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불법 유통…제보했더니, 식약처 “경찰에 신고해라”

입력 2021.03.19 (19:32) 수정 2021.03.1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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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이 버젓이 불법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관리감독 기관인 식품의약안전처는 소비자가 불법 유통을 신고해도 적극적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현직 의사 A 씨는 이달 초 쿠팡을 검색하다가 의사가 처방해야 살 수 있는 전문 의약품 수십여종이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명백한 불법 유통입니다.

특히, 오남용될 경우, 부작용이 심한 의약품도 있었습니다.

A 씨는 여러 차례 쿠팡 측에 연락해 의약품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쿠팡 측은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A 씨/의사/음성변조 : “쿠팡 같은 대기업이 의약품 불법판매를 방치한다는 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환자가 사망이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 하는 건지….”]

결국, A 씨는 이틀 뒤 식약처에 의약품 불법 유통 사실을 제보했습니다.

식약처는 “판매를 강제로 막을 수 없으니 경찰에 직접 고발하라.”고 답변을 했습니다.

[A 씨/의사/음성변조 : “국민 건강을 보호해야 할 기관이 개인에게 고발을 떠넘기는 게 어딨습니까. 대기업을 상대로 개인이 어떻게 고발을 합니까? 식약처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제보한 뒤에도 불법 판매는 보름 넘게 이어졌습니다.

대한소아과의사회가 쿠팡을 경찰에 고발하자 판매가 중단됐습니다.

경찰은 해외에서 의약품을 수입한 도매업체 관계자와 쿠팡 대표자 등을 불러 수사할 계획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식약처에 접수된 의약품 불법 판매는 14만 건이 넘습니다.

온라인 택배 판매가 늘면서 의약품 불법 유통도 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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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약품 불법 유통…제보했더니, 식약처 “경찰에 신고해라”
    • 입력 2021-03-19 19:32:00
    • 수정2021-03-19 19:5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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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이 버젓이 불법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관리감독 기관인 식품의약안전처는 소비자가 불법 유통을 신고해도 적극적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현직 의사 A 씨는 이달 초 쿠팡을 검색하다가 의사가 처방해야 살 수 있는 전문 의약품 수십여종이 팔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명백한 불법 유통입니다.

특히, 오남용될 경우, 부작용이 심한 의약품도 있었습니다.

A 씨는 여러 차례 쿠팡 측에 연락해 의약품 판매를 중단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쿠팡 측은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습니다.

[A 씨/의사/음성변조 : “쿠팡 같은 대기업이 의약품 불법판매를 방치한다는 건 정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환자가 사망이라도 하면 어떻게 하려고 하는 건지….”]

결국, A 씨는 이틀 뒤 식약처에 의약품 불법 유통 사실을 제보했습니다.

식약처는 “판매를 강제로 막을 수 없으니 경찰에 직접 고발하라.”고 답변을 했습니다.

[A 씨/의사/음성변조 : “국민 건강을 보호해야 할 기관이 개인에게 고발을 떠넘기는 게 어딨습니까. 대기업을 상대로 개인이 어떻게 고발을 합니까? 식약처는 도대체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제보한 뒤에도 불법 판매는 보름 넘게 이어졌습니다.

대한소아과의사회가 쿠팡을 경찰에 고발하자 판매가 중단됐습니다.

경찰은 해외에서 의약품을 수입한 도매업체 관계자와 쿠팡 대표자 등을 불러 수사할 계획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식약처에 접수된 의약품 불법 판매는 14만 건이 넘습니다.

온라인 택배 판매가 늘면서 의약품 불법 유통도 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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