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핵 우선 관심사…완전히 조율된 전략”

입력 2021.03.18 (23:36) 수정 2021.03.18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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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미 외교국방장관회의, 이른바 '2+2회의'가 5년 만에 열렸습니다.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한미가 동맹 현안을 논의했는데, 북한 핵문제의 시급성처럼 이견이 없었던 부분도 많지만, 북한 인권이나 중국 등 예상보다 더 강한 미국의 입장이 확인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한미 간 있었던 논의, 하나하나 짚어보죠.

외교부 취재하는 범기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범 기자, 먼저 대북 정책부터 짚어보죠.

북핵 문제 중요성이나 한미 공조의 필요성에 대해선 일단 한미 양국이 쉽게 동의했겠죠?

[기자]

네 회담에서 우선적으로 강조된 점이 북한 핵과 탄도 미사일이 동맹의 우선 관심사다라는 점입니다.

대북 정책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는 게 미국의 공식 입장인데, 이 정책을 정하는 과정에서 한미 간에 입장을 조율해야 할 필요성도 강조됐습니다.

"미국의 대북 정책 검토와 이행 과정에서 완전히 조율된 전략을 바탕으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라는 게 정의용 장관의 기자회견 발언이었는데요.

한미 외교당국 간 국장급 협의체, 한미양자정책대화도 출범해서 당장 내일 첫 회의가 열립니다.

오늘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주를 한미 동맹의 주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라고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기자회견 때 발언 보면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해서는 꼭 일치한다고 보기는 어렵겠던데요?

[기자]

정확히 보셨습니다.

이렇게 공조와 협력, 협의가 누차 강조된 건 역설적으로 접근 방식, 각론으로 가면 온도 차가 적지 않아서이기도 합니다.

당장 북핵 문제 해법에 관한 언급부터 차이가 보였는데요.

정의용 외교 장관은 지난 트럼프 정부 때 북미 간에 맺어진 싱가포르 합의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실었지만, 미국 블링컨 국무장관은 압박과 외교 옵션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고, 또 UN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도 거론했습니다.

[앵커]

블링컨 국무 장관, 특히 이번 방한에서 북한 인권에 대해서 언급 많이 했습니다

오늘도 이어졌어요?

[기자]

블링컨 장관이 한국에 머문 시간은 채 30시간이 안 되거든요.

그 사이에 공개적으로만 두 번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압제적인 정권 밑에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유린을 당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수위도 높죠?

북한 주민들의 인권 향상을 비핵화와 함께 정책 목표로 꼽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 "정책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북한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으며, 북한이 미국과 동맹에게 가하는 광범위한 위협을 줄이고, 북한 주민들을 포함한 모든 한국인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앵커]

미국 측이 또 하나 강조한 게, 한미일 협력입니다.

여러번 얘기가 나왔어요?

[기자]

블링컨, 오스틴 두 장관 모두 한일 관계, 한미일 협력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요.

특히 대북 정책 검토에도 한국은 물론 일본과도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했습니다.

'2+2 회의' 공동성명에도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오늘 두 장관이 2+2 회의를 끝내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는데,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가 한반도.동북아 평화에 중요하고 한미일 협력에 토대가 되는만큼 한일 관계 복원에 노력하겠다고 했고, 미국 측은 진전을 기대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앵커]

또 관심을 모았던 발언이 중국에 대한 발언들입니다.

미국 장관들이 중국에 대해 시종일관 강경 발언을 쏟아냈어요.

[기자]

한국과 미국이 조율해서 나온 공동성명에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들어가있지 않습니다.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불안정하게 하는 행위에 반대한다"는, 분명 중국을 가리키는 것 같지만, 직접 지칭만은 피한 표현만 담겼습니다.

하지만 기자회견에선 달랐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약속을 일관되게 어겼고 공격적, 권위적 행동으로 인도 태평양 지역 안전에 어려움을 낳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방한 첫날, 어제도 홍콩, 타이완, 티베트 문제를 조목조목 공개 지적한 데 이은 노골적인 비판인데, 이런 말을 덧붙였습니다.

"중국으로 인한 민주주의의 후퇴를 보면서, 동맹국들의 '공통된 접근법'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습니다" 라는 말입니다.

[앵커]

그럴 정도면 미국이 한국에 뭔가 함께 해달라는 요구를 했을 것도 같은데요, 예를 들면 많이 거론됐던 쿼드에 한국도 참여해달라고 한다든지?

[기자]

지난 12일 첫 정상회의를 열었던 쿼드,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 네 나라의 협의체인데,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흔히 간주되죠?

이 '쿼드'에 한국 참여 요청은 이번 회담에서 구체화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쿼드 정상회의와 이번 한국, 일본 연쇄 방문을 통해 미국의 중국 압박이 가속화되고 있고요.

또 그 수위도 예상보다 높아서 한국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의용 장관은 오늘 언론 인터뷰에서 미, 중 모두 중요하다, 양자택일은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블링컨 장관은 곧바로 앵커리지로 날아가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등을 만나서 미중 고위급 회담을 갖죠?

미중 갈등이 어떻게 흘러갈지 등을 좀더 지켜봐야겠군요.

범기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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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외교국방장관회의, 이른바 '2+2회의'가 5년 만에 열렸습니다.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한미가 동맹 현안을 논의했는데, 북한 핵문제의 시급성처럼 이견이 없었던 부분도 많지만, 북한 인권이나 중국 등 예상보다 더 강한 미국의 입장이 확인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한미 간 있었던 논의, 하나하나 짚어보죠.

외교부 취재하는 범기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범 기자, 먼저 대북 정책부터 짚어보죠.

북핵 문제 중요성이나 한미 공조의 필요성에 대해선 일단 한미 양국이 쉽게 동의했겠죠?

[기자]

네 회담에서 우선적으로 강조된 점이 북한 핵과 탄도 미사일이 동맹의 우선 관심사다라는 점입니다.

대북 정책을 아직 정하지 않았다는 게 미국의 공식 입장인데, 이 정책을 정하는 과정에서 한미 간에 입장을 조율해야 할 필요성도 강조됐습니다.

"미국의 대북 정책 검토와 이행 과정에서 완전히 조율된 전략을 바탕으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라는 게 정의용 장관의 기자회견 발언이었는데요.

한미 외교당국 간 국장급 협의체, 한미양자정책대화도 출범해서 당장 내일 첫 회의가 열립니다.

오늘 외교부 당국자는 "이번주를 한미 동맹의 주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라고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기자회견 때 발언 보면 북핵 문제 해법에 대해서는 꼭 일치한다고 보기는 어렵겠던데요?

[기자]

정확히 보셨습니다.

이렇게 공조와 협력, 협의가 누차 강조된 건 역설적으로 접근 방식, 각론으로 가면 온도 차가 적지 않아서이기도 합니다.

당장 북핵 문제 해법에 관한 언급부터 차이가 보였는데요.

정의용 외교 장관은 지난 트럼프 정부 때 북미 간에 맺어진 싱가포르 합의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실었지만, 미국 블링컨 국무장관은 압박과 외교 옵션을 모두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고, 또 UN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도 거론했습니다.

[앵커]

블링컨 국무 장관, 특히 이번 방한에서 북한 인권에 대해서 언급 많이 했습니다

오늘도 이어졌어요?

[기자]

블링컨 장관이 한국에 머문 시간은 채 30시간이 안 되거든요.

그 사이에 공개적으로만 두 번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압제적인 정권 밑에서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유린을 당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수위도 높죠?

북한 주민들의 인권 향상을 비핵화와 함께 정책 목표로 꼽기도 했습니다.

들어보시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 : "정책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우리는 북한 비핵화에 전념하고 있으며, 북한이 미국과 동맹에게 가하는 광범위한 위협을 줄이고, 북한 주민들을 포함한 모든 한국인들의 삶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표입니다."]

[앵커]

미국 측이 또 하나 강조한 게, 한미일 협력입니다.

여러번 얘기가 나왔어요?

[기자]

블링컨, 오스틴 두 장관 모두 한일 관계, 한미일 협력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요.

특히 대북 정책 검토에도 한국은 물론 일본과도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했습니다.

'2+2 회의' 공동성명에도 한미일 3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한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오늘 두 장관이 2+2 회의를 끝내고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는데,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가 한반도.동북아 평화에 중요하고 한미일 협력에 토대가 되는만큼 한일 관계 복원에 노력하겠다고 했고, 미국 측은 진전을 기대한다고 답했다고 합니다.

[앵커]

또 관심을 모았던 발언이 중국에 대한 발언들입니다.

미국 장관들이 중국에 대해 시종일관 강경 발언을 쏟아냈어요.

[기자]

한국과 미국이 조율해서 나온 공동성명에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직접적으로 들어가있지 않습니다.

"국제질서를 훼손하고 불안정하게 하는 행위에 반대한다"는, 분명 중국을 가리키는 것 같지만, 직접 지칭만은 피한 표현만 담겼습니다.

하지만 기자회견에선 달랐습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약속을 일관되게 어겼고 공격적, 권위적 행동으로 인도 태평양 지역 안전에 어려움을 낳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방한 첫날, 어제도 홍콩, 타이완, 티베트 문제를 조목조목 공개 지적한 데 이은 노골적인 비판인데, 이런 말을 덧붙였습니다.

"중국으로 인한 민주주의의 후퇴를 보면서, 동맹국들의 '공통된 접근법'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습니다" 라는 말입니다.

[앵커]

그럴 정도면 미국이 한국에 뭔가 함께 해달라는 요구를 했을 것도 같은데요, 예를 들면 많이 거론됐던 쿼드에 한국도 참여해달라고 한다든지?

[기자]

지난 12일 첫 정상회의를 열었던 쿼드,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 네 나라의 협의체인데,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흔히 간주되죠?

이 '쿼드'에 한국 참여 요청은 이번 회담에서 구체화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주 쿼드 정상회의와 이번 한국, 일본 연쇄 방문을 통해 미국의 중국 압박이 가속화되고 있고요.

또 그 수위도 예상보다 높아서 한국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의용 장관은 오늘 언론 인터뷰에서 미, 중 모두 중요하다, 양자택일은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블링컨 장관은 곧바로 앵커리지로 날아가서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등을 만나서 미중 고위급 회담을 갖죠?

미중 갈등이 어떻게 흘러갈지 등을 좀더 지켜봐야겠군요.

범기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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