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R코드 이용 꿈도 못 꿔요”…수어 통역은 이제 시작

입력 2021.04.02 (21:43) 수정 2021.04.02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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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로나 사태로 식당 등을 갈 때마다 QR코드 많이 이용하시죠?

하지만 장애인들에겐 QR코드 입력,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코로나19 시대에 한층 더 불편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을 박민경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시각장애인인 김병수 씨는 최근 자신이 갈 수 있는 곳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고 말합니다.

식당이라도 가려면 출입부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병수/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소장 : "이렇게 네모난 스크린이 나오는데, 그 안에 QR을 딱 맞추면 된대요. 근데 이 네모난 스크린도 모를뿐더러, 이 QR을 어떻게, 맞았는지도 안 보인다는 거죠."]

손으로 쓰는 방명록도 마찬가지입니다.

[김병수/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소장 : "'저희 QR 잘 못하는데요' 그러면 다음으로 오는 게 '쓰고 들어오세요' 그래요. 그러면 그다음에 저희가 밝혀야 하는 건 '죄송하지만, 저희가 눈이 잘 안 보여서요, 이걸 못하는데요.'"]

이로 인해 느끼는 고립감이 너무나도 크다고 말합니다.

[김병수/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소장 : "결국은 안 보여서거든요. 처참함 또는 정부로부터의 배신감 또는 소외감…."]

지난 2월, 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 요청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던 양지윤 씨.

청각 장애가 있는 양 씨는 질문조차 하기 어려운 당시 상황이 너무나 불안했다고 말합니다.

[양지윤 : "선별진료소 위치도 잘 몰랐던데다가 한국수어통역사가 없어서 의사소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코로나 검사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서울시에서 최근 선별진료소에 영상통화 수어 통역을 위한 장비를 보급한 것 외엔 다른 변화는 없습니다.

["수어 통역 필요하신 분입니다."]

그나마 장애인단체에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지 1년 만에야 시작된 변화입니다.

[김미경 : "청각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정보를 얻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영상전화기가 더 많이 설치됐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불안해하는 요즘, 의사소통 방법이 다르다는 이유로 더욱 소외되고 싶지는 않다는 게 장애인들의 바람입니다.

KBS 뉴스 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최원석/영상편집:황보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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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R코드 이용 꿈도 못 꿔요”…수어 통역은 이제 시작
    • 입력 2021-04-02 21:43:09
    • 수정2021-04-02 22:01:32
    뉴스 9
[앵커]

코로나 사태로 식당 등을 갈 때마다 QR코드 많이 이용하시죠?

하지만 장애인들에겐 QR코드 입력,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합니다.

이렇듯 코로나19 시대에 한층 더 불편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을 박민경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시각장애인인 김병수 씨는 최근 자신이 갈 수 있는 곳이 점점 더 줄어들고 있다고 말합니다.

식당이라도 가려면 출입부터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김병수/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소장 : "이렇게 네모난 스크린이 나오는데, 그 안에 QR을 딱 맞추면 된대요. 근데 이 네모난 스크린도 모를뿐더러, 이 QR을 어떻게, 맞았는지도 안 보인다는 거죠."]

손으로 쓰는 방명록도 마찬가지입니다.

[김병수/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소장 : "'저희 QR 잘 못하는데요' 그러면 다음으로 오는 게 '쓰고 들어오세요' 그래요. 그러면 그다음에 저희가 밝혀야 하는 건 '죄송하지만, 저희가 눈이 잘 안 보여서요, 이걸 못하는데요.'"]

이로 인해 느끼는 고립감이 너무나도 크다고 말합니다.

[김병수/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소장 : "결국은 안 보여서거든요. 처참함 또는 정부로부터의 배신감 또는 소외감…."]

지난 2월, 자녀가 다니는 어린이집 요청으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았던 양지윤 씨.

청각 장애가 있는 양 씨는 질문조차 하기 어려운 당시 상황이 너무나 불안했다고 말합니다.

[양지윤 : "선별진료소 위치도 잘 몰랐던데다가 한국수어통역사가 없어서 의사소통하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코로나 검사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지만, 서울시에서 최근 선별진료소에 영상통화 수어 통역을 위한 장비를 보급한 것 외엔 다른 변화는 없습니다.

["수어 통역 필요하신 분입니다."]

그나마 장애인단체에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한 지 1년 만에야 시작된 변화입니다.

[김미경 : "청각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정보를 얻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영상전화기가 더 많이 설치됐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불안해하는 요즘, 의사소통 방법이 다르다는 이유로 더욱 소외되고 싶지는 않다는 게 장애인들의 바람입니다.

KBS 뉴스 박민경입니다.

촬영기자:최원석/영상편집:황보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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