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北 최고지도자의 음악 사랑…“지배수단 활용”
입력 2021.03.06 (08:13)
수정 2021.03.06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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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들어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하는 대형 공연을 벌써 세 차례나 개최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앙코르를 요청하거나 특정 곡을 따라 부르다가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모습까지 북한 매체에 노출되고 있는데요.
생전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체제선전을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음악을 활용해 왔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들은 어떤 음악을 즐겨 들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13일 평양체육관. 제8차 당 대회를 마친 당 대표자들이 모여들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당 대회 경축 공연이 열린 것이다.
새로운 국가 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한 당 대회였던 만큼 성대하게 진행된 축하 공연.
북한을 대표하는 예술단체들은 물론, 체육인들과 청소년들까지. 자그마치 5천 명의 출연자가 연이어 무대에 올랐다.
[北 노래 ‘당을 노래하노라’ : "이 세상에 둘도 없는 품 내 운명 당이여. 그대를 나는 노래하노라."]
선곡된 노래 대부분은 북한 체제에 대한 찬양 일색. 공연 중간 천리마를 등장 시켜 경제개발 의지도 드러냈다.
[北 노래 ‘천리마 달린다’ : "어서 가자 빨리 가자 천리마 타고서. 후손만대 행복할 낙원을 꾸미자."]
한 달여가 지나 이번엔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광명성절 기념 공연이 펼쳐졌다.
북한 매체는 공연을 관람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유독 다양하게 노출시켰다.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며 때로는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다.
특정 곡에는 앙코르를 요청하며 음악에 흠뻑 빠진 모습을 보여준 김 위원장.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최고지도자의 이런 모습을 체제선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강동완/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 교수 : "광명성절 공연은 북한에서 최대의 명절이라고 하는 기념일에 했던 공연이다 보니 그날의 분위기를 가장 격정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곡을 선곡한 거 같고요. 참여한 관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그런 모습들을 연출했다는 의도가 있습니다."]
그동안에도 음악을 즐기는 북한 최고지도자 모습은 종종 노출되어 왔다.
[北 노래 ‘사향가’ : "내 고향을 떠나올 때 나의 어머니 잘 다녀오라고 하시던 말씀 아∼ 귀에 쟁쟁타."]
한 손으로 박자를 맞추며, 그리움에 잠긴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는 김일성 주석.
그러나 지도자의 인간적인 모습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이 장면 역시 지도자의 업적을 찬양하는 선전물의 일종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스스로 음악을 첫사랑이자 길동무, 위력한 무기라 부르며 정치적 수단으로 적극 이용했다. 자신의 취향이 담긴 악단들을 직접 조직하기도 했다.
1980년대 전자악기를 전면에 내세운 ‘보천보 전자악단’과 ‘왕재산 경음악단’이 대표적인 예다.
[北 노래 ‘정일봉의 우레소리’ : "김정일 장군님 신묘한 지략에 적진이 무너진다, 원수들 비명친다."]
비장한 혁명가요가 아닌 대중성을 곁들인 음악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상을 높여간 것이다.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으로 익숙한 현송월도 왕재산 경음악단과 보천보 전자악단의 대표 가수였다.
[北 노래 ‘장군님과 해병대’ : "경애하는 장군님의 영원한 해병으로 어뢰가 되고 폭탄이 되어 조국을 보위하리."]
리설주 여사가 활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명성을 얻었던 은하수 관현악단 역시 김정일 위원장 시절에 만들어졌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집권 이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 나갔다.
특히 2014년 신작음악회에서 모란봉 악단은 김정은 위원장 찬양곡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北 노래 ‘인민은 부르네 친근한 그 이름’ : "우러러 따르며 부르네 우리의 김정은 동지."]
벡두산이라는 상징성을 통해 권력 승계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노래도 김정은 위원장 시기의 대표곡이다.
[北 노래 ‘가리라 백두산으로’ : "가리라 가리라 백두산으로 가리라."]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차를 맞은 북한.. 김 위원장의 권력이 공고해진 만큼 이제 대부분의 음악 공연도 김 위원장 찬양곡으로 구성되고 있다.
지난 달 설맞이 기념 공연에 오른 곡들도 마찬가지였다.
[北 노래 ‘아버지라 부릅니다’ : "그 품만 믿고 우리 삽니다. 아~ 김정은 동지~"]
최고지도자의 즉석 행보에 따라 공연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
설맞이 기념 공연이 끝나고 출연 가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김정은 위원장.
김태룡이라는 남자 가수 앞에 서자 두 손을 잡고 귓속말과 함께 얼굴까지 쓰다듬는 모습을 보였다.
특정 가수에 대한 최고지도자의 각별한 애정이 드러나는 대목.
기념사진을 찍을 때도 김태룡만 김정은 위원장과 손을 잡은 모습이 포착됐다.
닷새 뒤 열린 광명성절 기념 공연에서 김태룡은 첫 무대에 섰다.
북한 국가를 독창한 것이다.
[北 애국가 :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 반만년 오랜 역사에."]
이후에도 김태룡은 대부분의 곡목에 이름을 올리며 원숙한 기량을 펼쳤다.
하지만 북한 지도자들이 음악의 종류를 다변화시키고 직접 나서 특정 가수와 곡목을 부각한다고 해도 시대적 흐름에는 뒤처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장마당 등을 통해 이미 외부 음악을 접한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동완/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 교수 :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남한노래 한두 곡 정도는 부를 줄 알아야 세련된 사람이라고 까지 표현하고 있고 북한 주민들에겐 남한노래가 외부 세계를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창이 되고 있다는 거죠. 사람의 정서를 이야기하고 사랑의 감정을 다루고 있어서 정치사상을 담고 있는 북한 노래와는 굉장히 다른 인식으로 북한 주민들이 따라 부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그동안 이뤄졌던 남북 음악 교류에선 북한 지도자나 주민들이 한국 음악에 꽤 많은 관심이 있음을 보여줬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한 삼지연 관현악단은 북한 가요뿐 아니라 한국의 대중가요도 선보여 화제가 됐고,
[한국 가요 ‘당신은 모르실 거야 ’ : "당신은 모르실 거야 얼마나 사모했는지 뒤돌아봐 주세요 당신의 사랑은 나요."]
평양에선 한국 가수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도 가감 없이 펼쳐졌다.
지난 광명성절 기념 공연에 소개된 북한 노래‘생이란 무엇인가’
[北 노래 ‘생이란 무엇인가’ : "시냇물 모여서 강을 이루듯 날들이 모여 생을 이루리."]
김 위원장이 나지막이 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
무대 배경에 이미 고인이 된 북한 고위 간부들 사진이 올라오자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도 보였다.
최악의 경제난 속에서 음악 정치를 전면에 내세운 김정은 위원장.
지도자가 부각한 음악들이 북한 주민들의 충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올해 들어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하는 대형 공연을 벌써 세 차례나 개최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앙코르를 요청하거나 특정 곡을 따라 부르다가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모습까지 북한 매체에 노출되고 있는데요.
생전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체제선전을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음악을 활용해 왔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들은 어떤 음악을 즐겨 들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13일 평양체육관. 제8차 당 대회를 마친 당 대표자들이 모여들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당 대회 경축 공연이 열린 것이다.
새로운 국가 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한 당 대회였던 만큼 성대하게 진행된 축하 공연.
북한을 대표하는 예술단체들은 물론, 체육인들과 청소년들까지. 자그마치 5천 명의 출연자가 연이어 무대에 올랐다.
[北 노래 ‘당을 노래하노라’ : "이 세상에 둘도 없는 품 내 운명 당이여. 그대를 나는 노래하노라."]
선곡된 노래 대부분은 북한 체제에 대한 찬양 일색. 공연 중간 천리마를 등장 시켜 경제개발 의지도 드러냈다.
[北 노래 ‘천리마 달린다’ : "어서 가자 빨리 가자 천리마 타고서. 후손만대 행복할 낙원을 꾸미자."]
한 달여가 지나 이번엔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광명성절 기념 공연이 펼쳐졌다.
북한 매체는 공연을 관람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유독 다양하게 노출시켰다.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며 때로는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다.
특정 곡에는 앙코르를 요청하며 음악에 흠뻑 빠진 모습을 보여준 김 위원장.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최고지도자의 이런 모습을 체제선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강동완/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 교수 : "광명성절 공연은 북한에서 최대의 명절이라고 하는 기념일에 했던 공연이다 보니 그날의 분위기를 가장 격정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곡을 선곡한 거 같고요. 참여한 관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그런 모습들을 연출했다는 의도가 있습니다."]
그동안에도 음악을 즐기는 북한 최고지도자 모습은 종종 노출되어 왔다.
[北 노래 ‘사향가’ : "내 고향을 떠나올 때 나의 어머니 잘 다녀오라고 하시던 말씀 아∼ 귀에 쟁쟁타."]
한 손으로 박자를 맞추며, 그리움에 잠긴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는 김일성 주석.
그러나 지도자의 인간적인 모습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이 장면 역시 지도자의 업적을 찬양하는 선전물의 일종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스스로 음악을 첫사랑이자 길동무, 위력한 무기라 부르며 정치적 수단으로 적극 이용했다. 자신의 취향이 담긴 악단들을 직접 조직하기도 했다.
1980년대 전자악기를 전면에 내세운 ‘보천보 전자악단’과 ‘왕재산 경음악단’이 대표적인 예다.
[北 노래 ‘정일봉의 우레소리’ : "김정일 장군님 신묘한 지략에 적진이 무너진다, 원수들 비명친다."]
비장한 혁명가요가 아닌 대중성을 곁들인 음악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상을 높여간 것이다.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으로 익숙한 현송월도 왕재산 경음악단과 보천보 전자악단의 대표 가수였다.
[北 노래 ‘장군님과 해병대’ : "경애하는 장군님의 영원한 해병으로 어뢰가 되고 폭탄이 되어 조국을 보위하리."]
리설주 여사가 활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명성을 얻었던 은하수 관현악단 역시 김정일 위원장 시절에 만들어졌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집권 이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 나갔다.
특히 2014년 신작음악회에서 모란봉 악단은 김정은 위원장 찬양곡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北 노래 ‘인민은 부르네 친근한 그 이름’ : "우러러 따르며 부르네 우리의 김정은 동지."]
벡두산이라는 상징성을 통해 권력 승계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노래도 김정은 위원장 시기의 대표곡이다.
[北 노래 ‘가리라 백두산으로’ : "가리라 가리라 백두산으로 가리라."]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차를 맞은 북한.. 김 위원장의 권력이 공고해진 만큼 이제 대부분의 음악 공연도 김 위원장 찬양곡으로 구성되고 있다.
지난 달 설맞이 기념 공연에 오른 곡들도 마찬가지였다.
[北 노래 ‘아버지라 부릅니다’ : "그 품만 믿고 우리 삽니다. 아~ 김정은 동지~"]
최고지도자의 즉석 행보에 따라 공연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
설맞이 기념 공연이 끝나고 출연 가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김정은 위원장.
김태룡이라는 남자 가수 앞에 서자 두 손을 잡고 귓속말과 함께 얼굴까지 쓰다듬는 모습을 보였다.
특정 가수에 대한 최고지도자의 각별한 애정이 드러나는 대목.
기념사진을 찍을 때도 김태룡만 김정은 위원장과 손을 잡은 모습이 포착됐다.
닷새 뒤 열린 광명성절 기념 공연에서 김태룡은 첫 무대에 섰다.
북한 국가를 독창한 것이다.
[北 애국가 :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 반만년 오랜 역사에."]
이후에도 김태룡은 대부분의 곡목에 이름을 올리며 원숙한 기량을 펼쳤다.
하지만 북한 지도자들이 음악의 종류를 다변화시키고 직접 나서 특정 가수와 곡목을 부각한다고 해도 시대적 흐름에는 뒤처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장마당 등을 통해 이미 외부 음악을 접한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동완/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 교수 :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남한노래 한두 곡 정도는 부를 줄 알아야 세련된 사람이라고 까지 표현하고 있고 북한 주민들에겐 남한노래가 외부 세계를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창이 되고 있다는 거죠. 사람의 정서를 이야기하고 사랑의 감정을 다루고 있어서 정치사상을 담고 있는 북한 노래와는 굉장히 다른 인식으로 북한 주민들이 따라 부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그동안 이뤄졌던 남북 음악 교류에선 북한 지도자나 주민들이 한국 음악에 꽤 많은 관심이 있음을 보여줬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한 삼지연 관현악단은 북한 가요뿐 아니라 한국의 대중가요도 선보여 화제가 됐고,
[한국 가요 ‘당신은 모르실 거야 ’ : "당신은 모르실 거야 얼마나 사모했는지 뒤돌아봐 주세요 당신의 사랑은 나요."]
평양에선 한국 가수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도 가감 없이 펼쳐졌다.
지난 광명성절 기념 공연에 소개된 북한 노래‘생이란 무엇인가’
[北 노래 ‘생이란 무엇인가’ : "시냇물 모여서 강을 이루듯 날들이 모여 생을 이루리."]
김 위원장이 나지막이 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
무대 배경에 이미 고인이 된 북한 고위 간부들 사진이 올라오자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도 보였다.
최악의 경제난 속에서 음악 정치를 전면에 내세운 김정은 위원장.
지도자가 부각한 음악들이 북한 주민들의 충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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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1-03-06 08: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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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하는 대형 공연을 벌써 세 차례나 개최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앙코르를 요청하거나 특정 곡을 따라 부르다가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모습까지 북한 매체에 노출되고 있는데요.
생전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체제선전을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음악을 활용해 왔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들은 어떤 음악을 즐겨 들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13일 평양체육관. 제8차 당 대회를 마친 당 대표자들이 모여들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당 대회 경축 공연이 열린 것이다.
새로운 국가 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한 당 대회였던 만큼 성대하게 진행된 축하 공연.
북한을 대표하는 예술단체들은 물론, 체육인들과 청소년들까지. 자그마치 5천 명의 출연자가 연이어 무대에 올랐다.
[北 노래 ‘당을 노래하노라’ : "이 세상에 둘도 없는 품 내 운명 당이여. 그대를 나는 노래하노라."]
선곡된 노래 대부분은 북한 체제에 대한 찬양 일색. 공연 중간 천리마를 등장 시켜 경제개발 의지도 드러냈다.
[北 노래 ‘천리마 달린다’ : "어서 가자 빨리 가자 천리마 타고서. 후손만대 행복할 낙원을 꾸미자."]
한 달여가 지나 이번엔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광명성절 기념 공연이 펼쳐졌다.
북한 매체는 공연을 관람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유독 다양하게 노출시켰다.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며 때로는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다.
특정 곡에는 앙코르를 요청하며 음악에 흠뻑 빠진 모습을 보여준 김 위원장.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최고지도자의 이런 모습을 체제선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강동완/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 교수 : "광명성절 공연은 북한에서 최대의 명절이라고 하는 기념일에 했던 공연이다 보니 그날의 분위기를 가장 격정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곡을 선곡한 거 같고요. 참여한 관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그런 모습들을 연출했다는 의도가 있습니다."]
그동안에도 음악을 즐기는 북한 최고지도자 모습은 종종 노출되어 왔다.
[北 노래 ‘사향가’ : "내 고향을 떠나올 때 나의 어머니 잘 다녀오라고 하시던 말씀 아∼ 귀에 쟁쟁타."]
한 손으로 박자를 맞추며, 그리움에 잠긴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는 김일성 주석.
그러나 지도자의 인간적인 모습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이 장면 역시 지도자의 업적을 찬양하는 선전물의 일종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스스로 음악을 첫사랑이자 길동무, 위력한 무기라 부르며 정치적 수단으로 적극 이용했다. 자신의 취향이 담긴 악단들을 직접 조직하기도 했다.
1980년대 전자악기를 전면에 내세운 ‘보천보 전자악단’과 ‘왕재산 경음악단’이 대표적인 예다.
[北 노래 ‘정일봉의 우레소리’ : "김정일 장군님 신묘한 지략에 적진이 무너진다, 원수들 비명친다."]
비장한 혁명가요가 아닌 대중성을 곁들인 음악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상을 높여간 것이다.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으로 익숙한 현송월도 왕재산 경음악단과 보천보 전자악단의 대표 가수였다.
[北 노래 ‘장군님과 해병대’ : "경애하는 장군님의 영원한 해병으로 어뢰가 되고 폭탄이 되어 조국을 보위하리."]
리설주 여사가 활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명성을 얻었던 은하수 관현악단 역시 김정일 위원장 시절에 만들어졌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집권 이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 나갔다.
특히 2014년 신작음악회에서 모란봉 악단은 김정은 위원장 찬양곡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北 노래 ‘인민은 부르네 친근한 그 이름’ : "우러러 따르며 부르네 우리의 김정은 동지."]
벡두산이라는 상징성을 통해 권력 승계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노래도 김정은 위원장 시기의 대표곡이다.
[北 노래 ‘가리라 백두산으로’ : "가리라 가리라 백두산으로 가리라."]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차를 맞은 북한.. 김 위원장의 권력이 공고해진 만큼 이제 대부분의 음악 공연도 김 위원장 찬양곡으로 구성되고 있다.
지난 달 설맞이 기념 공연에 오른 곡들도 마찬가지였다.
[北 노래 ‘아버지라 부릅니다’ : "그 품만 믿고 우리 삽니다. 아~ 김정은 동지~"]
최고지도자의 즉석 행보에 따라 공연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
설맞이 기념 공연이 끝나고 출연 가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김정은 위원장.
김태룡이라는 남자 가수 앞에 서자 두 손을 잡고 귓속말과 함께 얼굴까지 쓰다듬는 모습을 보였다.
특정 가수에 대한 최고지도자의 각별한 애정이 드러나는 대목.
기념사진을 찍을 때도 김태룡만 김정은 위원장과 손을 잡은 모습이 포착됐다.
닷새 뒤 열린 광명성절 기념 공연에서 김태룡은 첫 무대에 섰다.
북한 국가를 독창한 것이다.
[北 애국가 :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 반만년 오랜 역사에."]
이후에도 김태룡은 대부분의 곡목에 이름을 올리며 원숙한 기량을 펼쳤다.
하지만 북한 지도자들이 음악의 종류를 다변화시키고 직접 나서 특정 가수와 곡목을 부각한다고 해도 시대적 흐름에는 뒤처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장마당 등을 통해 이미 외부 음악을 접한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동완/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 교수 :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남한노래 한두 곡 정도는 부를 줄 알아야 세련된 사람이라고 까지 표현하고 있고 북한 주민들에겐 남한노래가 외부 세계를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창이 되고 있다는 거죠. 사람의 정서를 이야기하고 사랑의 감정을 다루고 있어서 정치사상을 담고 있는 북한 노래와는 굉장히 다른 인식으로 북한 주민들이 따라 부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그동안 이뤄졌던 남북 음악 교류에선 북한 지도자나 주민들이 한국 음악에 꽤 많은 관심이 있음을 보여줬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한 삼지연 관현악단은 북한 가요뿐 아니라 한국의 대중가요도 선보여 화제가 됐고,
[한국 가요 ‘당신은 모르실 거야 ’ : "당신은 모르실 거야 얼마나 사모했는지 뒤돌아봐 주세요 당신의 사랑은 나요."]
평양에선 한국 가수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도 가감 없이 펼쳐졌다.
지난 광명성절 기념 공연에 소개된 북한 노래‘생이란 무엇인가’
[北 노래 ‘생이란 무엇인가’ : "시냇물 모여서 강을 이루듯 날들이 모여 생을 이루리."]
김 위원장이 나지막이 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
무대 배경에 이미 고인이 된 북한 고위 간부들 사진이 올라오자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도 보였다.
최악의 경제난 속에서 음악 정치를 전면에 내세운 김정은 위원장.
지도자가 부각한 음악들이 북한 주민들의 충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올해 들어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이 참석하는 대형 공연을 벌써 세 차례나 개최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앙코르를 요청하거나 특정 곡을 따라 부르다가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모습까지 북한 매체에 노출되고 있는데요.
생전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체제선전을 위한 정치적 목적으로 음악을 활용해 왔습니다.
북한 최고지도자들은 어떤 음악을 즐겨 들었을까요?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13일 평양체육관. 제8차 당 대회를 마친 당 대표자들이 모여들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석한 당 대회 경축 공연이 열린 것이다.
새로운 국가 경제 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한 당 대회였던 만큼 성대하게 진행된 축하 공연.
북한을 대표하는 예술단체들은 물론, 체육인들과 청소년들까지. 자그마치 5천 명의 출연자가 연이어 무대에 올랐다.
[北 노래 ‘당을 노래하노라’ : "이 세상에 둘도 없는 품 내 운명 당이여. 그대를 나는 노래하노라."]
선곡된 노래 대부분은 북한 체제에 대한 찬양 일색. 공연 중간 천리마를 등장 시켜 경제개발 의지도 드러냈다.
[北 노래 ‘천리마 달린다’ : "어서 가자 빨리 가자 천리마 타고서. 후손만대 행복할 낙원을 꾸미자."]
한 달여가 지나 이번엔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인 광명성절 기념 공연이 펼쳐졌다.
북한 매체는 공연을 관람하는 김 위원장의 모습을 유독 다양하게 노출시켰다.
노래에 맞춰 박수를 치고,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며 때로는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다.
특정 곡에는 앙코르를 요청하며 음악에 흠뻑 빠진 모습을 보여준 김 위원장.
전문가들은 북한 당국이 최고지도자의 이런 모습을 체제선전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강동완/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 교수 : "광명성절 공연은 북한에서 최대의 명절이라고 하는 기념일에 했던 공연이다 보니 그날의 분위기를 가장 격정적으로 높일 수 있는 곡을 선곡한 거 같고요. 참여한 관객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그런 모습들을 연출했다는 의도가 있습니다."]
그동안에도 음악을 즐기는 북한 최고지도자 모습은 종종 노출되어 왔다.
[北 노래 ‘사향가’ : "내 고향을 떠나올 때 나의 어머니 잘 다녀오라고 하시던 말씀 아∼ 귀에 쟁쟁타."]
한 손으로 박자를 맞추며, 그리움에 잠긴 표정으로 노래를 부르는 김일성 주석.
그러나 지도자의 인간적인 모습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이 장면 역시 지도자의 업적을 찬양하는 선전물의 일종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스스로 음악을 첫사랑이자 길동무, 위력한 무기라 부르며 정치적 수단으로 적극 이용했다. 자신의 취향이 담긴 악단들을 직접 조직하기도 했다.
1980년대 전자악기를 전면에 내세운 ‘보천보 전자악단’과 ‘왕재산 경음악단’이 대표적인 예다.
[北 노래 ‘정일봉의 우레소리’ : "김정일 장군님 신묘한 지략에 적진이 무너진다, 원수들 비명친다."]
비장한 혁명가요가 아닌 대중성을 곁들인 음악을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위상을 높여간 것이다.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으로 익숙한 현송월도 왕재산 경음악단과 보천보 전자악단의 대표 가수였다.
[北 노래 ‘장군님과 해병대’ : "경애하는 장군님의 영원한 해병으로 어뢰가 되고 폭탄이 되어 조국을 보위하리."]
리설주 여사가 활약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명성을 얻었던 은하수 관현악단 역시 김정일 위원장 시절에 만들어졌다.
김정은 위원장 역시 집권 이후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 나갔다.
특히 2014년 신작음악회에서 모란봉 악단은 김정은 위원장 찬양곡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北 노래 ‘인민은 부르네 친근한 그 이름’ : "우러러 따르며 부르네 우리의 김정은 동지."]
벡두산이라는 상징성을 통해 권력 승계의 정통성을 강조하는 노래도 김정은 위원장 시기의 대표곡이다.
[北 노래 ‘가리라 백두산으로’ : "가리라 가리라 백두산으로 가리라."]
김정은 위원장 집권 10년차를 맞은 북한.. 김 위원장의 권력이 공고해진 만큼 이제 대부분의 음악 공연도 김 위원장 찬양곡으로 구성되고 있다.
지난 달 설맞이 기념 공연에 오른 곡들도 마찬가지였다.
[北 노래 ‘아버지라 부릅니다’ : "그 품만 믿고 우리 삽니다. 아~ 김정은 동지~"]
최고지도자의 즉석 행보에 따라 공연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
설맞이 기념 공연이 끝나고 출연 가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김정은 위원장.
김태룡이라는 남자 가수 앞에 서자 두 손을 잡고 귓속말과 함께 얼굴까지 쓰다듬는 모습을 보였다.
특정 가수에 대한 최고지도자의 각별한 애정이 드러나는 대목.
기념사진을 찍을 때도 김태룡만 김정은 위원장과 손을 잡은 모습이 포착됐다.
닷새 뒤 열린 광명성절 기념 공연에서 김태룡은 첫 무대에 섰다.
북한 국가를 독창한 것이다.
[北 애국가 : "삼천리 아름다운 내 조국. 반만년 오랜 역사에."]
이후에도 김태룡은 대부분의 곡목에 이름을 올리며 원숙한 기량을 펼쳤다.
하지만 북한 지도자들이 음악의 종류를 다변화시키고 직접 나서 특정 가수와 곡목을 부각한다고 해도 시대적 흐름에는 뒤처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장마당 등을 통해 이미 외부 음악을 접한 주민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동완/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 교수 :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남한노래 한두 곡 정도는 부를 줄 알아야 세련된 사람이라고 까지 표현하고 있고 북한 주민들에겐 남한노래가 외부 세계를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창이 되고 있다는 거죠. 사람의 정서를 이야기하고 사랑의 감정을 다루고 있어서 정치사상을 담고 있는 북한 노래와는 굉장히 다른 인식으로 북한 주민들이 따라 부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그동안 이뤄졌던 남북 음악 교류에선 북한 지도자나 주민들이 한국 음악에 꽤 많은 관심이 있음을 보여줬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을 방문한 삼지연 관현악단은 북한 가요뿐 아니라 한국의 대중가요도 선보여 화제가 됐고,
[한국 가요 ‘당신은 모르실 거야 ’ : "당신은 모르실 거야 얼마나 사모했는지 뒤돌아봐 주세요 당신의 사랑은 나요."]
평양에선 한국 가수들의 화려한 퍼포먼스도 가감 없이 펼쳐졌다.
지난 광명성절 기념 공연에 소개된 북한 노래‘생이란 무엇인가’
[北 노래 ‘생이란 무엇인가’ : "시냇물 모여서 강을 이루듯 날들이 모여 생을 이루리."]
김 위원장이 나지막이 이 노래를 따라 불렀다.
무대 배경에 이미 고인이 된 북한 고위 간부들 사진이 올라오자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도 보였다.
최악의 경제난 속에서 음악 정치를 전면에 내세운 김정은 위원장.
지도자가 부각한 음악들이 북한 주민들의 충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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