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만 원씩 매일 출금”…비규제지역 분양권 이상과열

입력 2021.01.08 (06:39) 수정 2021.01.08 (06:4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부동산 규제를 피한 지역에서는 아파트 분양권 시장에 불법·편법 거래가 판치고 있습니다.

세금을 피하기 위해 이른바 '다운계약'이 성행하고, 양도세를 매수자에게 떠넘기는 일까지 있다고 합니다.

이지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년 뒤 입주하는 인천 송도의 아파트 단집니다.

지난해 6월 투기과열지구 지정 직전에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 규제를 피했습니다.

그런데 분양자 결정 6개월이 지나면서 분양권을 사고팔 수 있게 되자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습니다.

국토부에 등록된 84㎡ 분양권 실거래가는 8억 원대 초반.

하지만 실제 거래액은 9억 원을 넘는다는 게 현장의 얘깁니다.

[김○○/아파트 실수요자 : "송도로 발령이 나서 구하고 있는데 집이 너무 올라서... 분양권은 7억8500이었는데 프리미엄이 1억4000."]

실제보다 낮게 신고하는 '다운 계약'이 성행하고 있는 겁니다.

신고 가격을 넘은 웃돈은 중개업소가 나서서 현금으로 가져오라고까지 합니다.

이른바 '쪼개기 인출'입니다.

[김○○/아파트 실수요자 : "현금 추적이 되지 않도록 통장이 3개가 있으면 CD기를 돌아다니면서 각 통장마다 60만 원씩 뽑아요. 1억을 그렇게 만들어서 현금으로 가지고 오라고…."]

세무당국에 적발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수법도 알려줍니다.

부동산 중개인/음성변조 : "당사자분들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서 뭔가 이뤄지는 건 1차적으로 걸릴, 추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에서 차명계좌를 쓰시고."]

비규제지역인 지방 소도시 상황도 비슷합니다.

전매 제한이 없는 전남 목포의 이 아파트는 분양권 호가가 최근 1억 넘게 올랐습니다.

심지어 매도인이 내야하는 양도세를 매수인에게 떠넘기기도 합니다.

[정○○/아파트 실수요자 : "10층인데 2억을 부르는 거예요, 피(프리미엄)만. 자기는 절충할 생각이 없고 2억에 거래를 원하는데 양도세를 매수하는 사람한테 물겠대요."]

분양권 시장의 불법 행위는 추적하기가 더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는 겁니다.

[우병탁/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 "등기의 대상이 되지 않는 데다가 분양권을 여러 번에 걸쳐서 사고판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취득세도 발생하지 않게 되고요."]

올해부터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되고 양도세도 높아지지만 불법 행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김용태/그래픽:김지혜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60만 원씩 매일 출금”…비규제지역 분양권 이상과열
    • 입력 2021-01-08 06:39:51
    • 수정2021-01-08 06:46:56
    뉴스광장 1부
[앵커]

부동산 규제를 피한 지역에서는 아파트 분양권 시장에 불법·편법 거래가 판치고 있습니다.

세금을 피하기 위해 이른바 '다운계약'이 성행하고, 양도세를 매수자에게 떠넘기는 일까지 있다고 합니다.

이지윤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2년 뒤 입주하는 인천 송도의 아파트 단집니다.

지난해 6월 투기과열지구 지정 직전에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 규제를 피했습니다.

그런데 분양자 결정 6개월이 지나면서 분양권을 사고팔 수 있게 되자 시장이 혼탁해지고 있습니다.

국토부에 등록된 84㎡ 분양권 실거래가는 8억 원대 초반.

하지만 실제 거래액은 9억 원을 넘는다는 게 현장의 얘깁니다.

[김○○/아파트 실수요자 : "송도로 발령이 나서 구하고 있는데 집이 너무 올라서... 분양권은 7억8500이었는데 프리미엄이 1억4000."]

실제보다 낮게 신고하는 '다운 계약'이 성행하고 있는 겁니다.

신고 가격을 넘은 웃돈은 중개업소가 나서서 현금으로 가져오라고까지 합니다.

이른바 '쪼개기 인출'입니다.

[김○○/아파트 실수요자 : "현금 추적이 되지 않도록 통장이 3개가 있으면 CD기를 돌아다니면서 각 통장마다 60만 원씩 뽑아요. 1억을 그렇게 만들어서 현금으로 가지고 오라고…."]

세무당국에 적발되지 않도록 구체적인 수법도 알려줍니다.

부동산 중개인/음성변조 : "당사자분들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서 뭔가 이뤄지는 건 1차적으로 걸릴, 추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가장 좋은 방법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에서 차명계좌를 쓰시고."]

비규제지역인 지방 소도시 상황도 비슷합니다.

전매 제한이 없는 전남 목포의 이 아파트는 분양권 호가가 최근 1억 넘게 올랐습니다.

심지어 매도인이 내야하는 양도세를 매수인에게 떠넘기기도 합니다.

[정○○/아파트 실수요자 : "10층인데 2억을 부르는 거예요, 피(프리미엄)만. 자기는 절충할 생각이 없고 2억에 거래를 원하는데 양도세를 매수하는 사람한테 물겠대요."]

분양권 시장의 불법 행위는 추적하기가 더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는 겁니다.

[우병탁/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 "등기의 대상이 되지 않는 데다가 분양권을 여러 번에 걸쳐서 사고판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취득세도 발생하지 않게 되고요."]

올해부터 분양권도 주택 수에 포함되고 양도세도 높아지지만 불법 행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윤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김용태/그래픽:김지혜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