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중국계 공장 방화…내전 상황으로 치닫나

입력 2021.03.20 (21:51) 수정 2021.03.20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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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미얀마에서 연일 시민들의 시위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중국계 공장의 방화사건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전면적인 내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보도본부 국제부 남종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얀마 양곤 외곽에 있는 중국계 공장 지대.

검붉은 연기가 하늘로 솟아오릅니다.

정체 불명의 무리가 공장을 급습해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붙였다는 겁니다.

[미얀마 중국 공장 노동자 : "최악의 상황이 되었어요. 밤새도록 전혀 잠을 못 잤어요."]

중국계 공장 30여 곳이 집중 공격을 받았고, 미얀마 군경이 출동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이곳 공장 지대에서만 60여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킨 탄 소에/현지 주민 : "저녁 6시까지 계속해서 총성이 울렸어요. 무서워서 집 안에만 있었어요."]

공장 지대 전체가 아수라장으로 변하자, 탈출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습니다.

대부분 생필품과 가재도구만 챙겨 몸만 겨우 빠져나왔습니다.

[미얀마 중국 공장 노동자 : "일자리가 없어졌어요. 안전하지도 않아요. 부모님이 걱정하고 있어서 피신하기로 했어요."]

중국은 중국계 공장을 보호하기 위한 보다 효과적인 대처를 미얀마 군부에게 요구한 상태입니다.

[자오리젠/중국 외교부 대변인 : "미얀마는 중국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시위도 갈수록 격렬해져 시위대와 군경의 충돌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군경이 시위 여성을 붙잡아 잔인하게 폭행하고, 총에 맞아 쓰러진 시민은 그대로 방치됩니다.

쿠데타 발생 이후 사망자는 이제 2백 명에 육박합니다.

[키 킨 어머니 : "너무 잔인합니다. 그들이 내 아들에게 한 짓을 보세요. 그들도 심장이 있고 자식이 있지 않나요?"]

양곤 곳곳에 계엄령이 선포됐고, 군경은 발포를 서슴지 않습니다.

군경이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그동안 비폭력을 고수했던 시민들 중 일부는 경찰서를 습격하기도 했습니다.

[킨 자우 윈/싱크탱크 '양곤 탐파디파' 대표 : "이제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올 겁니다.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88년처럼 무기를 들고 정글로 들어가 반군이 될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아웅 산 수 치 측 특사는 유혈사태가 지속될 경우 전면적인 내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틴 린 아웅/미얀마 임시정부 국제대표부 대표 : "이 전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이미 분노에 차 있는 국민들은 자기 방어로 스스로를 지키고 있습니다. 전쟁입니다."]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50일째.

양곤 시민들은 군부에 저항하다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며 촛불 행진을 벌입니다.

하지만 미얀마 상황은 점점 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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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얀마 중국계 공장 방화…내전 상황으로 치닫나
    • 입력 2021-03-20 21:51:50
    • 수정2021-03-20 22:32:26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군부 쿠데타가 일어난 미얀마에서 연일 시민들의 시위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중국계 공장의 방화사건이 발생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전면적인 내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습니다.

보도본부 국제부 남종혁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얀마 양곤 외곽에 있는 중국계 공장 지대.

검붉은 연기가 하늘로 솟아오릅니다.

정체 불명의 무리가 공장을 급습해 휘발유를 뿌린 뒤 불을 붙였다는 겁니다.

[미얀마 중국 공장 노동자 : "최악의 상황이 되었어요. 밤새도록 전혀 잠을 못 잤어요."]

중국계 공장 30여 곳이 집중 공격을 받았고, 미얀마 군경이 출동해 무차별 총격을 가했습니다.

이곳 공장 지대에서만 60여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킨 탄 소에/현지 주민 : "저녁 6시까지 계속해서 총성이 울렸어요. 무서워서 집 안에만 있었어요."]

공장 지대 전체가 아수라장으로 변하자, 탈출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서 있습니다.

대부분 생필품과 가재도구만 챙겨 몸만 겨우 빠져나왔습니다.

[미얀마 중국 공장 노동자 : "일자리가 없어졌어요. 안전하지도 않아요. 부모님이 걱정하고 있어서 피신하기로 했어요."]

중국은 중국계 공장을 보호하기 위한 보다 효과적인 대처를 미얀마 군부에게 요구한 상태입니다.

[자오리젠/중국 외교부 대변인 : "미얀마는 중국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합니다."]

시위도 갈수록 격렬해져 시위대와 군경의 충돌 현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합니다.

군경이 시위 여성을 붙잡아 잔인하게 폭행하고, 총에 맞아 쓰러진 시민은 그대로 방치됩니다.

쿠데타 발생 이후 사망자는 이제 2백 명에 육박합니다.

[키 킨 어머니 : "너무 잔인합니다. 그들이 내 아들에게 한 짓을 보세요. 그들도 심장이 있고 자식이 있지 않나요?"]

양곤 곳곳에 계엄령이 선포됐고, 군경은 발포를 서슴지 않습니다.

군경이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그동안 비폭력을 고수했던 시민들 중 일부는 경찰서를 습격하기도 했습니다.

[킨 자우 윈/싱크탱크 '양곤 탐파디파' 대표 : "이제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올 겁니다. 그리고 많은 시민들이 88년처럼 무기를 들고 정글로 들어가 반군이 될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아웅 산 수 치 측 특사는 유혈사태가 지속될 경우 전면적인 내전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틴 린 아웅/미얀마 임시정부 국제대표부 대표 : "이 전쟁에서 이겨야 합니다. 이미 분노에 차 있는 국민들은 자기 방어로 스스로를 지키고 있습니다. 전쟁입니다."]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지 50일째.

양곤 시민들은 군부에 저항하다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며 촛불 행진을 벌입니다.

하지만 미얀마 상황은 점점 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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