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서다”…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경계선 지능 청소년’

입력 2021.04.02 (21:45) 수정 2021.04.02 (21:5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지능이 낮아 학습에 어려움을 겪지만 지적 장애는 아닌 상태를, 경계선 지능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청소년 80만 명 정도가 경계선 지능인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 절실하지만 배울 곳도 가르칠 사람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야외에 모여 노래를 함께 배우고, 미술을 통해 식물 성장의 원리를 공부합니다.

일반 교육과정을 따라가기 힘든 경계선 지능 청소년을 위한 위탁형 예술 대안학교입니다.

[이인희/경계선 지능 청소년 학부모 : "저희 아이는 일반학교에서는 평균을 못 따라가는 친구였는데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그래서 그 다음에 자존감이 회복되고…."]

학생들은 미술과 음악 등 예술교육을 통해 사회성과 자존감을 키울 수 있습니다.

지난 2015년 노원구와 서울시교육청의 위탁으로 문을 연 뒤 초등에서 고교 과정까지 개설했지만 학생은 55명밖에 받지 못합니다.

한정된 예산으로 운영하다보니 공간도, 학생들을 돌봐줄 교사도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지우영/예룸예술학교 이사장 : "인원 수가 제한이 돼 있다보니까. 많은 아이들을 수용을 할 수가 없는 게 좀 제일 큰, 저희한테는 어려움이기도 하고 가슴 아픈 일이기도 해요."]

경계선 지능은 지능지수가 71~84 정도로 낮지만 지적 장애엔 해당하지 않습니다.

전체 청소년 인구의 13.6%, 약 80만 명이 경계선 지능으로 추정되지만, 이들을 위한 위탁형 교육시설은 서울지역의 경우 단 3곳 뿐입니다.

이렇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일반학교를 다니며 학업 부진을 겪다가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순규/경계선 지능 청소년 학부모 : "정말 존재감이 없고 따돌림을 굉장히 많이 당해서 (일반 학교에서는) 일 년, 몇 년을 그냥 계속 울면서 학교를 다녔거든요."]

이 때문에 경계선 지능 청소년에 대한 조기 진단과 함께 맞춤형 교육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강옥려/서울교대 유아특수교육학과 교수 : "이 아이들의 학습 속도 이런 것을 맞춰서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고요. 그런 것들(소질)을 잘 파악을 해서 진로랑 연결시켜서 해 주는 것, 그런 것들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실태 조사에 나섰지만, 헌법에 명시된 능력에 따라 교육 받을 권리는 경계선 지능 청소년들에게는 아직 먼 이야기일 뿐입니다.

KBS 뉴스 김혜줍니다.

촬영기자:조영천/영상편집:김형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서다”…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경계선 지능 청소년’
    • 입력 2021-04-02 21:45:36
    • 수정2021-04-02 21:51:56
    뉴스 9
[앵커]

지능이 낮아 학습에 어려움을 겪지만 지적 장애는 아닌 상태를, 경계선 지능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청소년 80만 명 정도가 경계선 지능인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 절실하지만 배울 곳도 가르칠 사람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김혜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야외에 모여 노래를 함께 배우고, 미술을 통해 식물 성장의 원리를 공부합니다.

일반 교육과정을 따라가기 힘든 경계선 지능 청소년을 위한 위탁형 예술 대안학교입니다.

[이인희/경계선 지능 청소년 학부모 : "저희 아이는 일반학교에서는 평균을 못 따라가는 친구였는데 자기를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그래서 그 다음에 자존감이 회복되고…."]

학생들은 미술과 음악 등 예술교육을 통해 사회성과 자존감을 키울 수 있습니다.

지난 2015년 노원구와 서울시교육청의 위탁으로 문을 연 뒤 초등에서 고교 과정까지 개설했지만 학생은 55명밖에 받지 못합니다.

한정된 예산으로 운영하다보니 공간도, 학생들을 돌봐줄 교사도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지우영/예룸예술학교 이사장 : "인원 수가 제한이 돼 있다보니까. 많은 아이들을 수용을 할 수가 없는 게 좀 제일 큰, 저희한테는 어려움이기도 하고 가슴 아픈 일이기도 해요."]

경계선 지능은 지능지수가 71~84 정도로 낮지만 지적 장애엔 해당하지 않습니다.

전체 청소년 인구의 13.6%, 약 80만 명이 경계선 지능으로 추정되지만, 이들을 위한 위탁형 교육시설은 서울지역의 경우 단 3곳 뿐입니다.

이렇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일반학교를 다니며 학업 부진을 겪다가 따돌림이나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순규/경계선 지능 청소년 학부모 : "정말 존재감이 없고 따돌림을 굉장히 많이 당해서 (일반 학교에서는) 일 년, 몇 년을 그냥 계속 울면서 학교를 다녔거든요."]

이 때문에 경계선 지능 청소년에 대한 조기 진단과 함께 맞춤형 교육이 절실하다는 지적입니다.

[강옥려/서울교대 유아특수교육학과 교수 : "이 아이들의 학습 속도 이런 것을 맞춰서 가르치는 것이 필요하고요. 그런 것들(소질)을 잘 파악을 해서 진로랑 연결시켜서 해 주는 것, 그런 것들이 필요하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실태 조사에 나섰지만, 헌법에 명시된 능력에 따라 교육 받을 권리는 경계선 지능 청소년들에게는 아직 먼 이야기일 뿐입니다.

KBS 뉴스 김혜줍니다.

촬영기자:조영천/영상편집:김형기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