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내전 10년…미래를 잃어버린 시리아 사람들

입력 2021.03.17 (10:51) 수정 2021.03.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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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시리아 내전이 지난 15일로 10년을 맞았습니다.

10년 넘게 이어진 분쟁으로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떠돌이 신세로 전락한 난민도 천이백만 명에 이릅니다.

가족과 삶의 터전, 그리고 미래마저 잃어버린 시리아인들의 삶을 <지구촌인>에서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시리아 시민 수천 명이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장기 독재 중인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외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섰는데요,

마치 10년 전 그날을 연상케 했습니다.

[에쩨딘 알-차미/반정부 시위대 : "10년이 지났지만 우리의 요구는 변함이 없습니다. 알-아사드 정권의 퇴진과 귀향을 원합니다."]

시리아 내전의 시작은 2011년 3월 15일.

알-아사드 정권을 비판하는 낙서를 쓴 학생들이 체포돼 가혹행위를 당하자 시민들이 항의 시위에 나서면서였습니다.

시위가 확산하자 알-아사드 정권은 유혈 진압에 나섰습니다.

시민들은 총을 들고 반군이 돼 정권에 저항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이 개입하면서 내전은 대리전으로 확대됐습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등 테러 단체들까지 난립하며 사태는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10년 동안 이어진 전쟁에 시리아인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졌는데요,

민간인 38만 7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20만 명 넘게 실종됐습니다.

시리아 동부 두마 지역에 사는 하무 씨는 5년 전 마을을 덮친 미사일 폭격으로 남편과 아들, 손녀를 잃었습니다.

부서진 집에서 살아남은 어린 손자들을 돌보며 힘겹게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세함 하무/시리아 여성 :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아요. 너무 잔인했습니다."]

전쟁통에 남편을 잃은 알-사우르 씨도 홀로 시어머니와 자녀 4명을 돌보고 있는데요,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주급을 받아 근근이 생계를 꾸리고 있습니다.

[움므바시르 알-사우르/시리아 과부 : "우리는 이미 늦었다 해도 아이들의 삶은 더 나아지길 바랄 뿐입니다."]

무너진 국가 경제에 시리아인 절반 이상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남편을 잃고 홀로 아이 8명을 돌보고 있는 모함마드 씨는 1년간 고기 구경도 못했습니다.

[옴 모하마드/엄마 : "시장에 가면 고기가 너무 비싸 채소만 찾게 됩니다."]

집을 잃고 고향을 떠난 난민도 천2백만 명에 이릅니다.

내전으로 아내와 자녀를 잃은 이 남성은 어린 손자와 손녀들의 유일한 보호자입니다.

전쟁 전엔 많은 땅을 가진 농부였지만 이제는 가족을 부양할 길이 없어 난민촌에서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압델 라작 알-크하툰/시리아 난민 : "이제 겨우 올리브나무 한 그루 심은 땅만 남았습니다. 하르바누쉬의 텐트 하나에서 손주 12명을 돌보며 살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교육받을 기회도 빼앗겼습니다.

알레포 북부 난민촌 텐트에서 생활 중인 아이들은 먹고 살기 위해 일터로 내몰리고 있는데요.

시리아에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245만여 명이 넘습니다.

[모하메드 아부 르단/시리아 어린이 :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일합니다. 집에 돌아오면 먹고 바로 잠이 듭니다."]

시리아인 약 560만 명은 이미 희망이 사라진 고국을 떠나 다른 나라를 떠돌고 있습니다.

승자도 없고 출구도 보이지 않는 시리아 내전은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절망 속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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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내전 10년…미래를 잃어버린 시리아 사람들
    • 입력 2021-03-17 10:51:42
    • 수정2021-03-17 11:00:58
    지구촌뉴스
[앵커]

시리아 내전이 지난 15일로 10년을 맞았습니다.

10년 넘게 이어진 분쟁으로 수십만 명이 목숨을 잃었고 떠돌이 신세로 전락한 난민도 천이백만 명에 이릅니다.

가족과 삶의 터전, 그리고 미래마저 잃어버린 시리아인들의 삶을 <지구촌인>에서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시리아 시민 수천 명이 거리로 뛰쳐나왔습니다.

장기 독재 중인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외치며 대규모 시위에 나섰는데요,

마치 10년 전 그날을 연상케 했습니다.

[에쩨딘 알-차미/반정부 시위대 : "10년이 지났지만 우리의 요구는 변함이 없습니다. 알-아사드 정권의 퇴진과 귀향을 원합니다."]

시리아 내전의 시작은 2011년 3월 15일.

알-아사드 정권을 비판하는 낙서를 쓴 학생들이 체포돼 가혹행위를 당하자 시민들이 항의 시위에 나서면서였습니다.

시위가 확산하자 알-아사드 정권은 유혈 진압에 나섰습니다.

시민들은 총을 들고 반군이 돼 정권에 저항했습니다.

미국과 러시아 등 강대국이 개입하면서 내전은 대리전으로 확대됐습니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등 테러 단체들까지 난립하며 사태는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10년 동안 이어진 전쟁에 시리아인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졌는데요,

민간인 38만 7천여 명이 목숨을 잃었고, 20만 명 넘게 실종됐습니다.

시리아 동부 두마 지역에 사는 하무 씨는 5년 전 마을을 덮친 미사일 폭격으로 남편과 아들, 손녀를 잃었습니다.

부서진 집에서 살아남은 어린 손자들을 돌보며 힘겹게 삶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세함 하무/시리아 여성 : "기억조차 하고 싶지 않아요. 너무 잔인했습니다."]

전쟁통에 남편을 잃은 알-사우르 씨도 홀로 시어머니와 자녀 4명을 돌보고 있는데요,

식당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주급을 받아 근근이 생계를 꾸리고 있습니다.

[움므바시르 알-사우르/시리아 과부 : "우리는 이미 늦었다 해도 아이들의 삶은 더 나아지길 바랄 뿐입니다."]

무너진 국가 경제에 시리아인 절반 이상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남편을 잃고 홀로 아이 8명을 돌보고 있는 모함마드 씨는 1년간 고기 구경도 못했습니다.

[옴 모하마드/엄마 : "시장에 가면 고기가 너무 비싸 채소만 찾게 됩니다."]

집을 잃고 고향을 떠난 난민도 천2백만 명에 이릅니다.

내전으로 아내와 자녀를 잃은 이 남성은 어린 손자와 손녀들의 유일한 보호자입니다.

전쟁 전엔 많은 땅을 가진 농부였지만 이제는 가족을 부양할 길이 없어 난민촌에서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있습니다.

[압델 라작 알-크하툰/시리아 난민 : "이제 겨우 올리브나무 한 그루 심은 땅만 남았습니다. 하르바누쉬의 텐트 하나에서 손주 12명을 돌보며 살고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교육받을 기회도 빼앗겼습니다.

알레포 북부 난민촌 텐트에서 생활 중인 아이들은 먹고 살기 위해 일터로 내몰리고 있는데요.

시리아에서 학교에 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245만여 명이 넘습니다.

[모하메드 아부 르단/시리아 어린이 :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일합니다. 집에 돌아오면 먹고 바로 잠이 듭니다."]

시리아인 약 560만 명은 이미 희망이 사라진 고국을 떠나 다른 나라를 떠돌고 있습니다.

승자도 없고 출구도 보이지 않는 시리아 내전은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절망 속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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