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브리핑] 2021년 ‘코로나19와 제주 공동체’

입력 2021.01.04 (19:56) 수정 2021.01.0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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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점철됐던 지난해 세월을 건너 뛰어 다시금 주목받은 소설이 한 권 있습니다.

1947년 출간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인데요,

이 작품은 알제리의 한 도시에서 전염병인 페스트가 창궐하면서 드러나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과 다양한 인간군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의사 리외를 비롯한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은 전염병과의 처절한 싸움을 이어가는데요.

70여 년 전 소설 속 이야기는 21세기에 현실이 됐고,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과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0개월 만에 역경을 이겨낸 소설과 달리 아직 현실 세계 코로나19의 끝은 보이지 않고 있죠,

그런데, 소설 페스트가 주목받은 이유는 카뮈의 예언적 통찰력뿐만이 아닙니다.

그가 진심으로 전하려했던 메시지가 지금도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재난이 오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연대만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다.'

소설 페스트가 세상에 나온 이듬해 제주는 우리 현대사 최대 비극인 4.3을 겪었습니다.

수 많은 무고한 목숨이 희생됐고 또 수 많은 억울한 이들이 옥살이를 해야 했으며, 더러는 고향을 등지기도 했습니다.

4.3 이후에도 제주에는 크고 작은 시련이 이어졌습니다.

그럼에도 제주를 지탱하고 정체성을 유지해올 수 있었던 것은 위기 때마다 끈끈한 연대로 어깨를 마주한 제주 공동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힘겨운 1년을 뒤로하고 새해를 맞았지만 우리 앞의 시계는 안갯속입니다.

제주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318일째,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 삶을 흔들고 있고, 제주 2공항을 비롯한 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기대를 모았던 4·3특별법 개정안 처리는 끝내 해를 넘겼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희망을 얘기하려 합니다.

제주 공동체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끈끈한 연대로 겹겹이 놓여 있는 위기를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희도 올 한해 제주도민 여러분이 가야할 긴 여정에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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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1-04 19:56:53
    • 수정2021-01-04 20:10:52
    뉴스7(제주)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점철됐던 지난해 세월을 건너 뛰어 다시금 주목받은 소설이 한 권 있습니다.

1947년 출간된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인데요,

이 작품은 알제리의 한 도시에서 전염병인 페스트가 창궐하면서 드러나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과 다양한 인간군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의사 리외를 비롯한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은 전염병과의 처절한 싸움을 이어가는데요.

70여 년 전 소설 속 이야기는 21세기에 현실이 됐고,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전염병과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10개월 만에 역경을 이겨낸 소설과 달리 아직 현실 세계 코로나19의 끝은 보이지 않고 있죠,

그런데, 소설 페스트가 주목받은 이유는 카뮈의 예언적 통찰력뿐만이 아닙니다.

그가 진심으로 전하려했던 메시지가 지금도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재난이 오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연대만이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이다.'

소설 페스트가 세상에 나온 이듬해 제주는 우리 현대사 최대 비극인 4.3을 겪었습니다.

수 많은 무고한 목숨이 희생됐고 또 수 많은 억울한 이들이 옥살이를 해야 했으며, 더러는 고향을 등지기도 했습니다.

4.3 이후에도 제주에는 크고 작은 시련이 이어졌습니다.

그럼에도 제주를 지탱하고 정체성을 유지해올 수 있었던 것은 위기 때마다 끈끈한 연대로 어깨를 마주한 제주 공동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힘겨운 1년을 뒤로하고 새해를 맞았지만 우리 앞의 시계는 안갯속입니다.

제주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318일째,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 삶을 흔들고 있고, 제주 2공항을 비롯한 갈등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기대를 모았던 4·3특별법 개정안 처리는 끝내 해를 넘겼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희망을 얘기하려 합니다.

제주 공동체가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끈끈한 연대로 겹겹이 놓여 있는 위기를 잘 헤쳐나갈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저희도 올 한해 제주도민 여러분이 가야할 긴 여정에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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