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첫 고위급 회담 ‘정면 충돌’…배경은?

입력 2021.03.19 (21:26) 수정 2021.03.19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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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고 처음으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회담이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렸습니다.

그런데 양측 대표단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거친 설전을 이어갔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중국은 미국이 다른 나라를 선동해 중국을 공격하고 내정에 간섭한다고 맞받았습니다.

워싱턴, 베이징 특파원을 동시에 연결해서 두 나라가 정면 충돌한 회담 내용,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워싱턴 금철영 특파원! 포문은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먼저 연 것 같은데요?

중국에 대한 비판, 핵심 내용이 뭡니까?

[기자]

회담 시작 모두발언에서부터 "중국의 행위에 대한 깊은 우려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이렇게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려를 불러 일으킨 중국의 행위란 신장과 홍콩, 타이완과 관련한 행동,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그리고 미 동맹국들의 대한 경제 압박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인권에서 영토문제까지,전방위로 중국이 꺼려하는 주제를 다루겠다는 겁니다.

'만나서 반갑다' 이런 외교적 수사없이 중국에 대한 정면 비판으로 시작된 겁니다.

블링컨 국무장관의 발언 내용 한번 들어보시죠.

[블링컨/미 국무부장관 : "중국의 조치들은 전 세계 질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중국 내부의 문제가 아니며 오늘 이 부분을 의제로 놓고 논의해야 합니다."]

[앵커]

베이징 김민성 특파원! 중국 대표단도 가만히 있지 않았죠?

어떻게 반격했나요?

[기자]

중국 측은 미국이 군사력과 금융의 우위를 가지고 중국을 공격하기 위해 다른 나라를 선동하고 있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중국 대표인 양제츠 정치국원은 홍콩, 신장 등 중국 대내외 문제를 미국이 직접 공격하며 분쟁을 일으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며 미국이야말로 인권 개선이 필요하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습니다.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정치국원의 얘기 들어보시죠.

[양제츠/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 "인권에 대해서는 중국은 미국이 이 부분에 대해서 잘하길 바랍니다. 미국의 인권 문제는 뿌리 깊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생긴 것이 아닙니다. 미국 내 흑인에 대한 학살 문제는 계속 문제가 돼 왔습니다."]

[앵커]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고 첫 만남인데다 공개 석상인데 이렇게 발언 수위가 높은 건 이례적인 일 아닙니까?

금철영 특파원! 미국의 속내, 또 전략은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중국에 대한 문제제기를 빙돌려 말하지 않고, 분명하게 하겠다는 의도로 읽혔습니다.

각각 2분으로 배정됐던 모두 발언시간이 양측의 격돌로 1시간 가까이 계속된 가운데, 퇴장하려던 취재진까지 붙잡고 발언을 이어 간 것은 중국을 비판하고 견제해 온 미국의 입장을 전 세계에 한층 더 분명히 하겠다는 뜻으로도 보입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또 중국을 겨냥해 '승자독식'을 언급하면서 세계가 한층 더 불안정하고 폭력적이 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결국 미국은 중국이 힘에 기초해 기존 질서를 뒤흔들려 한다고 규정하고 이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대외에 알린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중국 안에선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나요?

[기자]

"시작부터 화약냄새로 가득했다."

"그러나 이것은 중국이 바라던 것이 아니다."

중국 외교부의 공식 입장입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앵커리지의 추운 날씨만큼이나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차가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회담장에서도 중국은 "손님을 불러놓고 손님 대접을 안했다" 이렇게 반응했는데요.

그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한 겁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아직 구체적 논평없이 양측이 충돌했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금철영 특파원, 미중 고위급 회담이 한번 더 남았는데 미국이 협력하겠다고 희망하는 부분에 북한 문제도 들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북핵문제 등을 다뤄나가는 데 있어서 중국과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기존 인식에 따른 것인데요.

하지만 첫 회담부터 날선 공방이 오고간 상황에서 앞으로 남은 회담에서 관련 현안이 얼마나 심도있게 논의될지는 두고볼 일입니다.

[앵커]

중국도 이번 회담에서 분명히 얻어 가려는 부분이 있을텐데요?

[기자]

중국은 핵심 이익인 홍콩과 신장, 타이완, 남중국해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고 관계 회복을 희망했습니다.

양제츠 정치국원이 모두 발언 마무리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기대한다 라고 말한 대목에서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회담 전부터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한 번 더 남은 회담 결과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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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중 첫 고위급 회담 ‘정면 충돌’…배경은?
    • 입력 2021-03-19 21:26:49
    • 수정2021-03-19 22: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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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고 처음으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회담이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렸습니다.

그런데 양측 대표단은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거친 설전을 이어갔습니다.

미국은 중국이 세계 질서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고, 중국은 미국이 다른 나라를 선동해 중국을 공격하고 내정에 간섭한다고 맞받았습니다.

워싱턴, 베이징 특파원을 동시에 연결해서 두 나라가 정면 충돌한 회담 내용,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워싱턴 금철영 특파원! 포문은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먼저 연 것 같은데요?

중국에 대한 비판, 핵심 내용이 뭡니까?

[기자]

회담 시작 모두발언에서부터 "중국의 행위에 대한 깊은 우려에 대해 논의할 것이다" 이렇게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려를 불러 일으킨 중국의 행위란 신장과 홍콩, 타이완과 관련한 행동,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 그리고 미 동맹국들의 대한 경제 압박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못박았습니다.

인권에서 영토문제까지,전방위로 중국이 꺼려하는 주제를 다루겠다는 겁니다.

'만나서 반갑다' 이런 외교적 수사없이 중국에 대한 정면 비판으로 시작된 겁니다.

블링컨 국무장관의 발언 내용 한번 들어보시죠.

[블링컨/미 국무부장관 : "중국의 조치들은 전 세계 질서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중국 내부의 문제가 아니며 오늘 이 부분을 의제로 놓고 논의해야 합니다."]

[앵커]

베이징 김민성 특파원! 중국 대표단도 가만히 있지 않았죠?

어떻게 반격했나요?

[기자]

중국 측은 미국이 군사력과 금융의 우위를 가지고 중국을 공격하기 위해 다른 나라를 선동하고 있다고 맞받아쳤습니다.

중국 대표인 양제츠 정치국원은 홍콩, 신장 등 중국 대내외 문제를 미국이 직접 공격하며 분쟁을 일으켰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며 미국이야말로 인권 개선이 필요하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습니다.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정치국원의 얘기 들어보시죠.

[양제츠/중국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 : "인권에 대해서는 중국은 미국이 이 부분에 대해서 잘하길 바랍니다. 미국의 인권 문제는 뿌리 깊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생긴 것이 아닙니다. 미국 내 흑인에 대한 학살 문제는 계속 문제가 돼 왔습니다."]

[앵커]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고 첫 만남인데다 공개 석상인데 이렇게 발언 수위가 높은 건 이례적인 일 아닙니까?

금철영 특파원! 미국의 속내, 또 전략은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중국에 대한 문제제기를 빙돌려 말하지 않고, 분명하게 하겠다는 의도로 읽혔습니다.

각각 2분으로 배정됐던 모두 발언시간이 양측의 격돌로 1시간 가까이 계속된 가운데, 퇴장하려던 취재진까지 붙잡고 발언을 이어 간 것은 중국을 비판하고 견제해 온 미국의 입장을 전 세계에 한층 더 분명히 하겠다는 뜻으로도 보입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또 중국을 겨냥해 '승자독식'을 언급하면서 세계가 한층 더 불안정하고 폭력적이 될 수 있다고도 했습니다.

결국 미국은 중국이 힘에 기초해 기존 질서를 뒤흔들려 한다고 규정하고 이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대외에 알린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중국 안에선 어떤 평가가 나오고 있나요?

[기자]

"시작부터 화약냄새로 가득했다."

"그러나 이것은 중국이 바라던 것이 아니다."

중국 외교부의 공식 입장입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오늘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앵커리지의 추운 날씨만큼이나 손님을 대하는 태도가 차가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회담장에서도 중국은 "손님을 불러놓고 손님 대접을 안했다" 이렇게 반응했는데요.

그 분위기를 그대로 전달한 겁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아직 구체적 논평없이 양측이 충돌했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금철영 특파원, 미중 고위급 회담이 한번 더 남았는데 미국이 협력하겠다고 희망하는 부분에 북한 문제도 들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북핵문제 등을 다뤄나가는 데 있어서 중국과의 공조가 필요하다는 기존 인식에 따른 것인데요.

하지만 첫 회담부터 날선 공방이 오고간 상황에서 앞으로 남은 회담에서 관련 현안이 얼마나 심도있게 논의될지는 두고볼 일입니다.

[앵커]

중국도 이번 회담에서 분명히 얻어 가려는 부분이 있을텐데요?

[기자]

중국은 핵심 이익인 홍콩과 신장, 타이완, 남중국해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고 관계 회복을 희망했습니다.

양제츠 정치국원이 모두 발언 마무리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기 기대한다 라고 말한 대목에서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또 회담 전부터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한 번 더 남은 회담 결과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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