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美 성전환 여성 선수 경기 참가 제한 논란

입력 2021.03.19 (10:48) 수정 2021.03.19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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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성의 신체로 태어났지만 성전환을 통해 여성이 된 운동선수들을 여성부 경기에 뛰지 못하게 하는 것, 어떻게 보시나요?

올해 들어 미국 20여 개 주가 이 같은 법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이달 초,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딸을 둔 볼웨어 씨가 미국 미주리주 의회에 출두했습니다.

최근, 주 의회가 추진 중인 법안에 반대해 달라고 호소하기 위해섭니다.

볼웨어 씨 딸은 여자 배구팀 선수인데요.

법안은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여성으로 성 전환한 선수들이 여성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브랜든 볼웨어/성전환 여성 아버지 : "성전환한 아이들은 호르몬 차단제를 복용해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여자 동료들보다 이점이 없습니다."]

올해 들어 미국에선 미주리주뿐만 아니라 미시시피, 사우스다코타 주 등 20여 개 주에서 성전환 여성 선수의 여성 경기 참가를 제한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생물학적으로 남성으로 태어난 선수의 여성부 경기 출전이 공정한 경쟁 기회를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지난달 코네티컷주에선 고교 졸업반인 여성 육상 선수 3명이 학교와 지역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성전환 여성인 테리 밀러와 안드라야 이어우드 선수를 문제 삼았습니다.

밀러와 이어우드 선수는 2017년 이후 코네티컷주 단거리 육상 경기에서 총 15차례 우승했습니다.

원고들은 매번 이들에게 밀려 2~3위에 머물러야 했다며 공평한 기회를 요구했습니다.

["고등학교 4년 동안 저는 생물학적 남성과 경쟁해야 했습니다. 코네티컷주와 뉴잉글랜드 주의 소녀들은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결과를 알았고 이 사실은 극도로 사기를 떨어뜨렸습니다."]

성전환 여성 선수들은 불공평한 경쟁이 아니라며 반발했습니다.

중학생 때 성전환을 한 사라 허크먼 선수는 성전환 이후 여성부 육상 대회에 참가해 항상 5위 권 밖의 성적을 거뒀다고 반박했는데요.

법안 추진은 청소년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학생들을 곤란하게 할 뿐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사라 허크먼/성전환 여성 선수 : "팀은 어떤 의미에서 가족과 같습니다. 팀 안에서 기쁨을 느꼈고 스포츠를 통해 정체성도 찾았습니다. 그것이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성전환 선수의 운동경기 출전 논란이 본격적으로 대두된 건 4년 전입니다.

텍사스 주에서 열린 레슬링 대회에서 남성으로 성전환하기 위해 호르몬 치료를 받던 맥 벡스 선수가 여성부에 출전해 전승을 거두며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벡스 선수는 남성부에 출전하고 싶어 했지만 운영진이 규정에 따라 태어난 성별대로 여성부에 참가하도록 했는데요,

[리사 래덤/경쟁 선수/2017년 : "남자 대회에 나가고 싶어하는 선수에게도 공정하지 않고 그 선수와 겨루는 여자 선수에게 또한 공정하지 않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운영진은 남성부에 출전했어도 반대에 부닥쳤을 것이라며 '쉽지 않은 문제'라고 답했는데요.

성전환 여성 선수는 남성과 여성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인권단체는 출전금지 법안이 통과되면 이들에 대한 차별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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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촌 IN] 美 성전환 여성 선수 경기 참가 제한 논란
    • 입력 2021-03-19 10:48:31
    • 수정2021-03-19 11:05:48
    지구촌뉴스
[앵커]

남성의 신체로 태어났지만 성전환을 통해 여성이 된 운동선수들을 여성부 경기에 뛰지 못하게 하는 것, 어떻게 보시나요?

올해 들어 미국 20여 개 주가 이 같은 법안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이달 초, 여성으로 성전환을 한 딸을 둔 볼웨어 씨가 미국 미주리주 의회에 출두했습니다.

최근, 주 의회가 추진 중인 법안에 반대해 달라고 호소하기 위해섭니다.

볼웨어 씨 딸은 여자 배구팀 선수인데요.

법안은 고등학교와 대학에서 여성으로 성 전환한 선수들이 여성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브랜든 볼웨어/성전환 여성 아버지 : "성전환한 아이들은 호르몬 차단제를 복용해 남성 호르몬을 억제하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여자 동료들보다 이점이 없습니다."]

올해 들어 미국에선 미주리주뿐만 아니라 미시시피, 사우스다코타 주 등 20여 개 주에서 성전환 여성 선수의 여성 경기 참가를 제한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생물학적으로 남성으로 태어난 선수의 여성부 경기 출전이 공정한 경쟁 기회를 침해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지난달 코네티컷주에선 고교 졸업반인 여성 육상 선수 3명이 학교와 지역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성전환 여성인 테리 밀러와 안드라야 이어우드 선수를 문제 삼았습니다.

밀러와 이어우드 선수는 2017년 이후 코네티컷주 단거리 육상 경기에서 총 15차례 우승했습니다.

원고들은 매번 이들에게 밀려 2~3위에 머물러야 했다며 공평한 기회를 요구했습니다.

["고등학교 4년 동안 저는 생물학적 남성과 경쟁해야 했습니다. 코네티컷주와 뉴잉글랜드 주의 소녀들은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결과를 알았고 이 사실은 극도로 사기를 떨어뜨렸습니다."]

성전환 여성 선수들은 불공평한 경쟁이 아니라며 반발했습니다.

중학생 때 성전환을 한 사라 허크먼 선수는 성전환 이후 여성부 육상 대회에 참가해 항상 5위 권 밖의 성적을 거뒀다고 반박했는데요.

법안 추진은 청소년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는 학생들을 곤란하게 할 뿐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사라 허크먼/성전환 여성 선수 : "팀은 어떤 의미에서 가족과 같습니다. 팀 안에서 기쁨을 느꼈고 스포츠를 통해 정체성도 찾았습니다. 그것이 중요합니다."]

미국에서 성전환 선수의 운동경기 출전 논란이 본격적으로 대두된 건 4년 전입니다.

텍사스 주에서 열린 레슬링 대회에서 남성으로 성전환하기 위해 호르몬 치료를 받던 맥 벡스 선수가 여성부에 출전해 전승을 거두며 챔피언에 올랐습니다.

벡스 선수는 남성부에 출전하고 싶어 했지만 운영진이 규정에 따라 태어난 성별대로 여성부에 참가하도록 했는데요,

[리사 래덤/경쟁 선수/2017년 : "남자 대회에 나가고 싶어하는 선수에게도 공정하지 않고 그 선수와 겨루는 여자 선수에게 또한 공정하지 않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운영진은 남성부에 출전했어도 반대에 부닥쳤을 것이라며 '쉽지 않은 문제'라고 답했는데요.

성전환 여성 선수는 남성과 여성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인권단체는 출전금지 법안이 통과되면 이들에 대한 차별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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