죠. 그게 비리의 온상인 거죠."]
경매를 주관하는 도매시장법인 측은 물량이 많아 어쩔 수 없고 경매를 빨리 진행한다고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청과 임원/음성변조/경매사 출신 : "1초, 2초 이내에 경매 안 하면 하루 종일 경매해야 되고요. 시간이, 건수가 많아서."]
가락시장을 관리하는 서울농수산식품공사가 최근 경매사가 응찰자를 알 수 없도록 경매 절차를 개선했습니다.
그러나 도매시장법인들은 법적 대응으로 맞서며 이 제도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공영 도매시장은 '경매 참여자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위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시장 운영 체제를 혁신해야 합니다.
KBS 뉴스 윤주성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영상편집:이성훈
급작스런 한파로 최근 일주일새 배춧값이 20%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농산물 가격이 이렇게 오르면 농민들의 수익도 같이 오를까요??
KBS 기자가 직접 채소를 출하해 도매시장 경매에 내놨는데요.
낙찰가, 과연 소비자들이 산 가격의 어느 정도였을까요??
김효신 기잡니다.
[리포트]
강원도 고랭지에서 배추 뽑는 날, 기자도 농민들을 거들어 함께 배추를 손질하고 출하에 참여했습니다.
["(이거 하나 떼야죠?) 안 떼도 돼요."]
배추와 함께 감자도 준비합니다.
오늘 저희가 출하할 감자는 1800킬로그램 분량입니다.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한 밭에서 난 감자를 선별기를 통해서 크기를 고른 뒤, 도매시장에 직접 출하해 볼 예정입니다.
배추를 크기에 따라 분류해 상자에 담아 트럭에 싣는 데만 반나절…
트럭을 타고 150Km 달려가 서울 가락시장에 도착했습니다.
저녁 8시 시작된 감자경매.
경매사는 상인들에게 높은 가격을 써내라고 끊임없이 독려합니다.
["돈 주고 사시라니까! 돈 주고 사라는데 끝까지 안 쓰시네!! 아, 깐족거리네 또. 욕 나올 뻔 했네."]
드디어 기자가 출하한 감자 차례.
손에 땀나는 긴장 속에서 순서를 기다렸지만 경매는 순식간에 끝나버렸습니다.
가격은 어떨까?
도매법인 3곳에 같은날 나눠 출하했지만 감자 한 상자 낙찰가가 7천원부터 3만원대까지 4.5배나 차이가 납니다.
배추 가격 차이 역시 2배 가까이 벌어집니다.
품질은 비슷한데도 도매법인마다, 경매사마다 가격이 제멋대로인 것입니다.
[가락시장 출하 농민/음성변조 : "그냥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하는 거예요. 어떨 때는 진짜 솔직한 얘기로 5톤 한 차 보내면 운반비를 보태서 보내줄 때도 있어요. 많아요. 그게."]
그럼, 취재팀은 얼마나 수익을 얻었을까?
기자가 출하한 배추 400여 상자의 경매 가격은 약 276만 원.
여기서 운반비와 도매법인 수수료, 하차비 등으로 나간 돈은 66만 원.
1차 유통비용만 23%나 됩니다.
종자값부터 인건비 등 영농비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밑지는 장사를 한 겁니다.
기자가 감자를 싸게 판 이 날에도, 소비자들은 비싸게 사먹었습니다.
취재진에 경매에서 받은 감자의 평균가격은 상자당 2만원 대.
같은 날 소비자 가격은 그 두 배가 넘었습니다.
[소비자 : "요즘에는 안 싸요. (왜 그럴까요?) 마트나 별 차이 없어요. 중간상인들이 이렇게 해서 비싸진 건가? 왜 이렇게 비싸냐? 사실은 그렇게 싸지도 않다니까요."]
농민도 소비자도 겉도는 농산물 유통구조, 그들이 보다 더 가격 결정의 힘을 갖도록 바꿔야 할 땝니다.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영상편집:이성훈
▼농산물 경매, 투명하고 공정할까…1초 낙찰에 1:1 경매도▼
[앵커]
같은 상품인데도 천차만별인 낙찰가 외에도 이상한 점은 또 있습니다.
심지어 1초 만에 끝나고, 또 중도매인 1명만이 참여하는 등 경매로 보기 어려운 거래가 적지 않았는데요.
합리적 가격 결정을 가로막는 경매제도의 실태, 윤주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취재팀이 도매시장에서 직접 출하한 감자의 경매 순서를 기다립니다.
드이어 경매가 시작됩니다.
불과 6초 만에 끝나버립니다.
농민들이 정성 들여 재배하고 수확한 농산물 가격이 단 몇 초 만에 결정된 겁니다.
실제로 지난 9월 서울 가락시장에서 경매된 과일과 채소 13가지 품목, 22만 9천여 건 가운데 30%가량이 3초 만에 끝났습니다.
심지어 1초 만에 경매가 끝난 건수도 8천 건이 넘었습니다.
1초 경매는 경매사가 호가를 부르자마자 낙찰 버튼을 눌러야 가능한 일입니다.
[김학종/농민 : "사전에 '야, 이거 너 얼마에 찍으면 바로 너한테 줄게'해서 충분히 담합이 가능하다. 경매사하고 중도매인하고..."]
또 중도매인 1명만 참여한 1:1 경매, 그러니까 경매로 보기 어려운 거래도 지난해 가락시장에서만 24만 건이나 됐습니다.
[이현구/한국농산물중도매인협회장 : "당사자 중도매인하고 사전 얘기가 됐죠. 사전 얘기가 됐겠죠. 그게 비리의 온상인 거죠."]
경매를 주관하는 도매시장법인 측은 물량이 많아 어쩔 수 없고 경매를 빨리 진행한다고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청과 임원/음성변조/경매사 출신 : "1초, 2초 이내에 경매 안 하면 하루 종일 경매해야 되고요. 시간이, 건수가 많아서."]
가락시장을 관리하는 서울농수산식품공사가 최근 경매사가 응찰자를 알 수 없도록 경매 절차를 개선했습니다.
그러나 도매시장법인들은 법적 대응으로 맞서며 이 제도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공영 도매시장은 '경매 참여자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위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시장 운영 체제를 혁신해야 합니다.
KBS 뉴스 윤주성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영상편집:이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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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매시장에 기자가 출하해봤더니…경매가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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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0-12-18 21:48:02
- 수정2020-12-18 22:09:03
[앵커]
급작스런 한파로 최근 일주일새 배춧값이 20%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농산물 가격이 이렇게 오르면 농민들의 수익도 같이 오를까요??
KBS 기자가 직접 채소를 출하해 도매시장 경매에 내놨는데요.
낙찰가, 과연 소비자들이 산 가격의 어느 정도였을까요??
김효신 기잡니다.
[리포트]
강원도 고랭지에서 배추 뽑는 날, 기자도 농민들을 거들어 함께 배추를 손질하고 출하에 참여했습니다.
["(이거 하나 떼야죠?) 안 떼도 돼요."]
배추와 함께 감자도 준비합니다.
오늘 저희가 출하할 감자는 1800킬로그램 분량입니다.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한 밭에서 난 감자를 선별기를 통해서 크기를 고른 뒤, 도매시장에 직접 출하해 볼 예정입니다.
배추를 크기에 따라 분류해 상자에 담아 트럭에 싣는 데만 반나절…
트럭을 타고 150Km 달려가 서울 가락시장에 도착했습니다.
저녁 8시 시작된 감자경매.
경매사는 상인들에게 높은 가격을 써내라고 끊임없이 독려합니다.
["돈 주고 사시라니까! 돈 주고 사라는데 끝까지 안 쓰시네!! 아, 깐족거리네 또. 욕 나올 뻔 했네."]
드디어 기자가 출하한 감자 차례.
손에 땀나는 긴장 속에서 순서를 기다렸지만 경매는 순식간에 끝나버렸습니다.
가격은 어떨까?
도매법인 3곳에 같은날 나눠 출하했지만 감자 한 상자 낙찰가가 7천원부터 3만원대까지 4.5배나 차이가 납니다.
배추 가격 차이 역시 2배 가까이 벌어집니다.
품질은 비슷한데도 도매법인마다, 경매사마다 가격이 제멋대로인 것입니다.
[가락시장 출하 농민/음성변조 : "그냥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하는 거예요. 어떨 때는 진짜 솔직한 얘기로 5톤 한 차 보내면 운반비를 보태서 보내줄 때도 있어요. 많아요. 그게."]
그럼, 취재팀은 얼마나 수익을 얻었을까?
기자가 출하한 배추 400여 상자의 경매 가격은 약 276만 원.
여기서 운반비와 도매법인 수수료, 하차비 등으로 나간 돈은 66만 원.
1차 유통비용만 23%나 됩니다.
종자값부터 인건비 등 영농비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밑지는 장사를 한 겁니다.
기자가 감자를 싸게 판 이 날에도, 소비자들은 비싸게 사먹었습니다.
취재진에 경매에서 받은 감자의 평균가격은 상자당 2만원 대.
같은 날 소비자 가격은 그 두 배가 넘었습니다.
[소비자 : "요즘에는 안 싸요. (왜 그럴까요?) 마트나 별 차이 없어요. 중간상인들이 이렇게 해서 비싸진 건가? 왜 이렇게 비싸냐? 사실은 그렇게 싸지도 않다니까요."]
농민도 소비자도 겉도는 농산물 유통구조, 그들이 보다 더 가격 결정의 힘을 갖도록 바꿔야 할 땝니다.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영상편집:이성훈
▼농산물 경매, 투명하고 공정할까…1초 낙찰에 1:1 경매도▼
[앵커]
같은 상품인데도 천차만별인 낙찰가 외에도 이상한 점은 또 있습니다.
심지어 1초 만에 끝나고, 또 중도매인 1명만이 참여하는 등 경매로 보기 어려운 거래가 적지 않았는데요.
합리적 가격 결정을 가로막는 경매제도의 실태, 윤주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취재팀이 도매시장에서 직접 출하한 감자의 경매 순서를 기다립니다.
드이어 경매가 시작됩니다.
불과 6초 만에 끝나버립니다.
농민들이 정성 들여 재배하고 수확한 농산물 가격이 단 몇 초 만에 결정된 겁니다.
실제로 지난 9월 서울 가락시장에서 경매된 과일과 채소 13가지 품목, 22만 9천여 건 가운데 30%가량이 3초 만에 끝났습니다.
심지어 1초 만에 경매가 끝난 건수도 8천 건이 넘었습니다.
1초 경매는 경매사가 호가를 부르자마자 낙찰 버튼을 눌러야 가능한 일입니다.
[김학종/농민 : "사전에 '야, 이거 너 얼마에 찍으면 바로 너한테 줄게'해서 충분히 담합이 가능하다. 경매사하고 중도매인하고..."]
또 중도매인 1명만 참여한 1:1 경매, 그러니까 경매로 보기 어려운 거래도 지난해 가락시장에서만 24만 건이나 됐습니다.
[이현구/한국농산물중도매인협회장 : "당사자 중도매인하고 사전 얘기가 됐죠. 사전 얘기가 됐겠죠. 그게 비리의 온상인 거죠."]
경매를 주관하는 도매시장법인 측은 물량이 많아 어쩔 수 없고 경매를 빨리 진행한다고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청과 임원/음성변조/경매사 출신 : "1초, 2초 이내에 경매 안 하면 하루 종일 경매해야 되고요. 시간이, 건수가 많아서."]
가락시장을 관리하는 서울농수산식품공사가 최근 경매사가 응찰자를 알 수 없도록 경매 절차를 개선했습니다.
그러나 도매시장법인들은 법적 대응으로 맞서며 이 제도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공영 도매시장은 '경매 참여자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위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시장 운영 체제를 혁신해야 합니다.
KBS 뉴스 윤주성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영상편집:이성훈
급작스런 한파로 최근 일주일새 배춧값이 20% 가까이 올랐습니다.
그런데 농산물 가격이 이렇게 오르면 농민들의 수익도 같이 오를까요??
KBS 기자가 직접 채소를 출하해 도매시장 경매에 내놨는데요.
낙찰가, 과연 소비자들이 산 가격의 어느 정도였을까요??
김효신 기잡니다.
[리포트]
강원도 고랭지에서 배추 뽑는 날, 기자도 농민들을 거들어 함께 배추를 손질하고 출하에 참여했습니다.
["(이거 하나 떼야죠?) 안 떼도 돼요."]
배추와 함께 감자도 준비합니다.
오늘 저희가 출하할 감자는 1800킬로그램 분량입니다.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한 밭에서 난 감자를 선별기를 통해서 크기를 고른 뒤, 도매시장에 직접 출하해 볼 예정입니다.
배추를 크기에 따라 분류해 상자에 담아 트럭에 싣는 데만 반나절…
트럭을 타고 150Km 달려가 서울 가락시장에 도착했습니다.
저녁 8시 시작된 감자경매.
경매사는 상인들에게 높은 가격을 써내라고 끊임없이 독려합니다.
["돈 주고 사시라니까! 돈 주고 사라는데 끝까지 안 쓰시네!! 아, 깐족거리네 또. 욕 나올 뻔 했네."]
드디어 기자가 출하한 감자 차례.
손에 땀나는 긴장 속에서 순서를 기다렸지만 경매는 순식간에 끝나버렸습니다.
가격은 어떨까?
도매법인 3곳에 같은날 나눠 출하했지만 감자 한 상자 낙찰가가 7천원부터 3만원대까지 4.5배나 차이가 납니다.
배추 가격 차이 역시 2배 가까이 벌어집니다.
품질은 비슷한데도 도매법인마다, 경매사마다 가격이 제멋대로인 것입니다.
[가락시장 출하 농민/음성변조 : "그냥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하는 거예요. 어떨 때는 진짜 솔직한 얘기로 5톤 한 차 보내면 운반비를 보태서 보내줄 때도 있어요. 많아요. 그게."]
그럼, 취재팀은 얼마나 수익을 얻었을까?
기자가 출하한 배추 400여 상자의 경매 가격은 약 276만 원.
여기서 운반비와 도매법인 수수료, 하차비 등으로 나간 돈은 66만 원.
1차 유통비용만 23%나 됩니다.
종자값부터 인건비 등 영농비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밑지는 장사를 한 겁니다.
기자가 감자를 싸게 판 이 날에도, 소비자들은 비싸게 사먹었습니다.
취재진에 경매에서 받은 감자의 평균가격은 상자당 2만원 대.
같은 날 소비자 가격은 그 두 배가 넘었습니다.
[소비자 : "요즘에는 안 싸요. (왜 그럴까요?) 마트나 별 차이 없어요. 중간상인들이 이렇게 해서 비싸진 건가? 왜 이렇게 비싸냐? 사실은 그렇게 싸지도 않다니까요."]
농민도 소비자도 겉도는 농산물 유통구조, 그들이 보다 더 가격 결정의 힘을 갖도록 바꿔야 할 땝니다.
KBS 뉴스 김효신입니다.
촬영기자:이승준/영상편집:이성훈
▼농산물 경매, 투명하고 공정할까…1초 낙찰에 1:1 경매도▼
[앵커]
같은 상품인데도 천차만별인 낙찰가 외에도 이상한 점은 또 있습니다.
심지어 1초 만에 끝나고, 또 중도매인 1명만이 참여하는 등 경매로 보기 어려운 거래가 적지 않았는데요.
합리적 가격 결정을 가로막는 경매제도의 실태, 윤주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취재팀이 도매시장에서 직접 출하한 감자의 경매 순서를 기다립니다.
드이어 경매가 시작됩니다.
불과 6초 만에 끝나버립니다.
농민들이 정성 들여 재배하고 수확한 농산물 가격이 단 몇 초 만에 결정된 겁니다.
실제로 지난 9월 서울 가락시장에서 경매된 과일과 채소 13가지 품목, 22만 9천여 건 가운데 30%가량이 3초 만에 끝났습니다.
심지어 1초 만에 경매가 끝난 건수도 8천 건이 넘었습니다.
1초 경매는 경매사가 호가를 부르자마자 낙찰 버튼을 눌러야 가능한 일입니다.
[김학종/농민 : "사전에 '야, 이거 너 얼마에 찍으면 바로 너한테 줄게'해서 충분히 담합이 가능하다. 경매사하고 중도매인하고..."]
또 중도매인 1명만 참여한 1:1 경매, 그러니까 경매로 보기 어려운 거래도 지난해 가락시장에서만 24만 건이나 됐습니다.
[이현구/한국농산물중도매인협회장 : "당사자 중도매인하고 사전 얘기가 됐죠. 사전 얘기가 됐겠죠. 그게 비리의 온상인 거죠."]
경매를 주관하는 도매시장법인 측은 물량이 많아 어쩔 수 없고 경매를 빨리 진행한다고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청과 임원/음성변조/경매사 출신 : "1초, 2초 이내에 경매 안 하면 하루 종일 경매해야 되고요. 시간이, 건수가 많아서."]
가락시장을 관리하는 서울농수산식품공사가 최근 경매사가 응찰자를 알 수 없도록 경매 절차를 개선했습니다.
그러나 도매시장법인들은 법적 대응으로 맞서며 이 제도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습니다.
공영 도매시장은 '경매 참여자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위해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도록 시장 운영 체제를 혁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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