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 교사는 출근, 아이는 퇴소…‘적반하장’ 반복되는 이유는?

입력 2021.01.06 (12:53) 수정 2021.01.06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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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들이 아동 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이 교사들은 경찰 조사가 시작되고도 5개월이나 계속 출근해 아이들과 같이 지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학대 정황이 드러나 수사가 시작된 뒤에도 교사와 아이들이 한 공간에서 그대로 지내는 일은 비단 이곳만의 문제가 아닌데요.

그 이유를 김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린이집 교사가 두 달도 안 된 아기가 누워 있는 요람을 발로 흔드는가 하면 손으로 세게 밉니다.

아기 얼굴을 때리는 듯한 모습도 포착된 이 교사는 다른 교사들과 함께 지난해 말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런데 이 교사들은 경찰 조사가 시작되고도 5개월이나 계속 출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지금 거의 한 6개월 정도 가정보육을 혼자하고 있는데 생계도 전혀 못하는 상황이고. 교사들은 진짜 너무나도 활기차게 일을 하고 있는 상태고..."]

학대를 당한 아기는 어린이집을 그만둔 반면, 가해 교사는 버젓이 출근한 겁니다.

해당 어린이집 측은 "근거 없이 분리 조치를 할 경우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어 수사 기관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라는 입장입니다.

앞서 KBS가 단독 보도한 경기 시흥의 지역아동센터 학대 사건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들 뺨과 머리를 때린 혐의로 조사받던 센터장은 경찰 수사가 시작된 뒤로도 구속되기 전까지 3개월간 계속 출근했습니다.

심지어 센터장은 이 기간 동안 피해 아동들을 회유하려고 한 사실도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습니다.

대구에서는 어린이집 교사들이 학대혐의로 조사 받던 중 같은 피해 아동에게 또다시 학대를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매뉴얼을 보면 어린이집은 휴가, 휴직 등을 활용해 학대 의심 직원과 피해 아동을 분리 조치하도록 돼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를 강제하기는 어렵습니다.

[곽지현/변호사/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 "자칫 이제 분리 조치했다가 오히려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소당하거나 또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 수가 있기 때문에 어린이집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보육기관에서 아동 학대 발생 시 가해 교사와 피해 아동을 분리하는 명확한 지침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김재현입니다.

취재기자:서다은/영상편집:이기승/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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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동학대 교사는 출근, 아이는 퇴소…‘적반하장’ 반복되는 이유는?
    • 입력 2021-01-06 12:53:50
    • 수정2021-01-06 13: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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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기도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교사들이 아동 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이 교사들은 경찰 조사가 시작되고도 5개월이나 계속 출근해 아이들과 같이 지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학대 정황이 드러나 수사가 시작된 뒤에도 교사와 아이들이 한 공간에서 그대로 지내는 일은 비단 이곳만의 문제가 아닌데요.

그 이유를 김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린이집 교사가 두 달도 안 된 아기가 누워 있는 요람을 발로 흔드는가 하면 손으로 세게 밉니다.

아기 얼굴을 때리는 듯한 모습도 포착된 이 교사는 다른 교사들과 함께 지난해 말 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런데 이 교사들은 경찰 조사가 시작되고도 5개월이나 계속 출근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피해 아동 어머니/음성변조 : "지금 거의 한 6개월 정도 가정보육을 혼자하고 있는데 생계도 전혀 못하는 상황이고. 교사들은 진짜 너무나도 활기차게 일을 하고 있는 상태고..."]

학대를 당한 아기는 어린이집을 그만둔 반면, 가해 교사는 버젓이 출근한 겁니다.

해당 어린이집 측은 "근거 없이 분리 조치를 할 경우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가 있어 수사 기관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라는 입장입니다.

앞서 KBS가 단독 보도한 경기 시흥의 지역아동센터 학대 사건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들 뺨과 머리를 때린 혐의로 조사받던 센터장은 경찰 수사가 시작된 뒤로도 구속되기 전까지 3개월간 계속 출근했습니다.

심지어 센터장은 이 기간 동안 피해 아동들을 회유하려고 한 사실도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습니다.

대구에서는 어린이집 교사들이 학대혐의로 조사 받던 중 같은 피해 아동에게 또다시 학대를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매뉴얼을 보면 어린이집은 휴가, 휴직 등을 활용해 학대 의심 직원과 피해 아동을 분리 조치하도록 돼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를 강제하기는 어렵습니다.

[곽지현/변호사/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 "자칫 이제 분리 조치했다가 오히려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소당하거나 또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를 당할 수가 있기 때문에 어린이집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보육기관에서 아동 학대 발생 시 가해 교사와 피해 아동을 분리하는 명확한 지침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김재현입니다.

취재기자:서다은/영상편집:이기승/그래픽:김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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