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선수가 남긴 숙제…새해에는 풀수 있을까?

입력 2020.12.29 (21:56) 수정 2020.12.2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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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20년 스포츠를 정리해보는 시간,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스포츠계를 충격에 빠뜨린 고 최숙현 선수 사태를 돌아보겠습니다.

스포츠계 폭력 방지법 제정과 스포츠 윤리센터가 설치 등 자정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기만 합니다.

이준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최고의 철인을 꿈꿨던 최숙현 선수.

하지만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폭언과 폭력 앞에 좌절했습니다.

["너 오늘 거짓말해서 걸렸지? 이빨 깨물어. 일로 와. 뒤로 돌아."]

날개를 채 펼쳐보기도 전에 짧은 생을 마감해야만 했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 사태는 체육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대통령이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고, 국회에선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까지 열렸습니다.

하지만 일부 가해자들은 뻔뻔한 태도로 일관해 공분을 샀습니다.

[경주시청 김 모 감독 : "제가 재능기부를 하며 가르쳤던 애제자입니다. 너무 충격적이고 가슴이 아픕니다. (폭행, 폭언은 무관하다는 말씀이시죠?) 네…."]

[경주시청 장 모 선수 : "그런 사실 없습니다. 사죄할 것도 그럴 것도 없습니다. 죽은 건 안타까운 건데…."]

이 사건 이후 체육계에 만연한 폭력을 근절하고 성적지상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졌고, 일명 최숙현 법이 통과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폭력에 대한 체육계의 감수성은 여전히 무디기만 합니다.

일명 '맷값 폭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최철원 씨가 압도적인 지지로 아이스하키 협회장에 당선된 겁니다.

체육계 폭력 및 비리 근절을 목적으로 설립된 스포츠 윤리센터는, 출범 4개월도 안 돼 이사장과 직원들의 갈등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가 남긴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느냐에 한국 체육의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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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 최숙현 선수가 남긴 숙제…새해에는 풀수 있을까?
    • 입력 2020-12-29 21:56:42
    • 수정2020-12-29 2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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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020년 스포츠를 정리해보는 시간, 오늘은 두 번째 순서로 스포츠계를 충격에 빠뜨린 고 최숙현 선수 사태를 돌아보겠습니다.

스포츠계 폭력 방지법 제정과 스포츠 윤리센터가 설치 등 자정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기만 합니다.

이준희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최고의 철인을 꿈꿨던 최숙현 선수.

하지만 체육계의 고질적인 병폐인 폭언과 폭력 앞에 좌절했습니다.

["너 오늘 거짓말해서 걸렸지? 이빨 깨물어. 일로 와. 뒤로 돌아."]

날개를 채 펼쳐보기도 전에 짧은 생을 마감해야만 했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 사태는 체육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 큰 충격을 안겼습니다.

대통령이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고, 국회에선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까지 열렸습니다.

하지만 일부 가해자들은 뻔뻔한 태도로 일관해 공분을 샀습니다.

[경주시청 김 모 감독 : "제가 재능기부를 하며 가르쳤던 애제자입니다. 너무 충격적이고 가슴이 아픕니다. (폭행, 폭언은 무관하다는 말씀이시죠?) 네…."]

[경주시청 장 모 선수 : "그런 사실 없습니다. 사죄할 것도 그럴 것도 없습니다. 죽은 건 안타까운 건데…."]

이 사건 이후 체육계에 만연한 폭력을 근절하고 성적지상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졌고, 일명 최숙현 법이 통과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폭력에 대한 체육계의 감수성은 여전히 무디기만 합니다.

일명 '맷값 폭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최철원 씨가 압도적인 지지로 아이스하키 협회장에 당선된 겁니다.

체육계 폭력 및 비리 근절을 목적으로 설립된 스포츠 윤리센터는, 출범 4개월도 안 돼 이사장과 직원들의 갈등으로 흔들리고 있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가 남긴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느냐에 한국 체육의 미래가 달려있습니다.

KBS 뉴스 이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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