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닐하우스 숙소 금지에 농가 발 동동…양성화·유예기간 절실
입력 2021.03.08 (07:40)
수정 2021.03.08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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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12월 한 외국인 노동자가 농장 비닐하우스 속 가건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지병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 일을 계기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숙소 현실이 다시 한 번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올해부터 제도를 바꿔 가건물 등을 숙소로 제공하면 고용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했는데요.
이 정책이 '농촌의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변진석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 열무 농사를 짓고 있는 이윤성 씨는 다가온 농번기가 걱정입니다.
15년 전 수천만 원을 들여 지은 비닐하우스 속 가건물 숙소.
냉난방 시설과 안전시설, 수세식 화장실까지 갖췄는데 갑자기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불법 가설 건축물로 분류돼 외국인 노동자가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윤성/농민 : "작년까지는 그렇게 (숙소로) 다 인정해놓고 갑자기 채용불가, 이거는 너무나 현실적으로 안 맞는 말씀이다..."]
그렇다고 정부 기준에 맞춰 따로 숙소 건물을 짓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윤성/농민 : "저는 전부 '절대농지'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농지법상) 어떻게 건축행위를 할 수가 없어요. 이거 어떻게 합니까?"]
특히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땅 주인이 숙소를 짓게 허락해 줄지도 미지수입니다.
결국 남은 방법은 기존 주택을 숙소로 얻어야 하는데 농촌에서 집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시내에 집을 얻는 건 늘어나는 생활비나 출퇴근 문제로 외국인 노동자들마저 난감해 합니다.
[수르아르/외국인 노동자 : "200만 원 벌면 50만 원이나 60만 원 돈 여기 (외부 숙소에) 내야 하면 네팔에 돈 많이 보낼 수 없잖아요."]
급기야 포천 일대 외국인 노동자 200여 명이 이번 조치를 철회해 달라고 정부에 탄원서까지 제출한 상황.
정부는 9월 1일까지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지만, 근본적으로 조건을 맞추긴 어렵다는 게 농민들의 입장입니다.
[송태선/농민 : "외국인 근로자들은 여기서 일할 수 없을 거예요. 일단 주거환경의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농장주 입장에서는 나가야 되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거니까."]
이때문에 농지에 지은 기존 시설을 양성화하고, 주기적인 안전점검을 통해 열악한 시설을 골라 없애는 방식으로 관리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게 농촌의 현실입니다.
또 이들의 인권, 특히 주거권은 당연히 보장돼야 합니다.
결국 이 두 가지 모두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우리 사회가 안고 있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이상철
지난해 12월 한 외국인 노동자가 농장 비닐하우스 속 가건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지병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 일을 계기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숙소 현실이 다시 한 번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올해부터 제도를 바꿔 가건물 등을 숙소로 제공하면 고용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했는데요.
이 정책이 '농촌의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변진석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 열무 농사를 짓고 있는 이윤성 씨는 다가온 농번기가 걱정입니다.
15년 전 수천만 원을 들여 지은 비닐하우스 속 가건물 숙소.
냉난방 시설과 안전시설, 수세식 화장실까지 갖췄는데 갑자기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불법 가설 건축물로 분류돼 외국인 노동자가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윤성/농민 : "작년까지는 그렇게 (숙소로) 다 인정해놓고 갑자기 채용불가, 이거는 너무나 현실적으로 안 맞는 말씀이다..."]
그렇다고 정부 기준에 맞춰 따로 숙소 건물을 짓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윤성/농민 : "저는 전부 '절대농지'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농지법상) 어떻게 건축행위를 할 수가 없어요. 이거 어떻게 합니까?"]
특히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땅 주인이 숙소를 짓게 허락해 줄지도 미지수입니다.
결국 남은 방법은 기존 주택을 숙소로 얻어야 하는데 농촌에서 집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시내에 집을 얻는 건 늘어나는 생활비나 출퇴근 문제로 외국인 노동자들마저 난감해 합니다.
[수르아르/외국인 노동자 : "200만 원 벌면 50만 원이나 60만 원 돈 여기 (외부 숙소에) 내야 하면 네팔에 돈 많이 보낼 수 없잖아요."]
급기야 포천 일대 외국인 노동자 200여 명이 이번 조치를 철회해 달라고 정부에 탄원서까지 제출한 상황.
정부는 9월 1일까지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지만, 근본적으로 조건을 맞추긴 어렵다는 게 농민들의 입장입니다.
[송태선/농민 : "외국인 근로자들은 여기서 일할 수 없을 거예요. 일단 주거환경의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농장주 입장에서는 나가야 되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거니까."]
이때문에 농지에 지은 기존 시설을 양성화하고, 주기적인 안전점검을 통해 열악한 시설을 골라 없애는 방식으로 관리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게 농촌의 현실입니다.
또 이들의 인권, 특히 주거권은 당연히 보장돼야 합니다.
결국 이 두 가지 모두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우리 사회가 안고 있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이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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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한 외국인 노동자가 농장 비닐하우스 속 가건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지병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 일을 계기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숙소 현실이 다시 한 번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올해부터 제도를 바꿔 가건물 등을 숙소로 제공하면 고용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했는데요.
이 정책이 '농촌의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변진석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 열무 농사를 짓고 있는 이윤성 씨는 다가온 농번기가 걱정입니다.
15년 전 수천만 원을 들여 지은 비닐하우스 속 가건물 숙소.
냉난방 시설과 안전시설, 수세식 화장실까지 갖췄는데 갑자기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불법 가설 건축물로 분류돼 외국인 노동자가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윤성/농민 : "작년까지는 그렇게 (숙소로) 다 인정해놓고 갑자기 채용불가, 이거는 너무나 현실적으로 안 맞는 말씀이다..."]
그렇다고 정부 기준에 맞춰 따로 숙소 건물을 짓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윤성/농민 : "저는 전부 '절대농지'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농지법상) 어떻게 건축행위를 할 수가 없어요. 이거 어떻게 합니까?"]
특히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땅 주인이 숙소를 짓게 허락해 줄지도 미지수입니다.
결국 남은 방법은 기존 주택을 숙소로 얻어야 하는데 농촌에서 집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시내에 집을 얻는 건 늘어나는 생활비나 출퇴근 문제로 외국인 노동자들마저 난감해 합니다.
[수르아르/외국인 노동자 : "200만 원 벌면 50만 원이나 60만 원 돈 여기 (외부 숙소에) 내야 하면 네팔에 돈 많이 보낼 수 없잖아요."]
급기야 포천 일대 외국인 노동자 200여 명이 이번 조치를 철회해 달라고 정부에 탄원서까지 제출한 상황.
정부는 9월 1일까지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지만, 근본적으로 조건을 맞추긴 어렵다는 게 농민들의 입장입니다.
[송태선/농민 : "외국인 근로자들은 여기서 일할 수 없을 거예요. 일단 주거환경의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농장주 입장에서는 나가야 되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거니까."]
이때문에 농지에 지은 기존 시설을 양성화하고, 주기적인 안전점검을 통해 열악한 시설을 골라 없애는 방식으로 관리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게 농촌의 현실입니다.
또 이들의 인권, 특히 주거권은 당연히 보장돼야 합니다.
결국 이 두 가지 모두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우리 사회가 안고 있습니다.
KBS 뉴스 변진석입니다.
촬영기자:김태현/영상편집:이상철
지난해 12월 한 외국인 노동자가 농장 비닐하우스 속 가건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지병으로 숨진 것으로 확인됐지만, 이 일을 계기로 외국인 노동자들의 숙소 현실이 다시 한 번 드러났습니다.
그래서 정부가 올해부터 제도를 바꿔 가건물 등을 숙소로 제공하면 고용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했는데요.
이 정책이 '농촌의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유가 뭔지 변진석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해 열무 농사를 짓고 있는 이윤성 씨는 다가온 농번기가 걱정입니다.
15년 전 수천만 원을 들여 지은 비닐하우스 속 가건물 숙소.
냉난방 시설과 안전시설, 수세식 화장실까지 갖췄는데 갑자기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불법 가설 건축물로 분류돼 외국인 노동자가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윤성/농민 : "작년까지는 그렇게 (숙소로) 다 인정해놓고 갑자기 채용불가, 이거는 너무나 현실적으로 안 맞는 말씀이다..."]
그렇다고 정부 기준에 맞춰 따로 숙소 건물을 짓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이윤성/농민 : "저는 전부 '절대농지'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농지법상) 어떻게 건축행위를 할 수가 없어요. 이거 어떻게 합니까?"]
특히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농민들은 땅 주인이 숙소를 짓게 허락해 줄지도 미지수입니다.
결국 남은 방법은 기존 주택을 숙소로 얻어야 하는데 농촌에서 집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
시내에 집을 얻는 건 늘어나는 생활비나 출퇴근 문제로 외국인 노동자들마저 난감해 합니다.
[수르아르/외국인 노동자 : "200만 원 벌면 50만 원이나 60만 원 돈 여기 (외부 숙소에) 내야 하면 네팔에 돈 많이 보낼 수 없잖아요."]
급기야 포천 일대 외국인 노동자 200여 명이 이번 조치를 철회해 달라고 정부에 탄원서까지 제출한 상황.
정부는 9월 1일까지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지만, 근본적으로 조건을 맞추긴 어렵다는 게 농민들의 입장입니다.
[송태선/농민 : "외국인 근로자들은 여기서 일할 수 없을 거예요. 일단 주거환경의 문제가 생겼기 때문에 농장주 입장에서는 나가야 되는 상황이 되어버리는 거니까."]
이때문에 농지에 지은 기존 시설을 양성화하고, 주기적인 안전점검을 통해 열악한 시설을 골라 없애는 방식으로 관리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없이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게 농촌의 현실입니다.
또 이들의 인권, 특히 주거권은 당연히 보장돼야 합니다.
결국 이 두 가지 모두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우리 사회가 안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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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진석 기자 bric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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