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노령층 확산…감염 확률 낮지만 ‘치명적’

입력 2020.12.28 (21:42) 수정 2020.12.28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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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19 3차 대유행 속에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늘어나는 속도보다 사망자 증가 속도가 2~3배 빠른데요.

증가 속도 보다 주목되는 건 바로, 사망자 연령대가 60대 이상에 집중돼 있다는 겁니다.

국내 연구진이 그 이유를 밝혀냈습니다.

김계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0월 중순, 52명이 한꺼번에 코로나19에 확진된 부산 해뜨락 요양병원, 관련 확진자 84명 가운데 80대 이상 환자 8명이 코로나 19로 숨졌습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달까지 두 자릿수였던 사망자 수는 이달 들어 3백 명 가량으로 급증했고 대부분 60대 이상입니다.

[안병선/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 : "(고령의 확진자가) 대체로 사망까지는 평균적으로 한 10~14일 정도 저희가 한 2주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기준 전국의 확진자 수는 5만 7천여 명, 확진자 중 60대 이상은 4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사망자 가운데 60대 이상은 95%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을 나이별로 비교하면 더 확연합니다.

전체 확진자 5만 7천여 명 중 전체 사망자는 8백여 명, 평균 치명률이 1.4%인데, 연령별로 나눠봤더니 확진자가 많은 2~40대는 치명률이 0에 가깝고, 80대 이상은 16%에 육박했습니다.

부산대 의대 연구진이 전 세계에 공개된 유전자 빅데이터를 분석해 60대 이상 치명률이 높은 이유를 밝혀냈습니다.

노령층은 젊은 층에 비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몸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수용체 수가 적어 감염 확률은 낮습니다.

그러나 노인은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스트레스 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단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스트레스 반응이 급격히 증대합니다.

이것이 장기 손상과 염증 수치 증대로 이어져 치사율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문유석/부산대 의대 교수 : "(높은 스트레스가)코로나 바이러스 들어가는 점막에서의 장벽 손상을 유발하고 여러 가지 염증을 초기 단계에서 병증을 유발합니다."]

연구진은 이 때문에 바이러스로 항체 생산을 유도하는 방식의 현재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노령층에는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노령층은 점막 손상이 호흡기에서 소화기로 급격히 전이돼 다양한 감염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문유석/부산대 의대 교수 : “(코로나 바이러스가) 몸 전체로 퍼지거나 분변으로 몸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비말 감염 전파뿐만 아니고 물이나 식품을 통해서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동일집단 격리 조치부터 내리는 현재 대응 방식은 고령 환자의 초기 치료를 놓칠 수 있어 사망자 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영상편집:전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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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노령층 확산…감염 확률 낮지만 ‘치명적’
    • 입력 2020-12-28 21:42:48
    • 수정2020-12-28 22:22:30
    뉴스9(부산)
[앵커]

코로나19 3차 대유행 속에 사망자 수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확진자가 늘어나는 속도보다 사망자 증가 속도가 2~3배 빠른데요.

증가 속도 보다 주목되는 건 바로, 사망자 연령대가 60대 이상에 집중돼 있다는 겁니다.

국내 연구진이 그 이유를 밝혀냈습니다.

김계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0월 중순, 52명이 한꺼번에 코로나19에 확진된 부산 해뜨락 요양병원, 관련 확진자 84명 가운데 80대 이상 환자 8명이 코로나 19로 숨졌습니다.

전국적으로도 지난달까지 두 자릿수였던 사망자 수는 이달 들어 3백 명 가량으로 급증했고 대부분 60대 이상입니다.

[안병선/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 : "(고령의 확진자가) 대체로 사망까지는 평균적으로 한 10~14일 정도 저희가 한 2주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기준 전국의 확진자 수는 5만 7천여 명, 확진자 중 60대 이상은 4분의 1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사망자 가운데 60대 이상은 95%로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확진자 중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을 나이별로 비교하면 더 확연합니다.

전체 확진자 5만 7천여 명 중 전체 사망자는 8백여 명, 평균 치명률이 1.4%인데, 연령별로 나눠봤더니 확진자가 많은 2~40대는 치명률이 0에 가깝고, 80대 이상은 16%에 육박했습니다.

부산대 의대 연구진이 전 세계에 공개된 유전자 빅데이터를 분석해 60대 이상 치명률이 높은 이유를 밝혀냈습니다.

노령층은 젊은 층에 비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몸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수용체 수가 적어 감염 확률은 낮습니다.

그러나 노인은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스트레스 조절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단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스트레스 반응이 급격히 증대합니다.

이것이 장기 손상과 염증 수치 증대로 이어져 치사율이 높아진다는 겁니다.

[문유석/부산대 의대 교수 : "(높은 스트레스가)코로나 바이러스 들어가는 점막에서의 장벽 손상을 유발하고 여러 가지 염증을 초기 단계에서 병증을 유발합니다."]

연구진은 이 때문에 바이러스로 항체 생산을 유도하는 방식의 현재 코로나19 백신은 바이러스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노령층에는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노령층은 점막 손상이 호흡기에서 소화기로 급격히 전이돼 다양한 감염이 가능하기 때문에 새로운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문유석/부산대 의대 교수 : “(코로나 바이러스가) 몸 전체로 퍼지거나 분변으로 몸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비말 감염 전파뿐만 아니고 물이나 식품을 통해서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요양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감염확산 방지를 위해 동일집단 격리 조치부터 내리는 현재 대응 방식은 고령 환자의 초기 치료를 놓칠 수 있어 사망자 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KBS 뉴스 김계애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영상편집:전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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