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반미’ 전선 구축…北 외교 현주소는?
입력 2021.03.27 (08:17)
수정 2021.03.2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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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로 북한의 향후 외교 관계는 어떻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 자국민의 신병을 미국에 인도했다는 이유로 말레이시아와 정부와 외교 관계까지 단절했는데요.
중국과도 정상끼리 구두 친서를 주고받으며 반미 전선을 구축하는 모양새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북한 주재 외교관들이 대부분 떠나버린 가운데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 압박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북한 외교의 현주소,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 인공기가 내려진 가운데 북한대사관 직원들이 버스에 짐을 싣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이 말레이시아와의 단교를 선언한 이후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 대사관 직원들에게 떠나라고 명령한지 48시간 만이다.
곧이어 모습을 드러낸 김유성 북한 대사대리는 말레이시아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김유성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대리/3월 21일 : "지난 3월 17일 말레이시아 당국은 북한 주민을 범죄 혐의로 기소해 미국에 강제 인도하는 등 용서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
양국의 단교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 국적 사업가 문철명 씨를 미국에 인도한 것이 발단이 됐다.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문 씨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금융시스템에 불법 접근해 150만 달러 규모의 자금세탁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을 받기 위해 미국에 송환된 첫 북한인. 미국 법무부는 지난 22일 문 씨가 워싱턴DC 법정에 출석했다고 밝혔다.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단교는 북한이 배후조종자로 미국을 거듭 지목하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유성/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대리/3월 21일 : "이번 사건은 북한을 고립시키고 질식시키려는 (미국의) 극악무도한 정책에 의한 반북 음모의 산물입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대북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 미국이 북한 인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자 북한은 말레이시아와 단교를 선언하고 미사일 발사 시위로 초강경 대응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영환/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한일 미일 한미 협의들이 강화되면서 미국이 동맹국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단 소리가 나오면서 거기에 북한인권문제까지 치고 나오니까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전략이 북한으로선 난처하고 힘든 입장에 취하게끔 하는 방향에서 취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거 같아요. 북한이 미사일 발사도 하고 말레이시아같이 그런 나라들에 강경한 조치를 취하면서 말 그대로 당신들이 발 편한 잠을 자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간접적인 경고를 한 것으로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외교 전략은 국제사회 속 고립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북한이 강조해 온 이른바 ‘비동맹운동 회원국’과의 외교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미 2017년 6차 핵실험 강행 당시에도 각국에선 대사 추방 사태가 이어졌다.
당시 페루와 쿠웨이트,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자국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했으며 독일과 미얀마도 북한 외교관 일부를 내보냈다.
멕시코도 지금은 다시 북한 대사를 받아들였지만, 당시 김형길 북한 대사를 ‘외교상 기피 인물’로 지정해 자국을 떠나도록 했다.
결국 비동맹 전통을 가진 국가들도 북한 비핵화라는 새로운 국제 질서에 적합한 외교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 "최근에 북한이 보이는 행보가 자국의, 국가의 수호의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지금 국제 리더쉽에 회복을 외치면서 나온 미국과 잘못하면 엇박자가 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북한과의 거리 두기를 하는 거다, 이렇게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2018년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형식적이나마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기도 했던 북한.
그러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비핵화의 불씨도 약해졌다.
그 사이 백악관의 주인 역시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 바뀌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실무협상을 중시하고 동맹국과의 협조를 통한 새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북미협상도 예측이 쉽지 않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북한에 주재하던 외국 외교관들도 대부분 귀국한 상황이다.
지난 2월, 궤도용 밀차를 끌고 두만강 철교를 건넌 러시아 외교관과 그의 가족들. 러시아 외무부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이 영상은 북한의 국경봉쇄 상황과 맞물려 화제가 됐다.
북한의 외교적 고립은 심화되고 있지만, 중국과의 밀착은 가속화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최근 구두 친서를 교환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CCTV/3월 22일 :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지침을 받아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3월 22일 베이징에서 리룡남 중국 주재 북한대사와 약속된 만남을 가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북중 관계를 세계가 부러워하는 관계로 발전 시키자고 전했고, 시진핑 주석 역시 북중 친선이 두 나라의 귀중한 자산이라고 화답했다.
[조선중앙TV/3월 23일 : "시진핑 동지는 두 나라 사회주의 위업이 끊임없이 새로운 성과를 거두도록 추동하며 두 나라 인민들 에게 보다 훌륭한 생활을 마련해 줄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북중 정상이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
중국에 대한 북한의 외교, 경제적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 "유엔 제재 때문에 거의 모든 경제적인 줄이 막혀 있고 속된 말로 북한의 생명줄, 목줄을 중국 경제가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지금 중국이 거의 유일한 후견자 역할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실제 북한은 올해 노동당 국제부장에 중국통인 김성남을 임명했다. 주중 대사도 11년 만에 정치국 후보위원이자 대외경제 담당 부총리였던 리룡남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국이 친서에서‘한반도 평화’를 언급한 만큼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끌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영환/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중국도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높은 건 활용하려고 하지만 핵 개발이라든가 한반도 안정을 해치는 세력이란 인식은 분명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북한을 적정 수준에서 활용하고 미국을 대항하는 외교적 카드로 써먹되 한반도의 안정을 해치고 핵을 고도화 하는 건 막으려고 하는 중국의 두 가지 선에서 북중 외교 특히 북한에 대한 외교를 전개하리라 생각합니다."]
[조선중앙TV/3월 24일 : "김정은 동지께서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 라울 카스트로 동지에게 구두친서를 보내셨습니다."]
[조선중앙TV/3월 24일 :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주석 응우옌 푸 쫑 동지에게 구두 친서를 보내셨습니다."]
북한은 최근 중국 이외의 사회주의 국가들과도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진전되지 않는 비핵화 협상과 장기화되고 있는 대북제재,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까지...
급변하는 동북아 외교 지형에서 살아남기 위한 북한의 반미 외교 전략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로 북한의 향후 외교 관계는 어떻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 자국민의 신병을 미국에 인도했다는 이유로 말레이시아와 정부와 외교 관계까지 단절했는데요.
중국과도 정상끼리 구두 친서를 주고받으며 반미 전선을 구축하는 모양새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북한 주재 외교관들이 대부분 떠나버린 가운데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 압박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북한 외교의 현주소,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 인공기가 내려진 가운데 북한대사관 직원들이 버스에 짐을 싣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이 말레이시아와의 단교를 선언한 이후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 대사관 직원들에게 떠나라고 명령한지 48시간 만이다.
곧이어 모습을 드러낸 김유성 북한 대사대리는 말레이시아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김유성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대리/3월 21일 : "지난 3월 17일 말레이시아 당국은 북한 주민을 범죄 혐의로 기소해 미국에 강제 인도하는 등 용서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
양국의 단교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 국적 사업가 문철명 씨를 미국에 인도한 것이 발단이 됐다.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문 씨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금융시스템에 불법 접근해 150만 달러 규모의 자금세탁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을 받기 위해 미국에 송환된 첫 북한인. 미국 법무부는 지난 22일 문 씨가 워싱턴DC 법정에 출석했다고 밝혔다.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단교는 북한이 배후조종자로 미국을 거듭 지목하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유성/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대리/3월 21일 : "이번 사건은 북한을 고립시키고 질식시키려는 (미국의) 극악무도한 정책에 의한 반북 음모의 산물입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대북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 미국이 북한 인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자 북한은 말레이시아와 단교를 선언하고 미사일 발사 시위로 초강경 대응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영환/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한일 미일 한미 협의들이 강화되면서 미국이 동맹국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단 소리가 나오면서 거기에 북한인권문제까지 치고 나오니까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전략이 북한으로선 난처하고 힘든 입장에 취하게끔 하는 방향에서 취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거 같아요. 북한이 미사일 발사도 하고 말레이시아같이 그런 나라들에 강경한 조치를 취하면서 말 그대로 당신들이 발 편한 잠을 자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간접적인 경고를 한 것으로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외교 전략은 국제사회 속 고립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북한이 강조해 온 이른바 ‘비동맹운동 회원국’과의 외교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미 2017년 6차 핵실험 강행 당시에도 각국에선 대사 추방 사태가 이어졌다.
당시 페루와 쿠웨이트,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자국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했으며 독일과 미얀마도 북한 외교관 일부를 내보냈다.
멕시코도 지금은 다시 북한 대사를 받아들였지만, 당시 김형길 북한 대사를 ‘외교상 기피 인물’로 지정해 자국을 떠나도록 했다.
결국 비동맹 전통을 가진 국가들도 북한 비핵화라는 새로운 국제 질서에 적합한 외교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 "최근에 북한이 보이는 행보가 자국의, 국가의 수호의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지금 국제 리더쉽에 회복을 외치면서 나온 미국과 잘못하면 엇박자가 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북한과의 거리 두기를 하는 거다, 이렇게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2018년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형식적이나마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기도 했던 북한.
그러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비핵화의 불씨도 약해졌다.
그 사이 백악관의 주인 역시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 바뀌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실무협상을 중시하고 동맹국과의 협조를 통한 새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북미협상도 예측이 쉽지 않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북한에 주재하던 외국 외교관들도 대부분 귀국한 상황이다.
지난 2월, 궤도용 밀차를 끌고 두만강 철교를 건넌 러시아 외교관과 그의 가족들. 러시아 외무부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이 영상은 북한의 국경봉쇄 상황과 맞물려 화제가 됐다.
북한의 외교적 고립은 심화되고 있지만, 중국과의 밀착은 가속화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최근 구두 친서를 교환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CCTV/3월 22일 :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지침을 받아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3월 22일 베이징에서 리룡남 중국 주재 북한대사와 약속된 만남을 가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북중 관계를 세계가 부러워하는 관계로 발전 시키자고 전했고, 시진핑 주석 역시 북중 친선이 두 나라의 귀중한 자산이라고 화답했다.
[조선중앙TV/3월 23일 : "시진핑 동지는 두 나라 사회주의 위업이 끊임없이 새로운 성과를 거두도록 추동하며 두 나라 인민들 에게 보다 훌륭한 생활을 마련해 줄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북중 정상이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
중국에 대한 북한의 외교, 경제적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 "유엔 제재 때문에 거의 모든 경제적인 줄이 막혀 있고 속된 말로 북한의 생명줄, 목줄을 중국 경제가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지금 중국이 거의 유일한 후견자 역할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실제 북한은 올해 노동당 국제부장에 중국통인 김성남을 임명했다. 주중 대사도 11년 만에 정치국 후보위원이자 대외경제 담당 부총리였던 리룡남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국이 친서에서‘한반도 평화’를 언급한 만큼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끌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영환/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중국도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높은 건 활용하려고 하지만 핵 개발이라든가 한반도 안정을 해치는 세력이란 인식은 분명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북한을 적정 수준에서 활용하고 미국을 대항하는 외교적 카드로 써먹되 한반도의 안정을 해치고 핵을 고도화 하는 건 막으려고 하는 중국의 두 가지 선에서 북중 외교 특히 북한에 대한 외교를 전개하리라 생각합니다."]
[조선중앙TV/3월 24일 : "김정은 동지께서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 라울 카스트로 동지에게 구두친서를 보내셨습니다."]
[조선중앙TV/3월 24일 :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주석 응우옌 푸 쫑 동지에게 구두 친서를 보내셨습니다."]
북한은 최근 중국 이외의 사회주의 국가들과도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진전되지 않는 비핵화 협상과 장기화되고 있는 대북제재,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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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3-27 08:17:28
- 수정2021-03-27 09:4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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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로 북한의 향후 외교 관계는 어떻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 자국민의 신병을 미국에 인도했다는 이유로 말레이시아와 정부와 외교 관계까지 단절했는데요.
중국과도 정상끼리 구두 친서를 주고받으며 반미 전선을 구축하는 모양새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북한 주재 외교관들이 대부분 떠나버린 가운데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 압박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북한 외교의 현주소,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 인공기가 내려진 가운데 북한대사관 직원들이 버스에 짐을 싣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이 말레이시아와의 단교를 선언한 이후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 대사관 직원들에게 떠나라고 명령한지 48시간 만이다.
곧이어 모습을 드러낸 김유성 북한 대사대리는 말레이시아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김유성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대리/3월 21일 : "지난 3월 17일 말레이시아 당국은 북한 주민을 범죄 혐의로 기소해 미국에 강제 인도하는 등 용서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
양국의 단교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 국적 사업가 문철명 씨를 미국에 인도한 것이 발단이 됐다.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문 씨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금융시스템에 불법 접근해 150만 달러 규모의 자금세탁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을 받기 위해 미국에 송환된 첫 북한인. 미국 법무부는 지난 22일 문 씨가 워싱턴DC 법정에 출석했다고 밝혔다.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단교는 북한이 배후조종자로 미국을 거듭 지목하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유성/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대리/3월 21일 : "이번 사건은 북한을 고립시키고 질식시키려는 (미국의) 극악무도한 정책에 의한 반북 음모의 산물입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대북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 미국이 북한 인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자 북한은 말레이시아와 단교를 선언하고 미사일 발사 시위로 초강경 대응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영환/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한일 미일 한미 협의들이 강화되면서 미국이 동맹국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단 소리가 나오면서 거기에 북한인권문제까지 치고 나오니까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전략이 북한으로선 난처하고 힘든 입장에 취하게끔 하는 방향에서 취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거 같아요. 북한이 미사일 발사도 하고 말레이시아같이 그런 나라들에 강경한 조치를 취하면서 말 그대로 당신들이 발 편한 잠을 자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간접적인 경고를 한 것으로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외교 전략은 국제사회 속 고립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북한이 강조해 온 이른바 ‘비동맹운동 회원국’과의 외교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미 2017년 6차 핵실험 강행 당시에도 각국에선 대사 추방 사태가 이어졌다.
당시 페루와 쿠웨이트,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자국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했으며 독일과 미얀마도 북한 외교관 일부를 내보냈다.
멕시코도 지금은 다시 북한 대사를 받아들였지만, 당시 김형길 북한 대사를 ‘외교상 기피 인물’로 지정해 자국을 떠나도록 했다.
결국 비동맹 전통을 가진 국가들도 북한 비핵화라는 새로운 국제 질서에 적합한 외교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 "최근에 북한이 보이는 행보가 자국의, 국가의 수호의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지금 국제 리더쉽에 회복을 외치면서 나온 미국과 잘못하면 엇박자가 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북한과의 거리 두기를 하는 거다, 이렇게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2018년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형식적이나마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기도 했던 북한.
그러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비핵화의 불씨도 약해졌다.
그 사이 백악관의 주인 역시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 바뀌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실무협상을 중시하고 동맹국과의 협조를 통한 새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북미협상도 예측이 쉽지 않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북한에 주재하던 외국 외교관들도 대부분 귀국한 상황이다.
지난 2월, 궤도용 밀차를 끌고 두만강 철교를 건넌 러시아 외교관과 그의 가족들. 러시아 외무부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이 영상은 북한의 국경봉쇄 상황과 맞물려 화제가 됐다.
북한의 외교적 고립은 심화되고 있지만, 중국과의 밀착은 가속화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최근 구두 친서를 교환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CCTV/3월 22일 :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지침을 받아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3월 22일 베이징에서 리룡남 중국 주재 북한대사와 약속된 만남을 가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북중 관계를 세계가 부러워하는 관계로 발전 시키자고 전했고, 시진핑 주석 역시 북중 친선이 두 나라의 귀중한 자산이라고 화답했다.
[조선중앙TV/3월 23일 : "시진핑 동지는 두 나라 사회주의 위업이 끊임없이 새로운 성과를 거두도록 추동하며 두 나라 인민들 에게 보다 훌륭한 생활을 마련해 줄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북중 정상이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
중국에 대한 북한의 외교, 경제적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 "유엔 제재 때문에 거의 모든 경제적인 줄이 막혀 있고 속된 말로 북한의 생명줄, 목줄을 중국 경제가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지금 중국이 거의 유일한 후견자 역할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실제 북한은 올해 노동당 국제부장에 중국통인 김성남을 임명했다. 주중 대사도 11년 만에 정치국 후보위원이자 대외경제 담당 부총리였던 리룡남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국이 친서에서‘한반도 평화’를 언급한 만큼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끌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영환/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중국도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높은 건 활용하려고 하지만 핵 개발이라든가 한반도 안정을 해치는 세력이란 인식은 분명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북한을 적정 수준에서 활용하고 미국을 대항하는 외교적 카드로 써먹되 한반도의 안정을 해치고 핵을 고도화 하는 건 막으려고 하는 중국의 두 가지 선에서 북중 외교 특히 북한에 대한 외교를 전개하리라 생각합니다."]
[조선중앙TV/3월 24일 : "김정은 동지께서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 라울 카스트로 동지에게 구두친서를 보내셨습니다."]
[조선중앙TV/3월 24일 :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주석 응우옌 푸 쫑 동지에게 구두 친서를 보내셨습니다."]
북한은 최근 중국 이외의 사회주의 국가들과도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진전되지 않는 비핵화 협상과 장기화되고 있는 대북제재,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까지...
급변하는 동북아 외교 지형에서 살아남기 위한 북한의 반미 외교 전략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로 북한의 향후 외교 관계는 어떻게 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 자국민의 신병을 미국에 인도했다는 이유로 말레이시아와 정부와 외교 관계까지 단절했는데요.
중국과도 정상끼리 구두 친서를 주고받으며 반미 전선을 구축하는 모양새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북한 주재 외교관들이 대부분 떠나버린 가운데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 압박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북한 외교의 현주소, 클로즈업 북한에서 분석해 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21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주재 북한 대사관. 인공기가 내려진 가운데 북한대사관 직원들이 버스에 짐을 싣는 모습이 포착됐다.
북한이 말레이시아와의 단교를 선언한 이후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 대사관 직원들에게 떠나라고 명령한지 48시간 만이다.
곧이어 모습을 드러낸 김유성 북한 대사대리는 말레이시아 정부를 강하게 비난했다.
[김유성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대리/3월 21일 : "지난 3월 17일 말레이시아 당국은 북한 주민을 범죄 혐의로 기소해 미국에 강제 인도하는 등 용서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질렀다."]
양국의 단교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북한 국적 사업가 문철명 씨를 미국에 인도한 것이 발단이 됐다.
북한 정찰총국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문 씨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금융시스템에 불법 접근해 150만 달러 규모의 자금세탁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을 받기 위해 미국에 송환된 첫 북한인. 미국 법무부는 지난 22일 문 씨가 워싱턴DC 법정에 출석했다고 밝혔다.
북한과 말레이시아의 단교는 북한이 배후조종자로 미국을 거듭 지목하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유성/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대리/3월 21일 : "이번 사건은 북한을 고립시키고 질식시키려는 (미국의) 극악무도한 정책에 의한 반북 음모의 산물입니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대북정책을 수립하고 있는 상황. 미국이 북한 인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자 북한은 말레이시아와 단교를 선언하고 미사일 발사 시위로 초강경 대응을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영환/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한일 미일 한미 협의들이 강화되면서 미국이 동맹국들의 의견을 존중하겠단 소리가 나오면서 거기에 북한인권문제까지 치고 나오니까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 전략이 북한으로선 난처하고 힘든 입장에 취하게끔 하는 방향에서 취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거 같아요. 북한이 미사일 발사도 하고 말레이시아같이 그런 나라들에 강경한 조치를 취하면서 말 그대로 당신들이 발 편한 잠을 자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간접적인 경고를 한 것으로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이런 외교 전략은 국제사회 속 고립을 가속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그동안 북한이 강조해 온 이른바 ‘비동맹운동 회원국’과의 외교도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미 2017년 6차 핵실험 강행 당시에도 각국에선 대사 추방 사태가 이어졌다.
당시 페루와 쿠웨이트,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자국 주재 북한 대사를 추방했으며 독일과 미얀마도 북한 외교관 일부를 내보냈다.
멕시코도 지금은 다시 북한 대사를 받아들였지만, 당시 김형길 북한 대사를 ‘외교상 기피 인물’로 지정해 자국을 떠나도록 했다.
결국 비동맹 전통을 가진 국가들도 북한 비핵화라는 새로운 국제 질서에 적합한 외교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 "최근에 북한이 보이는 행보가 자국의, 국가의 수호의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 같아요. 지금 국제 리더쉽에 회복을 외치면서 나온 미국과 잘못하면 엇박자가 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일정 부분 북한과의 거리 두기를 하는 거다, 이렇게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2018년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형식적이나마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기도 했던 북한.
그러나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비핵화의 불씨도 약해졌다.
그 사이 백악관의 주인 역시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 바뀌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이 아니라 실무협상을 중시하고 동맹국과의 협조를 통한 새 대북정책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북미협상도 예측이 쉽지 않다.
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북한에 주재하던 외국 외교관들도 대부분 귀국한 상황이다.
지난 2월, 궤도용 밀차를 끌고 두만강 철교를 건넌 러시아 외교관과 그의 가족들. 러시아 외무부가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이 영상은 북한의 국경봉쇄 상황과 맞물려 화제가 됐다.
북한의 외교적 고립은 심화되고 있지만, 중국과의 밀착은 가속화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최근 구두 친서를 교환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CCTV/3월 22일 : "시진핑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지침을 받아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3월 22일 베이징에서 리룡남 중국 주재 북한대사와 약속된 만남을 가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친서를 통해 북중 관계를 세계가 부러워하는 관계로 발전 시키자고 전했고, 시진핑 주석 역시 북중 친선이 두 나라의 귀중한 자산이라고 화답했다.
[조선중앙TV/3월 23일 : "시진핑 동지는 두 나라 사회주의 위업이 끊임없이 새로운 성과를 거두도록 추동하며 두 나라 인민들 에게 보다 훌륭한 생활을 마련해 줄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북중 정상이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
중국에 대한 북한의 외교, 경제적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강준영/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장 : "유엔 제재 때문에 거의 모든 경제적인 줄이 막혀 있고 속된 말로 북한의 생명줄, 목줄을 중국 경제가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북한 입장에서는 지금 중국이 거의 유일한 후견자 역할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실제 북한은 올해 노동당 국제부장에 중국통인 김성남을 임명했다. 주중 대사도 11년 만에 정치국 후보위원이자 대외경제 담당 부총리였던 리룡남으로 교체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국이 친서에서‘한반도 평화’를 언급한 만큼 북한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끌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고영환/前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 : "중국도 북한의 전략적 가치가 높은 건 활용하려고 하지만 핵 개발이라든가 한반도 안정을 해치는 세력이란 인식은 분명 가지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북한을 적정 수준에서 활용하고 미국을 대항하는 외교적 카드로 써먹되 한반도의 안정을 해치고 핵을 고도화 하는 건 막으려고 하는 중국의 두 가지 선에서 북중 외교 특히 북한에 대한 외교를 전개하리라 생각합니다."]
[조선중앙TV/3월 24일 : "김정은 동지께서 쿠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제1비서 라울 카스트로 동지에게 구두친서를 보내셨습니다."]
[조선중앙TV/3월 24일 : "베트남 사회주의 공화국 주석 응우옌 푸 쫑 동지에게 구두 친서를 보내셨습니다."]
북한은 최근 중국 이외의 사회주의 국가들과도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진전되지 않는 비핵화 협상과 장기화되고 있는 대북제재,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까지...
급변하는 동북아 외교 지형에서 살아남기 위한 북한의 반미 외교 전략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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