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중동도 성탄 특수?…올해는 썰렁하기만

입력 2020.12.24 (18:06) 수정 2020.12.24 (18:28)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성탄절, 하면 생각나는 장소는 어디일까요?

아마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을 떠올리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베들레헴은 성탄절이면 관광 특수를 누려왔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동지국 연결해 봅니다.

박석호 특파원.

베들레헴을 찾는 관광객들이 한 해에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네, 이스라엘 관광청에 따르면 한 해 베들레헴을 찾는 외국인 수는 4백만 명이 넘었습니다.

이 가운데 상당 수가 성탄절에 맞춰서 방문을 했죠.

하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관광객 발걸음이 뚝 끊겼습니다.

지금 보시는 곳이 베들레헴 예수탄생교회인데, 국내 거주자들만 모여서 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베들레헴 주변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가게들은 거의 문을 닫았고요.

이곳에서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생계가 막막한 상황입니다.

[바불/팔레스타인 주민 : "아홉 달 동안 장사를 못 했어요. 그동안 170세켈(6만 원) 벌었어요."]

[앵커]

네, 베들레헴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사는 곳이지만, 실질적으로 관광 산업은 이스라엘이 통제하고 있을 텐데, 그렇다면 이스라엘도 타격이 크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외국인이 베들레헴에 가려면 이스라엘을 거쳐야 하고요.

또 베들레헴을 찾는 관광객들은 당연히 인근에 있는 예루살렘도 방문을 하죠.

이곳은 예루살렘 성묘교회인데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뒤 부활하기까지 사흘 동안 예수가 있었던 곳입니다.

하지만 이곳 역시 올해에는 관광객이 뚝 끊겼고요.

인근 골고타 언덕으로 이어지는 골목 등도 스산하기만 합니다.

당연히 이스라엘 관광업계도 극도로 위축돼 있습니다.

[벤 다빗/이스라엘 관광가이드 : "가게 문은 닫았고 가이드들은 실직했어요. 호텔 등 관광업계 종사자는 5만 명이고 가이드는 만 명이나 됩니다."]

인구가 천만 명도 안 되는 이스라엘은 코로나19 확진자가 38만 명, 사망은 3천 명이 넘습니다.

이번 주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일상 복귀에 대한 기대가 컸죠.

하지만 영국 등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자 외국인 입국은 다시 금지됐고 관광 재개에 대한 희망도 한 걸음 다시 멀어졌습니다.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21일 : "이 변이 바이러스로 재확산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 하늘길을 닫기로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다른 중동 국가는 어떻습니까?

이슬람 국가가 대부분이어서 성탄절과는 크게 관련이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슬람교도 예수를 선지자 중의 한 명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보수적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올해부터는 수도 리야드 시내의 상점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비롯한 성탄절 용품들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탈석유 시대에 대비해 관광 산업 등을 발전시키기 위한 개방 정책으로 풀이되는데요.

[리야드 주민 : "(트리를 팔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와서 보니까 크리스마스트리가 크기에 비해 가격도 적당해서 놀랐어요."]

사우디 역시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외국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자 국경을 다시 봉쇄하면서 개방 정책도 지연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꼭 성탄절이 아니더라도, 중동 지역은 날씨 때문에 겨울에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잖아요.

중동지국이 있는 아랍에미리트는 어떤가요?

[기자]

네, 아랍에미리트는 인구가 천만 명 정도 되는데, 하루 확진자가 천 명을 넘어선 지가 석 달 정도 됐습니다.

이곳에서는 중국산 백신인 시노팜의 일반 접종이 승인됐지만 관심이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중동 관광의 허브이긴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을 찾기는 쉽지 않아 겨울 관광 특수는 사라졌고요.

지금 보시는 곳은 두바이에 있는 실내 스키장인데요.

손님을 모으기 위해 실내 스키장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등, 국내 관광수요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박현성/영상편집:이현모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ET] 중동도 성탄 특수?…올해는 썰렁하기만
    • 입력 2020-12-24 18:06:11
    • 수정2020-12-24 18:28:56
    통합뉴스룸ET
[앵커]

성탄절, 하면 생각나는 장소는 어디일까요?

아마 예수가 태어난 베들레헴을 떠올리는 분들 많으실텐데요.

베들레헴은 성탄절이면 관광 특수를 누려왔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동지국 연결해 봅니다.

박석호 특파원.

베들레헴을 찾는 관광객들이 한 해에 몇 명이나 되나요?

[기자]

네, 이스라엘 관광청에 따르면 한 해 베들레헴을 찾는 외국인 수는 4백만 명이 넘었습니다.

이 가운데 상당 수가 성탄절에 맞춰서 방문을 했죠.

하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 때문에 관광객 발걸음이 뚝 끊겼습니다.

지금 보시는 곳이 베들레헴 예수탄생교회인데, 국내 거주자들만 모여서 미사를 드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베들레헴 주변에서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가게들은 거의 문을 닫았고요.

이곳에서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생계가 막막한 상황입니다.

[바불/팔레스타인 주민 : "아홉 달 동안 장사를 못 했어요. 그동안 170세켈(6만 원) 벌었어요."]

[앵커]

네, 베들레헴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사는 곳이지만, 실질적으로 관광 산업은 이스라엘이 통제하고 있을 텐데, 그렇다면 이스라엘도 타격이 크겠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외국인이 베들레헴에 가려면 이스라엘을 거쳐야 하고요.

또 베들레헴을 찾는 관광객들은 당연히 인근에 있는 예루살렘도 방문을 하죠.

이곳은 예루살렘 성묘교회인데요.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은 뒤 부활하기까지 사흘 동안 예수가 있었던 곳입니다.

하지만 이곳 역시 올해에는 관광객이 뚝 끊겼고요.

인근 골고타 언덕으로 이어지는 골목 등도 스산하기만 합니다.

당연히 이스라엘 관광업계도 극도로 위축돼 있습니다.

[벤 다빗/이스라엘 관광가이드 : "가게 문은 닫았고 가이드들은 실직했어요. 호텔 등 관광업계 종사자는 5만 명이고 가이드는 만 명이나 됩니다."]

인구가 천만 명도 안 되는 이스라엘은 코로나19 확진자가 38만 명, 사망은 3천 명이 넘습니다.

이번 주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일상 복귀에 대한 기대가 컸죠.

하지만 영국 등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하자 외국인 입국은 다시 금지됐고 관광 재개에 대한 희망도 한 걸음 다시 멀어졌습니다.

[네타냐후/이스라엘 총리/21일 : "이 변이 바이러스로 재확산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스라엘 하늘길을 닫기로 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다른 중동 국가는 어떻습니까?

이슬람 국가가 대부분이어서 성탄절과는 크게 관련이 없을 것 같은데요.

[기자]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슬람교도 예수를 선지자 중의 한 명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보수적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올해부터는 수도 리야드 시내의 상점에서 크리스마스트리를 비롯한 성탄절 용품들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탈석유 시대에 대비해 관광 산업 등을 발전시키기 위한 개방 정책으로 풀이되는데요.

[리야드 주민 : "(트리를 팔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어요. 와서 보니까 크리스마스트리가 크기에 비해 가격도 적당해서 놀랐어요."]

사우디 역시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외국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나오자 국경을 다시 봉쇄하면서 개방 정책도 지연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꼭 성탄절이 아니더라도, 중동 지역은 날씨 때문에 겨울에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잖아요.

중동지국이 있는 아랍에미리트는 어떤가요?

[기자]

네, 아랍에미리트는 인구가 천만 명 정도 되는데, 하루 확진자가 천 명을 넘어선 지가 석 달 정도 됐습니다.

이곳에서는 중국산 백신인 시노팜의 일반 접종이 승인됐지만 관심이 그렇게 높지는 않습니다.

중동 관광의 허브이긴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을 찾기는 쉽지 않아 겨울 관광 특수는 사라졌고요.

지금 보시는 곳은 두바이에 있는 실내 스키장인데요.

손님을 모으기 위해 실내 스키장에서 영화를 상영하는 등, 국내 관광수요라도 끌어올리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입니다.

지금까지 두바이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촬영:박현성/영상편집:이현모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