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 속출’ 불안한 격리 병동…구로 요양병원은 지금

입력 2020.12.25 (06:43) 수정 2020.12.2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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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단감염 이후 지난 15일부터 동일 집단 격리된 서울 구로구의 한 요양병원에선 격리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어제까지 모두 14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중증 환자들은 코로나 감염 우려와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지금 구로 요양병원 내부는 어떤 상황인지, 이정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5일부터 동일집단 격리된 요양병원의 내부입니다.

이 노인 환자는 간병사가 확진돼 홀로 남았습니다.

복도에는 치우지 못한 쓰레기가 쌓여 있습니다.

["성훈아, 괜찮니?"]

이성희 씨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신장 투석을 받는 남동생과 벌써 열흘째 격리돼 있습니다.

이 씨가 머물던 병실에서도 확진자 2명이 이틀 연속 나왔습니다.

감염이 우려돼 화장실 쓰기조차 망설여집니다.

[이성희/환자 보호자 : 제가 세정을 하다가 확진자가 혹시라도 오게 되면 그런 두려움 때문에 거길 가지를 못 하고, 환자도 못 씻기고, 저도 못 씻는 상황이거든요."]

답답한 건, 어느 병실에서 확진자가 나왔는지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성희 : "다른 분들께 멀리서 여쭤보죠. 거기 확진자 나왔냐고 손 수화 표시를 해요. 이렇게 나왔는지 아니면 이렇게 됐는지…."]

감염도 걱정되지만, 더 큰 걱정은 남동생의 투석 치료.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투석을 못하면 생명이 위독한데 의료진이 한꺼번에 병원을 관두면서, 현재는 외부 지원 인력에 기대고 있습니다.

[이성희/환자 보호자 : "토요일날 (투석을) 받았어야 되는데 못 받고, 일요일까지 지나고 월요일날 받았거든요. 오늘 (투석을) 하고 나서 "앞으로 두 번까지는 해줄 수 있는데 그 이후에는 모르겠다" 이렇게…."]

병원과 관할 보건소, 이 씨의 가족들까지 모두 나서 투석 가능한 병원을 일일이 찾아봤지만 허사였습니다.

병원 측도 투석 환자는 병원을 옮기는 게 위험한데다 코로나 잠복기일 수 있어 퇴원은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이 씨는 2주 간 자가격리를 한 뒤 외래 진료라도 받을테니 퇴원시켜 달라는 청원까지 올렸습니다.

[이성희 : "제 동생 제발 투석, 일주일에 세 번도 바라지 않아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해줄 수 있는 병원을 찾고 싶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권준용 허수곤/영상편집:신승기/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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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12-25 06:43:25
    • 수정2020-12-25 07:20:28
    뉴스광장 1부
[앵커]

집단감염 이후 지난 15일부터 동일 집단 격리된 서울 구로구의 한 요양병원에선 격리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어제까지 모두 14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중증 환자들은 코로나 감염 우려와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지금 구로 요양병원 내부는 어떤 상황인지, 이정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15일부터 동일집단 격리된 요양병원의 내부입니다.

이 노인 환자는 간병사가 확진돼 홀로 남았습니다.

복도에는 치우지 못한 쓰레기가 쌓여 있습니다.

["성훈아, 괜찮니?"]

이성희 씨는 뇌졸중으로 쓰러져 신장 투석을 받는 남동생과 벌써 열흘째 격리돼 있습니다.

이 씨가 머물던 병실에서도 확진자 2명이 이틀 연속 나왔습니다.

감염이 우려돼 화장실 쓰기조차 망설여집니다.

[이성희/환자 보호자 : 제가 세정을 하다가 확진자가 혹시라도 오게 되면 그런 두려움 때문에 거길 가지를 못 하고, 환자도 못 씻기고, 저도 못 씻는 상황이거든요."]

답답한 건, 어느 병실에서 확진자가 나왔는지도 알려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이성희 : "다른 분들께 멀리서 여쭤보죠. 거기 확진자 나왔냐고 손 수화 표시를 해요. 이렇게 나왔는지 아니면 이렇게 됐는지…."]

감염도 걱정되지만, 더 큰 걱정은 남동생의 투석 치료.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투석을 못하면 생명이 위독한데 의료진이 한꺼번에 병원을 관두면서, 현재는 외부 지원 인력에 기대고 있습니다.

[이성희/환자 보호자 : "토요일날 (투석을) 받았어야 되는데 못 받고, 일요일까지 지나고 월요일날 받았거든요. 오늘 (투석을) 하고 나서 "앞으로 두 번까지는 해줄 수 있는데 그 이후에는 모르겠다" 이렇게…."]

병원과 관할 보건소, 이 씨의 가족들까지 모두 나서 투석 가능한 병원을 일일이 찾아봤지만 허사였습니다.

병원 측도 투석 환자는 병원을 옮기는 게 위험한데다 코로나 잠복기일 수 있어 퇴원은 안된다는 입장입니다.

이 씨는 2주 간 자가격리를 한 뒤 외래 진료라도 받을테니 퇴원시켜 달라는 청원까지 올렸습니다.

[이성희 : "제 동생 제발 투석, 일주일에 세 번도 바라지 않아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해줄 수 있는 병원을 찾고 싶습니다."]

KBS 뉴스 이정은입니다.

촬영기자:권준용 허수곤/영상편집:신승기/그래픽:김석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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